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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빛과 사물이 만나고 카메라 렌즈가 빛과 조화를 이루어 생성된 영상이미지다. 그래서 사진작품은 그 주제가 철학적이거나 특정한 사회문화적인 현실을 반영하지 않더라도 그 외형에서 드러나는 조형적인 아름다움만으로도 보는 이 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있다. 특히 흑백사진은 계조의 변화에 따른 톤의 아름다움과 절제된 프레이밍이 작품의 완성도를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Steel Light’
‘Steel Light’ ⓒ 박혜정

 ‘Steel Light’
‘Steel Light’ ⓒ 박혜정

 

박혜정은 건축자재 더미를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작가는 표현대상에 근접하여 절제된 표현을 시도 하였고, 빛이 만들어낸 밝음과 어두움의 조화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였다. 그 결과 작가의 심리적인 흐름을 드러내는 추상적인 최종 결과물이 생산되었다. 특히 흑백필름을 사용하여 컬러가 단순화되어 그 결과물이 좀 더 추상적으로 느껴진다.

 

 ‘Steel Light’
‘Steel Light’ ⓒ 박혜정

 ‘Steel Light’
‘Steel Light’ ⓒ 박혜정

 

작가가 표현대상으로 삼은 소재는 그 자체가 디자인화 되어 있는데, 작가는 빛과 카메라워크를 이용하여 그것을 재구성하여서 새로운 조형질서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작가의 내면세계와 조형감각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영상언어가 생산 된 것이다. 작품 한 장 한 장을 살펴보면 표현대상과 빛의 조화가 어우러져서 또 다른 형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결과  보는 이들이 감성을 자극 받는다.

 

모더니즘 사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카메라렌즈의 특성과 빛의 조화가 만들어낸 밝음과 어두움을 이용하는 것인데 박혜정이 이번에 발표한 흑백사진작품들은 그것을 잘 반영하고 있다.

 

 ‘Steel Light’
‘Steel Light’ ⓒ 박혜정

 

하지만 작품완성도와 관계없이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그것은 작품의 주제와 표현대상이 조형성을 추구한다는 것 외에는 현실과 유리되어 있다는 점과 표현방식이 진부하다는 점이다. 사진은 가장 진보적이고 젊은 매체 중 하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사진에 대한 열정이 전시작품 한 장 한 장에서 느껴지므로 그것을 만회하였다. 그래서 좀 더 동시대성을 반영하는 다음 발표작품을 기대하게 한다.

덧붙이는 글 | 2008년 10월 8일~10월 14일 토포하우스


#모더니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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