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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금강산 세존봉자락을 스케치했다
지난 7월, 금강산 세존봉자락을 스케치했다 ⓒ 맛객
 

지난 10여 년간의 햇볕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우리가 도와준 것에 비해 결과가 없다는 것이다. 대북문제가 공기가 있는 아파트 건설이라도 된다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국민들이 전쟁의 위협 없이 평화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었던 건, 햇볕정책 덕분이다. 이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진 못할 것이다. 이는 햇볕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가 북한이 아니라 우리였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딴 열매는 이뿐만이 아니다. 금강산과 개성을 넘나들 수 있게 된 건 그만큼 휴전선 길이가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 북한군이 뒤로 후퇴했다고도 볼 수 있다. 군의 입김이 센 북으로선 쉽지 않은 양보를 한 셈이다. 만약 북측이 "금강산과 개성을 양보한 만큼 너네도 설악산을 양보해라!"라고 했다면 우리는 과연 양보할 수 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대북문제에 있어, 철학도 비전도 탑재하지 못한 무지가 탄로 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놀랍게도 이런 발언은 초등학생도 아닌 대통령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나. 어쩌면 이 상황에 대해 정주영 전 현대명예회장이 지하에서 통곡하고 있지나 않을는지.

 

오늘은 1998년 11월 ‘금강호’가 900여 명의 승객을 태우고 힘찬 뱃고동을 울린 지 10주년 되는 날이다. 10년 동안 남과 북은 하나였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4개월 동안 남과 북은 둘이 되었다. 왜 금강산 관광이 조속히 재개되어야 하는지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에 대해 단순히 남측 사람들의 관광 정도로 치부한다면, 미래는 그리 밝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아니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게 남북문제이다. 지금부터라도 초등학생 개념은 거두시라. 그리고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금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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