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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역사적인 자력 위성 발사를 앞두고 성능 점검이 한창인 고흥 나로우주센터. 여기서는 우리 기술로 만든 과학기술위성2호(KSLV-1)를 쏘아 올린다.
 올 상반기 역사적인 자력 위성 발사를 앞두고 성능 점검이 한창인 고흥 나로우주센터. 여기서는 우리 기술로 만든 과학기술위성2호(KSLV-1)를 쏘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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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면서 일상생활이 많이 움츠러든다. 바깥 나들이도 부담스럽다. 이런 날엔 드라이브가 제격이다. 자동차를 타고 즐기는 드라이브는 사철 좋지만 그 중에서도 겨울이 맞춤이다. 하얀 눈발이라도 날리면 낭만은 배가된다. 올 상반기 중 인공위성을 우주공간으로 쏘아올릴 우주센터가 있는 전라남도 고흥으로 가본다.

4월 우리 땅에서 첫 위성 발사 앞둬

카운트다운과 함께 로켓으로부터 강력한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떠올리며 새해 희망을 품어보는 것도 좋겠다. 우주센터가 있는 곳은 고흥 나로도. 여기선 오는 4월 우주센터 준공식을 하고, 올 상반기 중 첫 위성 발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로켓을 쏘아 올리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로 우주센터를 보유하는 국가, 세계에서 9번째로 위성을 자국의 힘으로 쏘아 올린 국가(Space Club)가 되는 것이다.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하반마을에 들어선 나로우주센터에는 발사통제동과 추적레이더동 등 주요 시설이 완공돼 시험 가동을 하고 있다. 여기서 쏘아올릴 로켓은 과학기술위성 2호(KSLV-1). 2단형 발사체의 소형 인공위성으로 1단은 러시아와 공동 개발한 발사체를 사용한다. 2단 상단부인 킥모터와 관성항법유도시스템, 전자탑재시스템, 제어시스템, 노즈 페어링(위성보호덮개) 등 핵심부품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역사적인 자력위성 발사를 앞두고 있는 고흥 나로우주센터. 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체 조립건물에서 실제와 똑같은 모형의 KSLV-1 1단 로켓과 자체 개발한 상단부 결합작업 등을 통해 성능실험을 하고 있다.
 역사적인 자력위성 발사를 앞두고 있는 고흥 나로우주센터. 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체 조립건물에서 실제와 똑같은 모형의 KSLV-1 1단 로켓과 자체 개발한 상단부 결합작업 등을 통해 성능실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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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능 점검이 한창인 나로우주센터(왼쪽 사진)와 우주센터 안에 세워진 길이 33m, 직경 2.9m의 과학기술위성2호의 모형 모습이다.
 성능 점검이 한창인 나로우주센터(왼쪽 사진)와 우주센터 안에 세워진 길이 33m, 직경 2.9m의 과학기술위성2호의 모형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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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의 규모는 총중량 최대 140톤, 총 길이 33m, 직경 2.9m, 추력 170t급. 우주상공 약 170㎞까지는 1단 발사체를 사용한다는 게 나로우주센터 측의 설명이다. 이후 1단 로켓과 상단부를 분리, 2단 킥모터를 사용해 과학기술위성 2호를 임무궤도에 올려놓게 된다는 것. 현재 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체 조립건물에서 실제와 똑같은 모형의 KSLV-1 1단 로켓과 자체 개발한 상단부 결합작업 등을 통해 성능실험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의 새 장을 열 나로우주센터는 지난 2000년 12월부터 사업비 총 3125억원을 투입, 대지 512만㎡(시설부지 36만㎡)에 건설됐으며 발사장 시설과 발사 운용장비를 갖추고 있다.

발사장 시설로는 발사대와 발사통제동, 추적레이더동, 위성 및 발사체 조립시험시설, 기상관측소, 제주추적소 등이 있다. 홍보관 역할을 할 우주과학관은 1월중 개관, 일반인들에게 공개한다는 게 나로우주센터 측의 방침이다.

나로우주센터 인근엔 우주체험관과 천문과학관도 건립된다. 고흥군 동일면 덕흥리에는 국립 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가 들어선다. 내년 개장 예정으로 우주비행체험장과 우주장비연습장, 전시장, 로켓제작 실습장 등을 갖춘다. 고흥군 도양읍 장기산 일원엔 우주천문과학관이 들어선다. 직경 800㎜의 대형 천체망원경을 갖춘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 천체투영실, 전시실, 전망대 등을 갖추고 내년 개관 예정이다. 고흥이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메카가 되는 셈이다.

 이달 중 개관, 일반에 공개될 우주과학관. 나로우주센터의 홍보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달 중 개관, 일반에 공개될 우주과학관. 나로우주센터의 홍보관 역할을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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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로우주센터가 들어서고 있는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하반마을 일대 풍광.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나로우주센터가 들어서고 있는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하반마을 일대 풍광.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 전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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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도는 섬 전체가 관광지

나로우주센터가 들어선 나로도는 고흥반도 동남쪽에 있다.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로 구분되는데 이 두 섬을 합쳐 '나로도'라 부른다. 행정구역상 내나로도가 고흥군 동일면, 외나로도가 고흥군 봉래면에 속한다. 이 나로도의 자연풍광은 빼어나다. 내나로도 남쪽 일부와 외나로도 전역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있을 정도다.

나로도는 몇해 전까지만 해도 외지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다도해의 숨은 진주'였다. 가는 길이 워낙 먼 데다 교통사정도 열악했던 탓이다. 그러던 1994년 고흥군 포두면 남성리와 내나로도를 잇는 '나로1대교'가 놓이고 1995년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를 잇는 '나로2대교'가 완공되면서 육지와 연결됐다. 게다가 외나로도 하반마을 일대가 우주센터 후보지로 확정된 이후 나로도에 대한 외지인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

나로도 여행은 나로1대교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동일면 소재지, 나로2대교, 봉래면소재지, 염포해변, 우주센터로 이어지는 길이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때로는 바다를 끼고, 때로는 마을 안길을 달린다. 섬사람들의 인정을 맡으며 때 묻지 않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기암괴석과 깨끗한 바다, 소나무숲, 유자나무, 계단식 논밭 등이 볼거리다.

 연륙교가 놓이고 우주센터가 들어서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한 나로도는 자연풍광이 빼어나다. '다도해의 숨은 진주'라 해도 손색이 없다.
 연륙교가 놓이고 우주센터가 들어서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한 나로도는 자연풍광이 빼어나다. '다도해의 숨은 진주'라 해도 손색이 없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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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삼치 파시가 열렸던 나로도항은 이 일대 수산물의 집결지이다. 거문도로 가는 여객선이 드나드는 항구이기도 하다.
 한때 삼치 파시가 열렸던 나로도항은 이 일대 수산물의 집결지이다. 거문도로 가는 여객선이 드나드는 항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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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도는 섬 전체가 관광지라 해도 손색이 없다. 덕흥·나로도·염포 등 수심이 얕고 깨끗한 해변이 많다. 덕흥해변은 백사장이 완만하고 아늑하다. 노송이 해변의 운치를 더해준다. 봉래상록수림(천연기념물 제362호) 경관도 빼어나다. 동백나무·구실잣밤나무·후박나무·황칠나무·감탕나무·개어서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염포해변은 규모가 작지만 파도가 밀려들고 나갈 때마다 갯돌이 천상의 화음을 들려준다. 여기서 만나는 낙조도 화려하고 장엄하다.

나로도항은 이 일대 수산물의 집결지이다. 거문도로 가는 여객선이 드나드는 항구이기도 하다. 아침에 수협위판장에 가면 수산물 경매장면을 볼 수 있다. 자연산 생선과 수산물도 싸게 살 수 있다. 경매장 오른편으로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나로도항을 출발한 유람선은 염포해변과 하촌마을, 우주센터 앞 해변을 거쳐 다시 나로도항으로 돌아온다. 기암절벽과 해안절경, 봉래산 등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나로우주센터의 여러 건물들을 먼발치에서나마 볼 수 있다.

 개통을 앞두고 있는 소록대교.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이 깃든 소록도와 고흥 녹동항을 잇는다.
 개통을 앞두고 있는 소록대교.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이 깃든 소록도와 고흥 녹동항을 잇는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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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여행에서 소록도를 빼놓을 수 없다. 소록도는 고흥 남쪽 녹동항 건너에 위치한 섬. 녹동항과 소록도를 잇는 소록대교 가설공사가 끝나 개통을 앞두고 있다. 과거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이 깃들어 있는 섬이지만 현재는 600여명의 환자들이 애환을 딛고 사랑과 희망을 가꾸며 살아가고 있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해안절경, 역사적 기념물 등으로 인해 관광명소가 돼 있다.

소록도의 가슴 아픈 역사는 중앙병원 뒤쪽에 있는 소록도 생활자료관에서 알 수 있다. 한센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함께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소중한 공간이다. 자료관 맞은편에 붉은 벽돌로 지은 검시실과 감금실이 있는데, 이곳은 소록도의 아픈 과거를 말해준다. 중앙공원의 조경이 빼어나지만 아름다운 정경의 공원에 숱한 한센병 환자들의 고통이 배어있음을 생각하면 가슴과 목이 먹먹해진다.

고흥여행 길에 가볼 곳은 더 있다. 능가사와 수도암이다. 능가사는 신령스런 팔영산의 아늑한 품에 다소곳이 안겨있는 절이다. 운람산 중턱에 있는 수도암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암자다. 해창만 갈대밭도 가볼만 하다. 남양면 중산의 일몰도 환상적이다. 한낮의 밝은 빛을 잃고 서서히 사그라드는 낙조가 한편의 서정시를 연출한다.

고흥을 오가는 길에 맛볼 수 있는 먹을거리도 푸짐하고 실속 있다. 고흥에선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이 많이 난다. 풍부한 영양을 간직한 굴은 겨울철 건강식품. 생으로 먹어도 좋고 구워 먹어도 좋다. 굴로 담은 어리굴젓(진석화젓)에 뜨거운 밥을 쓱쓱 비벼 먹으면 시매생이도 좋다. 여기에 고흥유자와 감초·당귀 등 한약재와 간척지쌀로 빚은 유자향주 한잔 원하고 독특한 굴 향기와 함께 고소한 맛도 즐길 수 있다. 금산면(거금도)에서 많이 나는 곁들이면 신선이 따로 없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수도암. 운람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수도암. 운람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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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흥군 남양면 중산의 일몰 풍경. 한낮의 밝은 빛을 잃고 서서히 사그라드는 낙조가 한편의 서정시를 연출한다.
 고흥군 남양면 중산의 일몰 풍경. 한낮의 밝은 빛을 잃고 서서히 사그라드는 낙조가 한편의 서정시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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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나로도 가는 길

○ 호남고속국도 순천나들목-보성 벌교-고흥읍-포두방면(15번국도)-나로1대교-나로2대교-나로도항.



#나로우주센터#나로도#소록도#중산일몰#고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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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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