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도 어느새 마지막 주를 남겨두고 있다. 제법 가을을 느끼게 하는 요즈음, 남편들은 바깥에서 3분기 마감하느라 바쁜 때다.
가을이 되면 회식 자리도 더욱 더 활발해진다. 하지만 건강의 적신호들도 같이 활발해져 아침이면 축 처진 어깨로 힘겹게 출근하는 남편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지난 여름 열심히 다이어트 하느라 운동을 하던 남편도 요즈음엔 부쩍 일어나기 힘들어 하고 아침 식사도 '소화 안 된다'는 핑계를 대며 소홀하다.
'비타민이라도 먹여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지난 봄에 산 쥬스기가 떠올라 양배추즙이라도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했다. 사실 청소하기 좀 번거롭다는 이유로 일 년에 한 두 번 쓰는 게 고작이었던 쥬스기는 서비스 받는 이에게 무척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백화점의 몇 천원짜리 생과일 쥬스가 잘 팔리는지도 모른다.
양배추 쥬스는 위염이나 위궤양환자에게 좋다고 한다. 이웃 친구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뭔가 공식 확인이 필요해서 인터넷을 뒤졌다.
2006년 한국일보 기사 중에서 서울대 약학 연구소의 나혜경 박사는 '양배추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채소로 서양에서는 3대 장수식품(요구르트, 올리브, 양배추)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몸에 좋은 성분을 듬뿍 갖고 있다. 역학적 연구 결과 양배추 섭취는 폐암, 위암, 대장암을 비롯한 직장암 발생률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배추의 주요 성분은 수분으로 90.6%를 차지하며 양배추 100g당 당질 7.3g, 단백질 1.5g, 지방 0.2g, 섬유 0.8g, 회분 0.6g, 칼슘 38㎎, 인 16㎎, 철분 0.4㎎, 비타민C 29㎎ 등이 들어있다. 비타민 B1, B2와 위궤양에 좋은 효능을 나타내는 비타민 U도 들어있다고 하였다.
그 글을 읽고 마음에 확신이 들어 다음날 아침 서둘러 쥬스기를 꺼내고 양배추를 씻은 다음 믹서기에 차곡차곡 넣었다.
시원한 쥬스기 소리에 마음까지 후련해졌다. 양배추만 갈아 마시면 약간 쓴 맛이 나니까 사과 한쪽도 같이 넣어보았다. 한결 달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 양배추 즙은 위벽을 튼튼하게 해서 위염이나 위궤양 환자에게 특히 좋다고 한다.
한 잔 벌컥 들이킨 남편은 "캬~ 좋다. 맥주보다 낫다"며 웃어보였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건강을 나와 내 가족 건강을 챙길 수 있을텐데...' 남편이 출근한 후 쥬스기를 닦으며 이 정성 부디 꾸준하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