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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한게 무슨 자랑거리도 벼슬도 아니다. 다행이 인사사고 없이 일정기간 면허정지 당한 것만으로 난 감사하다. 당신은 술먹고 운전한 적 없느냐, 그날 똥밟았다, 재수없이 더럽게 걸렸네 뭐 이런 하소연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잘못한 일은 잘못한 일, 두 번 다시 음주운전 절대 안하겠다는 약속을 다짐코자 주변에 다 까발리고 얼마 전에는 <오마이뉴스>에까지 공개해 버렸다.

이제 연말연시 술자리가 많을때다. 먹는 거까지는 못말리더라도 먹고 운전하는거는 악을 쓰고 말려야 한다.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면 어떤 일이 생길까, 왜 또 울궈 먹느냐고? 나도 그렇치만 누구라도 음주운전만은 하지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잘한 것도 없으면서 니 팔뚝 굵다 이리 오해하는 분은 없으시길 바란다.

음주운전자의 법적요건은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동조 제4항은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혈중알코올 농도가 0.05%이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10월27일 새벽3시, 생전 처음으로 걸렸다. 혈중알코올 수치 0.065%. 대검찰청 혈중알코올 농도별 음주운전 처벌기준(0.05%~0.09%)에 따르면 난 벌점 100점에 100일 면허정지 그리고 벌금이 부과된다. 사람을 다치게 하는 등의 다른 사고가 없었으며 면허취소 기준(0.10%~0.35%)에 미달되어 그나마 다행이라지만 창피함과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생계형이든 출퇴근용이든 자우지간 일정기간 차를 못쓰게 된다. 행여나 쓰다가 문제되면 그때는 무면허운전자가 되어 구속까지 된다. 음주단속에 걸려 처벌기준 대상이 되면 어떻게 되는가, 본인의 경우를 가지고 공부(?)해 보자. 참으로 별 공부를 다해 본다.

정지기간 중 운전하다 발각되면 '구속'

단속후 1주일 정도 지나면 경찰서에 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문자가 날라온다. 음주한건 사실이니 그냥 면허증 반납하고 벌금만 물면 되는줄 알았다. 하지만 법을 위반하였고 거기에 따르는 처벌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사를 받아야 한단다. 조사가 끝나면 그 다음날부터 최장 40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임시면허증을 발급해 준다. 갑자기 차를 못쓰는데 따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같다.  임시운행이 끝나는 시점부터 실질적인 면허정지가 들어 가므로 난 20일만 끊어 달라고 했다. 그사이 열나게 지방출장 다녀오고 볼일 보느라 애먹었다.

100일 면허정지를 받게 되더라도 일정교육을 필하면 최장 50일까지는 감경이 된다. 경찰서 조사를 받고 난후 주거지 가까운 곳 어디라도 좋으니 도로교통공단을 찾아가 면허정지자 소양교육(음주운전관련)을 4시간 받으면 1차적으로 20일을 감경 받을 수 있다. 일산이 집인 나는 의정부로 갔다. 오전 10시에서 12시 그리고 오후1시에서 3시까지. 그날 하루 완전히 종쳤다. 음주걸려 왔으니 뭐 달리 할말이 있겠는가 그져 책상에 머리박고 죽은듯이 있다가 왔다. 교육내용이야 그렇고 그런 이야기니 다들 진작 하실터이다.

이 소양교육을 받고나서는 경찰서에서 1주일에 두 번 정도 하는 현장참가교육 4시간을 신청하자. 이 교육을 받은 사람이 다시 교통공단의 참여교육 4시간을 더 듣게되면 30일을 추가로 감경받을 수 있다. 산넘고 물건너셔셔 갈길이 멀구나. 그러나 우짜겠나. 줄이려면 교육 받아야지. 그러나 12월 중으로 서울, 경기근처 경찰서의 현장참여교육 참가는 어렵다. 왜? 한번에 10명씩 밖에 신청을 안받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도시에 대상자들이 많다는 소리도 된다.

임시면허 운행일도 며칠 안남았기에 어쩔 수 없이 난 지방출장 간다고 말하고 몰래 고향으로 내려갔다. 아주 잘하는 짓이다. 11월 21일 오후 4시, 갑자기 뚝떨어진 날씨 그것도 강변도로에 서서 교통단속 현장교육(견학)을 한다. 한다리 건너면 다아는 고향바닥, 모자를 푹눌러 쓰고 마스크를 했다. 어깨띠에 피켓까지 들고 서있으려니 쪽팔리기 그지없다. 어둑어둑 해질녁까지 두시간을 서있다가 밤10시부터 12시까지하는 음주운전단속현장 체험교육에 다시 나갔다.

음주 걸린 놈이 그 현장 체험을 나가다니 기분이 묘하다. 면 소재지 지구대 앞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등 경찰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그 사이 몰래 고향친구 놈들에게 오늘 어디에서 단속을 하니 절대로 술퍼먹고 운전마라 전화를 했더니 서울에 있는 놈이 장난칠래 되려 핀잔을 준다. 밤10시면 술한잔 하고 딱걸리기 좋은 시간 아닌가. 오늘 어떤 인간이 걸리는가, 걸리면 무슨 핑계를 댈건지... 재미 있을거 같았는데 그렇치많은 않았다.

현장체험, 소양교육 등 다양한 감경 방법있어

이제 나는 교통공단에 가서 4시간 참여교육을 마저 들으면 30일을 감경받아 총 50일을 줄일 수 있다. 다른 봉사할동이나 돈으로 더 줄일 수는 없다. 벌금은 아직 안나와서 얼마인줄 모른다. 7~80만원 정도는 될거란다. 형편도 어렵고 수입도 개판인데 아주 그냥 죽여주는구나. 어느 후배는 벌금 나오는 즉시 법원에 이의신청을 하고 재판을 받으면 최소한 하루 일당정도는 깎아주니 그리하라지만 그게 옳은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국 쏟고 된장엔 덴 기분, 아무리 세상 살면서 여러 경험도 필요하고 고생도 사서 한다지만 만고에 쓸떼없는 짓이 바로 술 처먹고(처먹는다 해도 됨) 운전하는거다. 시간 뺏겨 구렁이 알같은 돈써 그리고 쪽팔려 거기다가 인사사고라도 난다면... 두 번 다시 음주운전 할 일은 아니다.

경기가 나빠졌다해도 평소보다는 술자리가 많아질 때이다. 단속하는 장소 빠삭하게 다알고  이날 이때까지 난 한번도 걸린적 없다 잘난척 하다가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 벌어진다. 술기운에 간이 배 밖에 나왔더라도 차키만큼은 주머니에서 꺼내지 말자. 술 퍼먹고 간이 배밖에 나온 것만으로도 위험하거늘.

덧붙이는 글 | 면허정지 후 정기 기간 50일 감경받는 방법을 알려 드리려는 목적보다는 어떤 경우가 있었더라도 음주운전 정말 하지 말아야겠다는 뜻으로 글을 썼습니다. 쓰고보니 본말이 다소 바뀐 듯하나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태그:#얼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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