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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다시 한 번 재검토

 

.. 이 점을 밝혀 두고, 미나마타병을 다시 한 번 재검토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  《하라다 마사즈미/김양호 옮김-미나마타병》(한울,2006) 164쪽

 

 “이 점(點)”은 “이 대목”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 재검토(再檢討) : 한 번 검토한 것을 다시 검토함

 │   - 우리는 그 조항에 대한 재검토를 통하여 몇 가지 내용을 수정했다

 │

 ├ 다시 한 번 재검토해 보지 않으면

 │→ 다시 한 번 검토해 보지 않으면

 │→ 다시 한 번 살펴보지 않으면

 │→ 다시 한 번 돌아보지 않으면

 └ …

 

 어떤 일을 깊이 파헤칠 때 ‘파헤치다’라 말하는 사람이 생각 밖으로 드뭅니다. 어떤 일을 깊이 살필 때 ‘살피다’라 이야기하는 사람이 퍽 적습니다. 어떤 일을 깊이 따진다고 할 때 ‘따지다’라 얘기하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말하고 글쓰는 사람 숫자가 자꾸 줄어요. 그러면서 ‘검토(檢討)’라는 한자말만 씁니다.

 

 그렇지만 ‘검토’라는 말을 쓰는 일이 잘못은 아닙니다. 다만, ‘검토’라는 말을 자꾸 쓰고, 이 말 앞에 ‘再-’라는 한자 앞가지를 붙이면서 얄궂은 겹말을 쓰게 됩니다.

 

ㄴ. 어긋난 생활방식으로 살면서

 

.. 자연에 어긋난 생활방식으로 살면서 행복도 건강도 느끼지 못하고 점점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는 사람들! ..  《요시다 도시미찌/홍순명 옮김-잘 먹겠습니다》(그물코,2007) 99쪽

 

 ‘점점(漸漸)’은 ‘조금씩’이나 ‘차츰’으로 다듬습니다. “다른 방향(方向)”은 “다른 쪽”이나 “다른 곳”으로 다듬고요. “행복(幸福)도 건강(健康)도 느끼지 못하고”는 “즐겁지도 튼튼하지도 못하고”로 다듬어 줍니다.

 

 ┌ 자연에 어긋난 생활방식으로 살면서

 │

 │→ 자연에 어긋난 방식으로 살면서

 │→ 자연에 어긋나게 살면서

 └ …

 

 자연에 어긋나게 살아간다면 몸이나 마음도 즐겁거나 튼튼하기 어려운 한편, 우리들이 쓰는 말과 글도 튼튼하거나 즐겁기 어렵습니다. 우리들이 품는 생각도 즐겁거나 튼튼하기 어려우며, 우리들이 하는 일이나 놀이도 즐겁거나 튼튼하기 힘들 테지요.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자연과 하나되도록, 자연과 아름다이 엮일 수 있도록 애써 주어야 삶이 제자리를 찾고 몸이나 마음이나 말이나 글이나 일이나 놀이도 제자리를 찾으리라 봅니다.

 

ㄷ. 이디쉬어와 이디쉬말

 

.. 이디쉬어로 씌어지는 작품은 점점 더 희귀해 간다. 요즘 와선 보기가 참 힘들다. 그러나 아직도 이디쉬말을 사용하고 이해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 300만 가량이 있다 ..  《아이작 B.싱거/김창활 옮김-바보 김펠》(명지사,1978) 288쪽

 

 ‘점점(漸漸)’은 ‘조금씩’이나 ‘차츰’으로 다듬습니다. ‘희귀(稀貴)해 간다’는 ‘줄어든다’나 ‘드물어 간다’로 다듬고요. “사용(使用)하고 이해(理解)하는”은 “쓰고 알아듣는”으로 손보고, “전(全) 세계에”는 “온 세계에”나 “세계에”로 손봅니다. “300만 가량(假量)이”는 “300만쯤”이나 “300만 남짓”으로 손질합니다.

 

 ┌ 이디쉬어 (x)

 └ 이디쉬말 (o)

 

 이디쉬사람이 쓰는 말이라면 ‘이디쉬말’입니다. 한국사람이 쓰는 말이라면 ‘한국말’이고요. 한국에서도 전라도사람이 쓰는 말이라면 ‘전라도말’입니다. 곰곰이 따져 보면, 어느 누구도 “경상도사람이 쓰는 ‘語’는 무엇인가?”처럼 말하지 않아요. “경상도사람이 쓰는 ‘말’”이라고 말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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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겹말, #중복표현, #우리말, #우리 말, #국어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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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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