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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07년 6월 22일 한반도 대운하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뒤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 낙동강 하구에서 뻘을 삽으로 뜨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07년 6월 22일 한반도 대운하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뒤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 낙동강 하구에서 뻘을 삽으로 뜨고 있다. ⓒ 윤성효

[기사보강 : 9일 저녁 7시 15분]

이명박 대통령이 9일 도산 안창호의 '강산개조론'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국 군수·시장·구청장 국정설명회 마무리 발언에서 "90년 전 도산 안창호 선생도 '강산개조론'을 강조할 정도로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4대강 살리기'가 지역발전과 경제살리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다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도산이 만든 민족운동단체 흥사단은 "안창호 선생의 발언이 당초 취지와 다르게 해석된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살리기', 도산 안창호의 '강산개조론'

이 대통령은 "현재 미국이 전국의 도로·교량 보수작업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중국이 철로 부설에 매진하고 있는 것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지자체가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4대강 살리기가 거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비생산적인 곳에 많은 돈이 풀리면 인플레이션 같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며 "생산적인 재정지출로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4대강 사업은 지역발전과 경제 살리기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4대강 살리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 발언에 이어서 이 대통령은 "90여년 전인 1919년, 도산 안창호 선생도 우리의 강산개조론을 강조하실 정도로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한반도 대운하 전초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4대강 살리기'를 '한국판 뉴딜정책'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도산 안창호의 '강산개조론'을 언급한 것은 이러한 밀어붙이기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제시대 계몽운동가였던 도산 안창호는 1919년 가을 임시정부가 세워진 중국 상해에서 "문명스럽지 못한 산에 나무를 가득히 심고 강에는 물이 풍만하게 흐르도록 하면 민족이 행복해질 수 있다"며 "산림과 하천을 개조하면 농업·공업·상업 등이 크게 융성할 것이고, 개조하지 않으면 홍수로 인해 강산이 황폐화된다'고 연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사단 중앙수련원장을 맡은 박만규 교수(전남대 역사교육과)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도산의 연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도산 안창호는 상해 연설에서 '우리나라가 문명화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니 우리 각자의 생활 습관은 물론, 주택가옥과 음식 등 모든 것을 개조해야 한다'는 얘기를 강조하려고 했다. '강산 개조'는 그 중에서 하나의 예로 든 것이지, 특별히 강산 개조에 중점을 둔 연설은 아니었다. 이 대통령이 도산의 발언을 왜곡한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당시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도산 안창호의 연설이 이 대통령에게 '4대강 살리기'를 밀어붙이기 위한 논리로 변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살리기에 어떤 지역색·정치색도 개입해서는 안돼"

또한 이 대통령은 "세계 모든 나라가 이 경제위기를 넘기기 위해 국제공조를 하고 있다"고 말한 뒤, "우리도 지역, 즉 수도권·지방 같은 것에 얽매이지 말고 국내공조를 해야 한다"며 "여기에 어떤 지역색이나 정치색도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울 때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소명이라고 여기고 있다"며 "여러분들도 유례없는 경제위기시에 지자체장으로서 모든 것을 바쳐 일했다는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상류지역인 광주시도 영산강 살리기 사업에 포함시켜 달라'는 광산구청장 건의를 받고 "지금 4대강 살리기와 관련해 지금 시작한 것은 시범사업이고 종합마스터 플랜은 5월에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명박#도산 안창호#잔국군수시장구청장 국정설명회#4대강 살리기#강산개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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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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