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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어려워요
ⓒ 오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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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은 세종대왕이 백성들에게 쉽게 글을 배우고 삶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든 한글날로 제562돌을 맞은 날이었다.

 

전 세계에서 제일 아름답고 쓰기 쉬우면서도 어떠한 말이라도 표현 할 수 있는 우리의 한글.

 

최근 몇 년 사이 아시아를 비롯 유럽 등지에서 한국 남성과 결혼하면서 다문화 가정이라는 새로운 말이 생긴 요즘, 이제는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다.

 

특히 익산은 도농도시로써 농촌지역에는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온 이주여성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가정을 이루며 우리 농촌을 지탱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주여성들은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일단 말이 통하지 않아 성격 급한(?) 한국 남성들을 답답하게 하고 일부이긴 하지만 폭력을 행사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어느 누구하나 나서서 우리 문화를 가르쳐 주거나 글을 가르쳐 주는 곳이 없다보니 글을 깨우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아이들하고도 의사소통이 안될 때도 있다.

 

이에 17년 째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우리배움터 한글학교'에서는 지난 11일(토) 오후 1시부터 익산 부송중학교 강당에서 한글날 기념 '다문화 가정 글쓰기 대회'를 통해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자긍심을 불어주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에 아내와 함께 동행한 김이태 씨는 베트남에서 온 여성과 결혼한 지 1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인하며 "사실 의사소통이 안될 때 답답하기도 하다"며 "그러나 반대로 내가 외국에서 산다고 생각하면 아내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므로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기다리는 미덕과 아울러 항상 이해해주고 있어 아직은 의사소통이 잘되진 않지만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온 쩐티투이 씨는 "(한글은) 문법이 제일 어렵다"며 "특히 발음이 베트남하고 많이 달라 너무 힘들다"고 밝혔다.

 

중국인 부부로 현재 주말 부부로 지낸다는 왕정 씨는 "외국인들이 함께 모여 행사를 치루며 노는 것이 좋다"고 말하면서, "한국은 매우 바쁜 나라로 이점이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한국 생활의 빠른 문화에 아직도 적응이 잘 안된다고 한다.

 

이날 함께 한 이주여성들은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끼리 모여 앉아 고구마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거나 서툰 글씨로 한글을 또박또박 써내려가며 자신의 생각을 적는 여성도 있었다.

 

또한 많이 모여있는 장소임에도 아이에게 모유를 주는 여성도 눈에 띄기도 했는데 어머니의 모정은 한국인이나 외국인이나 다를 게 없었다.

 

이주 여성들은 이렇게 모일 수 있는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반응과 아울러 이주 여성과 함께 살고 있는 한 남편의 말에 공감이 가기도 했다.

 

이 남편은 "사실 이주여성들이 살고 있는 곳은 삶이 고단한 시골지역에 많다"며 "이러다보니 이들 여성들이 삶에 지치다 못해 도망치는 일도 가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들이 한국에서 잘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는 지원과 이러한 행사를 자주 열어 한국 문화에 빨리 적응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리배움터 한글교실 손인범 교장도 "이제는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영어 원어민 강사를 채용하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며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을 불러 올 것이 아니라 각 나라에서 교사 경력도 있는 고학력자들도 많이 있어 이들에게 일정의 교육을 시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적 측면을 따지면 부모의 입장에서 가르치기 때문에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주로 시골지역에서 살고 있다보니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이 많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어 결국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다변화 시대에 맞게 이주여성을 잘 활용하면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관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세, 3세 아이들도 한국인으로써 차별받지 않고 더불어 살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장은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며 이들에게도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했고 열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배움터 한글학교'는 17년 째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말을 할 줄 알지만 글을 잘 모르고 있던 고령층 대상으로 가르치다가 최근 몇 년 사이 이주여성들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200여 명을 졸업시켰고 학생수는 약 90여 명으로 한글 뿐만 아니라 컴퓨터 교육도 시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익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 다음블로거


#이주여성#다문화가정#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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