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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내 시내 20곳에 '누비자' 자전거 공영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지붕이 없다.
 창원시내 시내 20곳에 '누비자' 자전거 공영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지붕이 없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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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자전거 '누비자' 홍보 광고하는 거 보니 양복 입은 채 자전거도로가 아닌 인도에 타더라. 시민도 자전거 타자고 열심히 홍보하는 것은 좋은데, 쇼 아니냐."

'자전거 도시' 경남 창원시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때 시의원들로부터 갖가지 질타를 받았다. 하도 많은 지적을 하자 김문웅 창원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혹시 잘못이 있으면 예산 낭비이기에 오점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차원"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창원시 상남동에 있는 '누비자' 자전거 공영터미널.
 창원시 상남동에 있는 '누비자' 자전거 공영터미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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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의회 산업건설위는 2일 오후 창원시청 자전거행정과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다. 시의원들은 자전거 터미널 운영과 자전거 도로, 각종 안전사고 등에 대해 지적했다.

창원시는 20곳에 공영 자전거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창원시는 이곳에 공영 자전거인 '누비자'(NUBIJA, 누비다+자전거 합성어) 430대를 비치해 놓았다. 누비자에는 총 주행거리와 시간 등을 알려주는 전자센서와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GPS(위성항법장치)시스템, 잠금장치, 속도계 등이 부착돼 있다.

시민들은 회원 가입 후 자전거터미널에서 키오스크(무인정보 검색시스템)의 본인 확인절차를 거쳐 누비자를 빌려 탈 수 있다. 시민들은 누비자 홈페이지(http://bike.changwon.go.kr/PBS)에 등록해 이용할 수 있으며, 자전거 대여 후 1시간 이하까지 무료이고, 시간을 초과하면 30분당 500원을 내야 한다.

정영주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왜 자전거공영터미널에 지붕이 없느냐고 따졌다. 정 의원은 "지붕이 없다보니 아침에 자전거를 타려고 하다 이슬이 맺혀 불편하고, 결국에는 탈 수 없을 때가 있다"면서 "자전거도 비싼 데 그렇게 방치상태로 두면 되느냐"고따졌다.

누비자 홈페이지의 회원 가입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 의원은 "노인들은 회원 가입이 안돼 동사무소를 찾기도 하는데 불편하다"면서 "회원 가입이 간소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창원대 안에서도 공영 자전거를 운영하고 있는데, 창원시내에 설치된 공영터미널을 이용할 수 없다. 이에 정 의원은 "학생들이 창원대에서 자전거를 빌려 탔다가 집에 갈 때 시내로 나오면서 시내 터미널에 반납이 안된다고 한다"면서 "시스템을 동일하게 해서 창원대 학생들도 시내 터미널을 이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창원시청 담당자는 "터미널 지붕은 예산을 마련해서 할 예정이며, 자전거는 녹이 슬지 않는 특수재질로 만들어졌다"면서 "홈페이지는 부족한 부분을 검토해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대답했다. 또 그는 "창원대 안 자전거는 국비 지원을 받아 시범사업으로 먼저 시행했는데, 창원시내와 시스템이 다른데 대책을 세우겠다"고 설명했다.

자전거 교육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정영주 의원은 "현재 자전거 교육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두 곳뿐이며, 올해 예약을 다 받았다고 하더라"면서 "각 동마다 자전거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그는 "인도에 자전거 도로라며 선을 그어 놓았는데 걷는 사람한테는 위협적이다"면서 "어린이 때부터 속도제한 등을 홍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시청 담당자는 "자전거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 동장을 대상으로 교육하기도 했다"면서 "어린이 교육이 중요해서 지난 여름에 실시했는데 내년부터는 더운 여름철을 피해 봄과 가을에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찬호 의원은 자전거문화센터에 대해 지적했다. 문화센터는 창원경륜공단 안에 설치되어 있는데, 창원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운영은 경륜공단이 하고 있다.

이 의원은 "경륜장에 문화센터가 설치되어 있는데 경륜이 열리는 날에는 매우 복잡하고, 주차난도 심각하다"면서 "문화센터 주변에는 주차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각 동사무소마다 자전거 수리함을 두고 있는데, 공구함 운영이 잘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공기 주입기는 이용자가 많은데 현장을 살펴보니 방치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시청 담당자는 "공구함 운영을 살펴보았는데 고장 난 게 없었다"면서 "각 동사무소마다 관리를 잘하도록 당부하겠다"고 대답했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지난 11월 2일 아나다 티에가 람사르 사무총장과 함께 자전거를 시승했는데, 자전거도로가 아닌 인도에서 탔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지난 11월 2일 아나다 티에가 람사르 사무총장과 함께 자전거를 시승했는데, 자전거도로가 아닌 인도에서 탔다.
ⓒ 창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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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종엽 의원은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다 사고가 나면 누구 책임이냐"고 한 뒤, "보도 위에 선을 그어 놓고 자전거도로라고 하는데 만약에 사고가 나면 교통사고특례법의 적용을 받기에 잘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창원시장의 자전거 홍보 광고를 보니 양복을 입었던데, 자전거 레저용 복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리고 시장이 자전거도로가 아닌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장면 사진이 언론에 나왔다"면서 "결국에는 선전용 쇼 아니냐. 양복 입고 자전거 타면 쇼라는 지적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지난 11월 2일 람사르총회 당시 아나다 티에가 람사르 사무총장과 함께 공영자전거인 '누비자'를 시승하기도 했는데, 당시 자전거도로 선이 그어져 있지않은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이에 창원시청 담당자는 "자전거는 누구나 쉽게 탈 수 있어야 하는데, 넥타이 메고 탈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면서 "자전거와 관련한 법 규정이 오래 전에 만들어져 개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는데, 정부에 개정 필요성을 건의하겠다"고 대답했다.

김문웅 위원장은 "의원들이 자전거에 대해 많은 지적을 했는데, 자전거를 타지 말자고 하는 것은 아니고 혹시라도 잘못되면 예산 낭비이기에 오점을 남겨서는 안된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공영자전거인 누비자.
 공영자전거인 누비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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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자전거, #창원시, #누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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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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