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가정주부 김씨(32세)는 6개월 전부터 소아비만인 아들의(6세) 체중 조절을 위해 아이의 식단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적당량의 음식을 섭취하게 하고, 기름진 고기 대신 채식위주로 바꾸어 나갔다. 하지만 식사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을 지속했음에도 아이의 체중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의아해하고 있던 김씨는 아이가 즐겨먹는 과자의 칼로리를 보던 중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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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에서 과자를 고르는 아이 마트에서 한 아이가 엄마와 함께 과자를 고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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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H제과 웨하스의 칼로리는 170, 지방이 18%, 이중 포화지방은 40%였다. 하지만 이날 김씨가 발견한 것은 이것이 한 봉지당 영양성분이 아니라 1회 제공량, 1/2봉지 당 영양성분이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 봉지당 칼로리는 그 두 배인 340kcal에 지방이 36% 포화지방이 무려 80%(1일 영양소 기준치)였다.

워낙 과자를 좋아하는 아이였기에 2봉까지 허락한 날에는 식사를 제외한 스낵 하나만으로 무려 160%의 포화지방을 섭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양성분표시제도는 2005년 9월 이후 제품의 허위나 과대 표시, 광고 등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고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확대 실시해 왔다. 하지만 현재 영양성분 표시방법은 1회 제공량이나 1포장, 100g 등으로 다양해 소비자들이 제품을 비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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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 제공량으로 영양성분이 표시 되어있다 1회 제공량 총 3회 제공량이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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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의 많은 제품은 영양성분 표시를 1봉지 당이 아니라 1회제공량 만을 표시하고 있다. 1회제공량은 많은 경우에, 특히 대형 마트의 경우 1봉지 당 1/3, 1/4등의 양에 해당하므로 소비자들은 봉지 당 영양성분을 일일이 따로 계산 해야 한다. 또한 1회제공량이라는 활자가 다른 활자에 비해 훨씬 작아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한 일반 소비자들은 그저 한 봉지 당 영양성분으로 잘못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국내 스낵의 1회제공량 칼로리, 포화지방, 나트륨 성분과 1봉지 당 성분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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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제품의 영양표시 성분 비교 표 각 제품의 1회 제공량과 총량의 성분 양을 비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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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1회제공량과 1봉지 당 영양성분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이에 대해 전주시내 이마트에서 만난 시민들은 한결같이 영양성분 표시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한 봉지 전체의 영향성분을 표시한 줄 알았다. 이렇게 많은 지방이 들어 있는지 몰랐다.”
“당연히 한 봉 전체 영양성분인 줄 알았다, 1회제공량을 이렇게 작게 써놓으면 나같이 눈이 안 좋은 사람은 보기도 힘들다.”
“처음에는 100g단위인지 1회제공량인지 확인해서 샀지만 이제는 하도 제품마다 영양성분 표시에 차이가 있어 그냥 제품만 보고 산다.”
“그냥 각 봉지 당 총 영양성분을 나타내주면 좋은데 왜 이렇게 일일이 생각하고 계산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총량을 계산해 표시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이렇게 영양성분을 더 적게 표시하는 것은 소비자들 눈속임만 하려는 것 같다.”

이에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제과회사 4곳의 고객 센터에 전화를 해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1봉을 나눠 드시는 분들을 고려해서 1회 제공량으로 표시했다.” -H제과회사
“검토를 해보겠다. 관련부서에 의견을 전달하겠다.” -C제과회사, O제과회사

R제과회사는 15분간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상담원 전원이 통화중이라는 기계음성만 들려 이에 관한 의견을 듣지 못했다.

영양성분 표시제도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국민들 스스로 건강을 지키게 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하지만 통일 되지 못한 표시방법과 기업들의 애매모호한 표시방법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

전주시내에서 만난 직장인 이 아무개(29)씨는 “각 봉지에 총 영양성분을 표시하는 것이 기업에게는 일시적 판매 감소로 이어 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고칼로리, 지방, 나트륨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성분을 낮출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이 제도 본래의 취지인 국민건강증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