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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문

2009년, 지옥 건너가기

 


-어이, 지옥으로 가는 거다

 

예수와 붓다의 후예들이

내다버린 꽃, 사랑과 자비는

시들어 박제가 되었는가?


지금은 칼과 죽음을 파는

낭인(浪人)의 시대

벼랑 끝 두려움에 떨며

우리는 지금 지옥으로 간다


그러나 두려워 말라!

지옥에도 시간은 흘러가니

먼 곳을 응시하며

슬픔을 낮게 조율(調律)하라


일 없는 해종일의 초조와

빈 밥그릇의 공포를 견디며

지옥불구덩이보다 뜨건

삼백예순 나날을 건너야한다


끝내는, 먼동으로 인하여

사라져갈 어둠 저쪽

아득하지만 보이는가? 질곡

건너편 마을의 아침


-어이, 2009년

지옥을 건너가는 거닷!

 

ⓒ 윤여문

 

 

*고바야시 다키지(1903-1933)의 소설 <게 잡이 배(蟹工船)>의 첫 줄.

 

 

윤여문( 필명 윤필립 尹泌立)


▲ 1954년 충남 부여 生. 21년 전에 호주로 이민하여 현재 시드니에 거주.

▲ 한국 '詩文學' 호주 'Meanjin'으로 데뷔.

▲ 호주 Miller College of NSW 졸업.

▲ 2001년 '호주WCP문학상' 수상, 2006년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 게릴라 상' 수상

▲ 현재 호주시인그룹(Australian poet Union) 국제담당 이사.

▲ 시집 <부끄러운 시들>(삼인사/공저), 산문집 <시드니에는 시인이 없다> (고려원) 한국문학을 소개한 영문책자 <다양한 목소리들(Many Voices)>(WCP Press/공저) 등.


#윤필립#시#신년시#호주#시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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