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행복한집구경 표지
행복한집구경표지 ⓒ 시골생활

"생각하는 데로 살아라. 그렇지 않으면 사는 데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돈(자본 또는 쩐)이다. 과정이 어떠하든 결국 돈을 벌기위해 말을 시작하면서부터 영어를 배우고, 책을 읽고 피아노, 바둑, 태권도, 합기도, 논술, 체육, 심지어 놀기 등의 학원을 다니고, 학교 다니기 시작하면 적어도 몇 백 명과 경쟁하는 시험을 매달 치르게 된다.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누구나가 목표로 시작하며 결국 탈락하는 사람은 거부할 수 없이 마치 거미줄에 걸려 버둥대는 벌레처럼 경쟁속에서 일생을 보내게 된다. 대학을 입학해도 취업을 위해, 취업해도 모자라는 일자리 속에 살아남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행하며 산다.

삶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신자본주의의 실패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를 불안에 몰아놓고 있는 요즈음 이런 생각들을 삶으로 옮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세간의 삶이 되고 있는 참살이(웰빙_well-being)가 그러하고 이에 맞추어 주거지와 삶의 방식을 전환하는 귀농귀촌 운동이 또 그것이다. 이웃의 일본과 구미, 유럽에 비하면 몇 십년 뒤지기는 하지만 우리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충실한 본보기가 나오기 시작하고 실현가능한 움직임이 활발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미 짜여진 시스템에서 탈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 폭풍을 맞는 듯한 느낌의 불안감이 밀려오고, 내가 가진 능력을 축소시키고 습득되어 몸이 익어버린 습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행복한 집구경'은 60년대부터 시작된 참살이의 증거다. 의식주를 기본으로 하는 인간의 삶 중에 주거의 측면을 들여다 볼 때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주거의 개념을 깨준다. 틀에 매이지 않은 자유로움. 건축재료의 물성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최소의 비용(물론 자신의 노동이 필수적으로 동반한다)으로 자신의 피난처를 디자인할 때 세계 최고의 건축가가 실현한 주택 디자인의 질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이  책의 장점은 풍부한 사진과 그림으로 가득차서 넘치는 정보들은 조금 선별해서 세부적인 내용을 알고픈 욕망이 생기게 하지만 저자가 직접 발로 뛰어 경험한 현장의 스케치와 사진들은 내가 모르고 있던 가슴 깊숙한 욕구를 불러 일으키키에 충분하다.

집짓기에 앞서 기술적인 부분의 조언을 구한다면 차라리 다른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 책은 주거에 관한 작은 철학서에 가깝다. 그것도 지금의 삶을 전환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듯 하다.

덧붙이는 글 | 시골생활/로이드칸 저/ 33,000원



행복한 집구경 - 31년 동안 세상의 핸드빌트 집을 찾아다니다

로이드 칸 지음, 이한중 옮김, 시골생활(도솔)(2008)


#집짓기#생태건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는데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데로 살기 위해 산골마을에 정착중입니다.이제 슬슬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