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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운하 추진을 지지하는 환경단체인 부국환경포럼이 10일 오후 서울 공덕동 서울가든호텔에서 부국환경포럼 발기대회를 가졌다. 이 단체 대표를 맡은 박승환 전 의원(가운데), 대운하 전도사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오른쪽 네번째), 서경석 목사(왼쪽 네번째)와 참가자들이 기념케익을 자르고 있다.
대운하 추진을 지지하는 환경단체인 부국환경포럼이 10일 오후 서울 공덕동 서울가든호텔에서 부국환경포럼 발기대회를 가졌다. 이 단체 대표를 맡은 박승환 전 의원(가운데), 대운하 전도사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오른쪽 네번째), 서경석 목사(왼쪽 네번째)와 참가자들이 기념케익을 자르고 있다. ⓒ 유성호

'4대강 정비사업'이 백지화된 '한반도 대운하' 재추진이라며 야권이 반발하는 가운데 대운하 건설을 적극 지지하는 환경단체가 발족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국환경포럼은 10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기인대회를 열고 "국가의 발전과 환경을 조화시킨 새로운 환경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부국환경포럼은 MB의 대선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의 전도사 역할을 자임한 박승환 전 의원과 박석순(이화여대) 교수가 각각 발기인대표와 부대표를 맡았다. 한나라당 내에서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진수희, 차명진, 안홍준, 강승규 의원과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도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부국환경포럼은 '새로운 환경운동'을 지향한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한반도 대운하를 재추진하는 외곽조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승환 대표 "강에 배 많으면 모두 환경파수꾼될 것"

 대운하 추진을 지지하는 환경단체인 부국환경포럼이 10일 오후 서울 공덕동 서울가든호텔에서 부국환경포럼 발기대회를 가졌다. 이 단체 대표를 맡은 박승환 전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운하 추진을 지지하는 환경단체인 부국환경포럼이 10일 오후 서울 공덕동 서울가든호텔에서 부국환경포럼 발기대회를 가졌다. 이 단체 대표를 맡은 박승환 전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박승환 전 의원은 이날 인사말에서 "우리나라는 좁은 땅에 산지가 70%로,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며 "창녕군에 가면 등대마을이라는 곳이 있는데 과거 일제시대와 해방 전후까지 큰 등대가 있었고 배들이 다녔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 강에는 배가 다녔다"고 운을 뗐다.

박 전 의원은 또 "강에 배가 다니다 뒤집어지면 큰 환경재앙이 생긴다고 저쪽(환경단체)에서 이야기하고, 그것 때문에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독일의 라인강을 예로 들면서 "강에 배가 많이 다니면, 모두가 환경 파수꾼이 돼 강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석순 교수는 대운하 건설의 이득을 강조하는 30분짜리 특강도 준비했다. 박 교수는 지난 1885~6년 장티푸스로 9만명이 사망한 미국 시카고가 운하를 만들어 환경재난을 극복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시카고는 환경재난을 슬기롭게 극복해 맑은 물과 물길을 얻어낸 전화위복의 도시"라면서 "시카고는 운하건설과 유역변경으로 세계 최대 호반도시가 된 사례"라고 극찬했다.

그는 또 "운하를 파고 강물을 거꾸로 흐르게 하는 것은 맹목적인 환경사랑에 도취된 자들에게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하지만 시카고 운하는 시민의 생명과 호수의 수질을 지키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박승환 전 의원과 박석순 교수의 말을 종합하면, 부국환경포럼은 앞으로 '대운하 건설'에 중점을 둔 활동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기존 환경단체, 정부보조금 단물 받으며 단체이익만 추구"

 대운하 추진을 지지하는 환경단체인 부국환경포럼이 10일 오후 서울 공덕동 서울가든호텔에서 부국환경포럼 발기대회를 가졌다. 이날 발기대회에서 대운하 전도사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대운하 추진을 지지하는 환경단체인 부국환경포럼이 10일 오후 서울 공덕동 서울가든호텔에서 부국환경포럼 발기대회를 가졌다. 이날 발기대회에서 대운하 전도사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발기인대회에서는 환경운동연합 등 기존 환경단체를 '좌파'로 매도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정부의 환경계획을 적극 지지하겠다"는 말도 나왔다. 부국환경포럼이 스스로 '우파 관변 환경단체'임을 밝힌 셈이다.

박승환 전 의원은 "그동안 환경단체들은 정부보조금 단물을 받으면서도 공공의 이익보다 단체의 이익을 추구했다"며 "기존 환경단체가 지나치게 이상적, 비판적으로 흘러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또 지율 스님을 겨냥해 "어떤 스님의 단식으로 KTX 천성산 터널이 중단돼 2조원의 국가 손실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으며 "새만금도 오랜 논란으로 국가에 큰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박석순 교수도 기존 환경단체가 '맹목적인 환경사랑'에 빠져 있다고 비난했다. 박 교수는 "좌파 정권 10년 동안 환경운동단체가 한 일이 뭐냐"며 "환경파괴 중 제일 나쁜 게 도시건설인데, 환경단체는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찬성하면서도 경부운하 40km는 반대하고, 북핵 실험에 대해서도 성명서 한 장 내고 침묵했다"고 성토했다.

발기인대회에서 축사를 한 서경석(기독교사회책임) 목사도 "지금이야말로 건전한 시민운동단체가 생겨야 한다"면서 "시민단체가 좌편향으로 가면서 자질과 역량 있는 분들이 함께 할 수 없어 쳐다보기만 했는데 마침 그런 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운동 단체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서 목사는 "한반도 대운하는 전문가들이 1년 이상 토론을 해야 한다"며 성급한 추진을 반대한다고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부국환경포럼은 내년 1월 전남, 경남, 부산, 대구 등 4대강 유역을 중심으로 지역 조직 정비에 나선다. 박 전 의원은 "내년 2월 12일 부국환경포럼 창립총회를 열고 환경부에 등록한 뒤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겠다"고 창립일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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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환경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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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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