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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연말이 다가옵니다. 주위의 소외 계층을 생각해야 하는 때입니다. 아니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정성의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해야 할 때입니다. 사랑을 나누는 데는 특별한 때가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연말연시는 추운 겨울과 맞물려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어려움을 느끼게 합니다. 이즈음 그들을 돕자는 것이 하나의 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는 듯합니다.

 

얼마 전 뉴스를 통해 흘러나온 미담은 나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었습니다. 20대 초반의 한 탤런트가 1년에 8억의 기부를, 그것도 이름을 밝히지 않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뉴스였습니다. 그녀는 문근영 양이라고 합니다. 연예인들의 미담이 간간이 뉴스거리가 된 적이 있습니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그들인지라 미담이 될 것을 기획하고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근영은 많은 선행을 베풀면서도 그것이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피해왔다고 합니다. 기부 또는 선행의 순수성이 훼손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한 블로그에 들렀다가 깜짝 놀랄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가 얼마나 군사 문제를 잘 평론해서 '군사 평론가'란 직함을 사용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가끔 그런 이름으로 언론에 이름을 내민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평론이란 그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더불어 이성적인 논리를 요구하는 것인데, 그의 글에서는 그런 냄새를 전혀 읽을 수 없었습니다. 지만원의 글은 아주 병적일 정도로 극우의 독설로 가득 차 있어 자주 눈을 줄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 그가 나설 자리가 전혀 아닙니다. 그는 문근영 양의 기부 행위에 대해서 또 독설을 쏟아낸 듯합니다. 문 양이 빨치산 외조모 밑에서 자라나 그의 선행도 빨치산 사상에 기반하고 있다며 딴지를 걸었다고 합니다. 참 어이가 없습니다. 이데올로기는 보다 나은 인간다운 사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순정에서 나오는 남을 돕는 일은 이데올로기 이전의 원초적 차원에 속하는 것입니다. 그런 순수함을 이데올로기로 덧입혀 폄하하는 그의 마음은 어떻게 생겨먹은 마음일까요.

 

20세기까지만 해도 이데올로기가 사회 전체를 지배하고 인간의 생활에도 강하게 영향을 미쳤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어 그것보다 더 좋은 사회적 장치들이 많이 개발되었습니다.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들이 새로 출현하였습니다.

 

사회 복지 제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세계적 흐름도 그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데올로기는 빛이 많이 바래졌습니다. 그런 시대 조류를 읽지 못하고, 한 인기 탤런트의 보이지 않는 '사랑 나눔'을 붉은 색으로 덧칠하는 그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사랑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의 마음을 악마의 마음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사랑이 더 필요한 때가 돌아오고 있습니다. 차가운 겨울은 갖지 못한 사람들에겐 고통의 계절입니다. 그래서 훈훈한 인정과 사랑이 더 그리워지는 때입니다. 인생을 극단으로 살아온 듯한  노회한 한 극우주의자의 감정적 독설이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식게 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또 때묻지 않은 마음으로 선행을 베푼 문근영 양의 마음에 상처로 자리잡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문근영#선행#사랑 나눔#기부천사#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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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향기 그윽한 김천 외곽 봉산면에서 농촌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분리된 교회가 아닌 아웃과 아픔 기쁨을 함께 하는 목회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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