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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이명박 친인척 비리로 기록될 '김옥희 공천뇌물 수수 사건'이 '공천로비사건'으로 번질 조짐이다. 

 

안필준 대한노인회 회장은 3일 밤 <한겨레>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김옥희씨가 나와 사무총장을 10여차례 이상 찾아와 '다른 사람은 추천하지 말고 김종원 이사장만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추천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는 한나라당이나 청와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개인사기사건'이 아니라 김옥희씨가 공천과정에 적극 개입한 '공천비리사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안 회장의 증언은 '개인사기사건'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검찰의 수사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옥희씨가 정치권에 돈을 썼다가

잘 안 된 것 같다"

 

안필준 회장은 "김옥희씨가 추천을 요구하면서 '김종원씨가 대통령과 매우 친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한테 추천서를 받아오라고 했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노인회 정관 등에 근거가 없어 단독추천은 불가능하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지난 7월 검찰에서 '누구를, 왜 추천했느냐'는 질의서가 와서 추천과정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한노인회에서는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외에 김아무개 대한노인회 대구시연합회장, 백아무개 전 중앙회 회장, 이아무개 한나라당 서울시 중앙위원 등 총 4명을 복수로 추천했다. 하지만 4명은 모두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러한 공천 결과와 관련, 안 회장은 "국회의원 비례대표 '추천서'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 단체도 그동안 컸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도 일조했으니 몇 분은 되겠지 싶었는데 모두 탈락해 실망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안 회장은 "김옥희씨는 자신이 실은 영부인의 사촌언니지만 영부인이 어렸을 때 자신의 집에서 자라서 친언니보다 더욱 가까운 사이라고 여러 번 얘기하고 다녔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할 때도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에 와서 '이번 지원은 내가 힘 쓴 거다'라고 공공연히 밝히곤 했다"고 전했다.

 

김옥희씨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를 과시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청와대측은 최근 "김윤옥 여사와 김옥희씨는 친밀한 사이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안 회장은 "김종원씨에 대한 추천서를 써달라고 할 때도 이명박 대통령 얘기를 했다"며 "(김옥희씨가) 김종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친구 사이이고 대통령이 직접 추천을 해달라고 했다면서 공천신청 한 달에서 한 달 반 전쯤에 다 작성된 추천서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안 회장은 "(지난 7월) 검찰 연락을 받고 김옥희 측근에게 '대체 이게 웬 일이냐'고 물으니 '김옥희 곧 큰 일 난다, 공천 때문에 돈을 먹었다더라'고 해서 돈 얘기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김옥희씨가 워낙 대통령과 가깝다는 걸 자주 과시하고 다니다 보니 그 상황에서는 누구든지 속아넘어갔을 것"이라며 "김옥희씨 말대로라면 대통령 친구이며 대통령이 민 김종원이 됐어야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안 회장은 "김옥희씨로부터 (추천과 관련해) 돈이나 금품을 수수하지 않았다"며 "김옥희씨가 대통령에게 직접 얘기는 못하고 정치권에 돈을 썼다가 잘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안필준#김옥희#김윤옥#공천비리#대한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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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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