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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부동산 홈 화면
네이버 부동산 홈 화면 ⓒ 화면 캡쳐

 

"웃으라고 이런 걸 메인에 올렸나?"

 

지난 2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부동산 재테크 칼럼에 달린 댓글이다. "대한민국 집값이 별로 오르지 않았으니,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이 칼럼에는 많은 비판 댓글이 달렸다.

 

이처럼 최근 포털사이트에서 부동산 정보 제공 목적으로 만든 부동산면이 대체로 부동산 구입을 권유하는 내용의 정보와 칼럼으로 이뤄져, 누리꾼들로부터 "포털도 집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전문가 칼럼들 "지금을 내 집 마련의 호기로 활용해야"

 

포털사이트 부동산 콘텐츠의 대부분은 부동산정보제공업체, <중앙일보 조인스랜드>와 같은 부동산 관련 매체, 공인중개사무소 등에서 제공한다. 이러한 탓에 포털사이트가 유통하는 부동산 정보는 시장 활성화를 바라는 이들의 입장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칼럼이다. 부동산 구입을 권유하는 내용이 대부분인 이러한 칼럼이 포털사이트를 신뢰하는 포털사이트 이용자에게 공신력 있는 전문가 칼럼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NHN이 운영하는 네이버 부동산을 살펴보자. 이곳에서 전문가 칼럼을 쓰고 있는 김상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는 지난달 12일 "지금을 내 집 마련의 호기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10월 11일에는 "집값 폭락은 안 온다, 누구도 바라는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명수 미래에셋생명 재무컨설팅본부 부동산 팀장은 "지금은 한없이 떨어질 것 같지만 주지하다시피 한번 상승세를 다시 타면 다시는 살 수 없는 부동산들이 우리의 가시권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현 시점은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 부동산이 소비자를 현혹시킨다며 공인중개사무소 단체가 네이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네이버가 더 많이 돈을 지불하는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의 정보를 공인중개사무소의 정보보다 더 눈에 띄게 배치했다는 것. 네이버 부동산 콘텐츠 신뢰도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폭락론자는 무주택자나 투자에 실패한 사람들?

 

 지난 2일 다음 메인화면 '유익한 정보검색'란에 올라온 '집값 50%폭락? 부동산폭락 예언을 믿지마세요'라는 글.
지난 2일 다음 메인화면 '유익한 정보검색'란에 올라온 '집값 50%폭락? 부동산폭락 예언을 믿지마세요'라는 글. ⓒ 화면캡쳐

다음 부동산 역시 네이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에서 제공하는 이곳의 재테크 칼럼 중에는 그 내용이 상식과 어긋나는 글들이 눈에 띈다. 지난 2일 부동산부테크연구소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김경우씨가 올린 '부동산 대폭락 망령에서 벗어나라'는 글이 대표적이다.

 

"대폭락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심리 근저에는 대개 무주택자거나 투자타이밍을 잘못 맞춰 부동산 투자에 실패한 사람들이 화풀이성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아 건설적이지 못한 맹목적 비판, 비관론에 치우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주택자나 다주택자들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를 표출하면서 대안 없이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어 위기를 더욱 악화시켜 경제에 아무런 실질적인 도움도 주지 못하는 대폭락론자들의 주장에 부화뇌동하여 감정을 발산하는 무익하고 정신건강에 해로운 태도를 견지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또한 그는 지난달 18일에는 '대한민국 집값 별로 오르지도 않았다", "수도권에 청약광풍이 불고 있다", "침체기에도 아파트 분양가는 계속해서 오른다"고 주장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전문가 칼럼으로 취급된 그의 글은 "포털도 집장사를 한다"는 등의 많은 비판댓글이 달렸다.

 

다음은 부동산면뿐 아니라, 메인페이지에도 부동산 구입을 권유하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지난 2일 다음 메인페이지 뉴스박스 아래 '유익한 정보검색'란에는 '집값 50%폭락 부동산 투자 예언을 믿지 마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다음 아이디 '탐사기자'가 쓴 이 글은 "어떤 익명의 인터넷 논객이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제넘은 예언을 한다"며 "앞날을 맞춘다고 나서는 사람치고 사기꾼이 아닌 경우가 있을 수 없다"는 내용을 전했다.

 

글의 결론은 "집 구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 이 글에는 "투기꾼의 마지막 발악인가" 등의 많은 비판 댓글이 달렸다. 다음이 유익한 정보라고 내놓은 글이 누리꾼들로부터 혹독한 평가를 받은 셈이다.

 

네이버·다음 "투기 조장? 양질의 콘텐츠"

 

네이버와 다음 쪽은 "포털사이트의 부동산 정보가 부동산 권유하는 내용으로만 채워져, 이용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윤식 NHN 홍보팀장은 "부동산 활성화를 기대하는 부동산 정보업체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는 당연히 부동산을 구입하라는 내용이 아니겠느냐"며 "하지만 이러한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요구도 있고, 이들의 주장이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용자들이 네이버 부동산만을 보고 부동산을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네이버는 지식인, 카페 등을 통해 반대되는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피해를 볼 여지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다음 관계자는 "메인화면에 노출시키는 건 이슈화가 되는 것 중 까다로운 규정을 만족시키는 정보"라며 "또한 재테크 칼럼은 부동산 업계에서 양질의 콘텐츠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칼럼에 대한 반응이 좋고, 아직까지 큰 문제제기는 없어 콘텐츠에 대해 신뢰를 하고 있다"면서도 "'투기 조장' 지적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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