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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주식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은행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대상이었던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주식시장 주변에 머물었던 대기자금 성격인 개인투자자들의 머니마켓펀드(MMF)도 감소세를 보이면서 아예 주식시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증시침체 여파 '주식형펀드 입금액 감소 확연'

 

18일 자산운용협회와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순유입금액(입금액-해지액)은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 10월 5000억원 가량의 유출세를 기록하며 감소세의 정점을 찍었다. 이달들어선 13일 기준으로 1000억원 가량이 순유입되며 오랜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그러나 시장이 침체되면서 입금액과 해지금액의 절대적인 수준은 이전에 비해 확연하게 줄어들어 투자자들은 여전히 몸을 사리고 있는 모습이다.

 

 

ⓒ 이데일리

2006년 5월 이후 월평균 3조4000억원을 기록했던 입금액은 지난 8월 1000억원 대로 떨어진 이후 지난 10월에는 1500억원을 기록해 자산운용협회가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평균 2조4000억원을 기록했던 해지금액 역시 지난 5월 이후 꾸준히 감소해 최근에는 월평균 2조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일시적인 투자처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MMF의 경우 최근 들어 개인과 법인의 자금흐름이 다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용 MMF의 경우 주식시장이 작년말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이후 다소 시간이 흐른 올해 2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식시장의 침체가 길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MMF로 자금을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 7월까지 계속되다 8월부터는 다시 반전됐다. 이달들어 개인용 MMF의 설정액은 전월에 비해 6000억원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비해 법인용 MMF의 경우는 올해 1월을 기점으로 설정액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개인과 마찬가지이만, 전반적인 증가세가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다.

 

 

ⓒ 이데일리

 

 

대기성 개인MMF 자금 감소세.. 은행 정기예금 늘어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정체를 보이는 것과 달리 은행 정기예금의 경우 금리상승과 주식시장 침체가 맞물리면서 자금유입이 증가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2006년 1월 545조원이던 은행권의 총예금 잔액은 주식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한 작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지난 9월에는 645조원까지 증가해 3년이 조금 안되는 사이에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주식시장이 상승기였던 2006년 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총 22개월 동안 은행예금은 34조9000억원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주식시장 하락기였던 작년 11월 이후 올해 9월까지 은행예금은 66조원 가량 증가해 채 1년이 안되는 기간에 이미 이전의 증가액을 넘어선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펀드시장 이탈조짐이 나타나면서 투신권은 투자자들의 환매에 응하는 동시에 자체적인 위험관리 측면에서도 주식의 매도금액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투신사들은 지난 9월 2조4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면서 올들어 가장 많은 주식을 내다 팔았다. 또한 6%대 내외에서 관리되던 주식형펀드의 유동성 비율 역시 지난 6월에는 1년여만에 8%를 돌파한 이후 현재는 9%대를 유지하고 있어 투신사들이 보수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다만 순매도 규모의 경우 지난 9월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10월에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이달 들어선 소폭이나마 순매수세를 기록하고 있어 조금씩이나마 매수세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투자자 펀드시장 떠날 조짐..  보수적 투자분위기 회귀

 

전문가들은 주식형펀드의 80% 이상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개인용 MMF의 자금이 최근 들어 줄어들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아예 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개인들이 최근들어 고객 예탁금을 늘리면서 시장 참여강도를 높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이상 펀드주변의 자금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수단의 대표격인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이 최근 감소세 내지는 정체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와 대조적으로 보수적이며 안정적인 투자수단의 대표격인 은행예금은 오히려 최근 들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은 자금시장의 전반적인 투자분위기가 보수적인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을 통해 시장의 전반적인 위험회피 현상이 완화되지 않는 이상 주식형펀드 설정액의 본격적인 증가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주식투자#개인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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