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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한 27일(현지 시각),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쓰러진 시신을 붙잡고 울부짖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한 27일(현지 시각),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쓰러진 시신을 붙잡고 울부짖고 있다.
ⓒ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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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 이강근 기자] 지난 27일 오후 나는 이스라엘 한인회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송년모임 장소인 요르단강 서안 소재 여리고의 한 호텔로 향하고 있었다.

여리고 입구 이스라엘 군 검문소에는 이스라엘 군의 검문 통제로 세줄 네줄로 늘어선 수백대의 차량이 뒤엉켜 있었다. 뭔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통상적으로 이스라엘 군은 팔레스타인 도시 여리고에서 나오는 차량을 검문해왔는데 오늘은 그 반대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스라엘이 가자를 공격하고 있다."

뒤엉킨 팔레스타인 운전자가 건네준 흥분된 한마디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 이틀 만에 팔레스타인인 280여 명 사망

방금 받은 휴대폰 속보에 따르면, 지난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또다시 일을 저질렀다. 27일과 28일 양일에 걸쳐 이스라엘 공군은 60여 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 하마스 관련 건물 240여 곳을 폭격했다.

공격은 치명적이었다.단 이틀 만에 민간인과 하마스 대원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280여 명이 숨졌다. 이날 이스라엘 공군은 100여 톤의 폭탄을 퍼부어 이스라엘 건국 이래 최대의 재앙을 가자 지역에 안겨주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기자는 거리에 쓰러진 시신과 병원의 부상자들이 가자 지구가 이라크의 축소판이라고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했지만, 이스라엘 언론들은 "아직 승리를 단정 지을 수 없다"는 논평을 냈다. 싸움은 이제부터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에후드 바락은 하마스와 휴전을 단호하게 거절하고, 공격이 계속될 것이며 필요하다면 지상군 투입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28일 오전 이스라엘 국무회의는 6700명의 예비군 소집을 허가했다.현재 탱크와 병력이 가자지구로 속속 집결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지 <마아리브>가 보도한 이스라엘의 군사공격 상황. 이스라엘은 27, 28일 양일간에 걸쳐 전투기와 헬기를 동원해 가자지역 전역을 공격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마아리브>가 보도한 이스라엘의 군사공격 상황. 이스라엘은 27, 28일 양일간에 걸쳐 전투기와 헬기를 동원해 가자지역 전역을 공격했다.
ⓒ <마아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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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제3차 인티파다"... 가자 시민 수백명, 이집트 국경으로 탈출 시도

이에 대응한 하마스는 "지금이야말로 제3차 인티파다(봉기)의 시기"라고 선언했다. 늘 하던 선전포고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사망자 중에 하마스 고위간부 3명이 포함되어 있었고, 치명적인 공격을 받은 장소 중에 하나가 마침 하마스 군사훈련 수료식 장소였다. 훈련 수료식장에 나뒹구는 처참한 시신들은 가자 시민들의 항전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신 이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무릎꿇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이스라엘에 자살폭탄 공격 보복을 다짐했다.

이스라엘 내 아랍인 지역에서는 이스라엘 군과 시민에게 돌을 던지며 산발적 시위가 이루어지고 있다.2000년 발생한 인티파다 때와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당시 5년간 지속된 분쟁에서 팔레스타인인 4천여 명, 이스라엘인 1천여 명이 죽어갔다. 

가자지구 남부에서는 이집트 국경수비대의 발포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이 이집트 국경을 뚫고 피난을 시도하고 있다. 약 14㎞의 가자-이집트 국경 중 5곳이 뚫렸다. 가자로 유입되는 무기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이스라엘 군이 40여 개의 터널을 파괴한 직후 발생했다.

현재 이스라엘 북부지역은 레바논의 지원공격에 대비해 이미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2년 전 제2차 레바논 전쟁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북부 주민들은 방공호를 재정비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모든 병원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조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하마스의 테러보복과 함께 이스라엘의 지상군이 투입되면 사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중동 전문가들은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공격이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을 또다시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견을 하고 있다.

가장 큰 사상자가  발생한 가자지구 하마스 군사훈련소. 이날 훈련소 퇴소식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약 80여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마아리브> 28일자.
 가장 큰 사상자가 발생한 가자지구 하마스 군사훈련소. 이날 훈련소 퇴소식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약 80여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마아리브> 28일자.
ⓒ <마아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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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스라엘, #가자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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