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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오바마의 후보자 수락 연설 후인 28일 저녁에 밝혀질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공화당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는 29일 정오가 다 되어서야 알려졌다. 어느 누구도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미국 정계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44세의 세라 페일린(Sarah Palin) 알래스카 주지사가 매케인의 러닝메이트로 결정되었다.

 

페일린은 알래스카 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이자 아들 둘·딸 셋의 어머니로, 주지사 생활을 한 지 이제 불과 1년 반 밖에 되지 않으며, 이전에는 앵커리지 교외의 한 작은 도시의 시장을 역임했을 뿐이다.

 

큰 아들은 다음달에 이라크에 파병될 예정이고, 지난 4월에 갓 태어난 막내아들은 다운 증후군을 갖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 강력한 총기 지지자이며 낙태 반대론자인 페일린을 선택함으로써 매케인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매케인에게 불만과 회의감을 품고 있는 공화당 근본 지지 계층인 우파들의 표를 결집시킴과 동시에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라는 가능성을 보다 가시화함으로써 오바마에게 불만을 품는 민주당의 힐러리 지지자들을 끌어 모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세라 페일린을 '세라 폴린'이라고 잘못 발음했을 정도로 미국의 정치 전문가들과 기자들은 그녀를 몰랐고, 현재 그녀에 대한 뉴스의 대부분은 "Who is She?"라는 답을 찾는데 할애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 72세 생일을 맞이한 매케인은 과거 두 번이나 암 수술을 받았었고, 최근에도 미약하나마 이상이 발견되었으며,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면 역대 최고령 대통령 당선자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매케인의 부통령은 유사시에 언제라도 그 임무를 대신 할 수 있는 유능하고 경험이 많은 인물이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팻 뷰케넌과 하버드대 교수이자 여러 명의 대통령 자문을 맡기도 했었던 데이비드 걸건은 매케인의 선택을 '도박'이라고 까지 평가했다. 오바마의 짧은 경력과 자신의 오랜 경륜을 이번 대통령 선거의 중심 논제로 삼아왔던 매케인이, 중앙 정계에서 이름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함으로써 스스로의 주장에는 물론 그녀의 선택 자체에도 설득력을 크게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현재 나오고 있는 뉴스를 따라가 보면 페일린은 매우 '컬러풀'한 개인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명의 자녀에 이라크에서 복무 예정인 큰 아들, 다운 증후군을 갖고 있는 막내아들, 무스(사슴류) 고기를 즐겨먹고, 사냥을 즐기며, 아이들에게 직접 요리를 해 먹이는 헌신적이고 적극적인 엄마이다. 막내를 임신했었을 때 아이에게 다운 증후군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유산을 선택하지 않았고, 이 부분은 공화당 당원로부터 매우 큰 점수를 따고 있다.

 

전날까지 민주당 전당 대회와 특히 오바마 수락 연설에 언론의 조명을 빼앗겼었던 공화당은 페일린의 선택으로 관심을 돌리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페일린 카드로 앞으로 있을 부통령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을 어떻게 상대할 수 있을지, '에너지 주'인 알래스카의 주지사라는 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특히, 힐러리 지지자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지가 큰 숙제로 남아 있다.


태그:#미국 대선, #메케인, #공화당 부통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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