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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담양과 전북 순창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금성산성. 적으로부터 방어와 역습을 감행할 수 있게 만들어진 전형적인 산성이다.
 전남 담양과 전북 순창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금성산성. 적으로부터 방어와 역습을 감행할 수 있게 만들어진 전형적인 산성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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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산성은 전라남도 담양군과 전라북도 순창군의 경계를 이룬다. 조선 태종 9년(1409년)에 개축하고 임진왜란으로 파괴된 것을 광해군 2년(1610년)에 보수했으며 효종 4년(1653년)에 병영기지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조선 말기 동학혁명과 근래 한국전쟁 등 크고 작은 변화를 거쳤음에도 그다지 부서지지 않아 네 군데의 성문과 성벽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산성의 규모는 외성과 내성을 합해 총 길이 7,352m에 이른다. 연대봉을 주봉으로 해서 노적봉, 철마봉 등의 봉우리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성벽을 쌓았다. 방어와 역습을 감행할 수 있게 만들어진 전형적인 산성이다.

단풍철을 맞은 요즘 이 금성산성이 연일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고 있다. 그러나 등산객들은 다른 문화유적지와 달리 주변이 왠지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는 산성 안에 있는 조그마한 기도도량인 동자암 가족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 덕분이다. 주지 청산 스님 가족들이 산성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금성산성에서 꼬마스님들이 주워 모아 온 쓰레기 봉투를 청산스님이 지게에 싣고 있다.
 금성산성에서 꼬마스님들이 주워 모아 온 쓰레기 봉투를 청산스님이 지게에 싣고 있다.
ⓒ 담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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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여름, 청산스님 가족이 산성 안에서 풀을 깎고 있다.
 지난 여름, 청산스님 가족이 산성 안에서 풀을 깎고 있다.
ⓒ 담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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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암자에는 청산·보리 스님 부부와 황룡, 청룡, 구봉 등 다섯 스님이 한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다.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스님 가족들은 새벽예불을 마치고 성곽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심신단련과 주변 청소를 위한 것이다.

스님 가족들은 아침마다 성곽 주변을 돌면서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를 줍는다. 음료수 병과 캔은 물론 비닐봉지, 과일껍질까지도 수거한다. 등산객들이 부주의로 떨어뜨린 성곽의 돌도 주워 제자리에 조심스럽게 가져다 놓는다. 필요하면 간단한 보수작업까지도 손수 한다.

산성에서 문화유산 해설사 역할도 한다. 등산객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 충용문과 보국문을 찾아 등산객들을 만나는 것. 이들은 등산객들에게 산성의 유래와 호국도량으로서의 산성의 의미 등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선조들의 빛나는 호국 문화유산인 금성산성의 보전과 함께 쓰레기 되가져가기, 자연환경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는다.

 청산스님 가족들이 동자암을 찾은 등산객들에게 전통 승군무예 시범을 보이고 있다.
 청산스님 가족들이 동자암을 찾은 등산객들에게 전통 승군무예 시범을 보이고 있다.
ⓒ 담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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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스님이 승군무예 시범을 보이기에 앞서 동자암을 찾아온 등산객들에게 금성산성과 전통 승군무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산스님이 승군무예 시범을 보이기에 앞서 동자암을 찾아온 등산객들에게 금성산성과 전통 승군무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담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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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스님 가족들의 몫이 된 지 오래다. 동자암을 찾아오는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하루 두세 차례 전통 승군무예 시범도 보인다. 등산객들은 꼬마 스님들의 숙련된 무예를 보면서 탄성을 자아내고 박수를 치기도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터넷에 개설한 동자암 카페를 통해 산성과 암자의 소소한 풍경을 사진과 글로 옮기며 산성지킴이 활동의 필요성도 전파하고 있다. 직접 지킴이 활동을 할 수 있는 카페 동호인들을 모아 단체로 정화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얼굴을 널리 알린 이들 청산스님 가족이 든든한 금성산성 지킴이로 살고 있다.

 금성산성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동자암 청산스님 가족들.
 금성산성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동자암 청산스님 가족들.
ⓒ 담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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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스님#동자암#금성산성#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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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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