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에서 충남도청 방면 중앙로를 따라 우측으로 약 100m 가면 '중앙데파트'가 나온다. 중앙데파트는 지난 1974년에 준공된 대전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다. 얼마 전까지는 D마트가 이곳을 임대하여 할인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8일, 그 중앙데파트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는 대전광역시의 생태하천 복원을 목적으로 한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의 철거 방침에 의거한 것이다. 중앙데파트는 과거 아내가 처녀시절 알바를 한 적도 있는 곳이어서 유달리 정이 가는 건물이었다. 그래서 이 건물의 해체 작업을 한다고 하기에 일부러 현장을 찾았다.
해체시간인 오후 5시가 다가올수록 현장에 모여드는 인파는 그야말로 구름과도 같았다. 중앙데파트가 사라지면 건물 건너편에 있는 홍명상가 상인들이 큰 타격을 받는다. 그래서일까, 상인들의 농성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중앙데파트 건물의 해체는 오후 5시를 넘겨 시작되었는데 굉음과 함께 불과 3~5초 만에 그 큰 건물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이러한 신(新) 화약기술의 현주소를 보면서 어떤 일장춘몽(一場春夢)의 파괴라는 느낌에 잠시 만감이 교차하였다.
아무튼 중앙데파트의 건물 폭파 뒤 이어진 분진은 현장의 인파들을 순식간에 분산시키는 위력으로 작용했다. 나 또한 이 분진을 피해 달아나면서 미국의 9.11 테러 뒤에 날리던 그 수많은 분진들이 순간적으로 떠올랐다.
이날 해체 작업 전반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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