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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쇠고기 고시강행 반대詩>

제삿날 귀신도 안 먹을 시뻘건 '미친 쇠고기'를 우째서 이렇게 퍼먹이려고 드는 지 모르겠소이다

 

 참 알다가도 모르고 너무 알다가도 또 모르것소이다

 머리를 백방으로 돌리고 두 눈알을 빙글빙글 돌려보아도

 어무니 아부지 제사상에 ‘미친 쇠고기’를 안 놓아야 하는데

 아니 글쎄 말이어, 울 나라 높으신 나으리께옵서 백주대낮에

 그놈의 미친 쇠고긴가 미친 소새끼 다리몽둥인가를 수입해서

 울 어무니 아부지 제사상에 올리라고 하니 환장해 죽겠어라우

 

 죽은 귀신들은 그렇다고치고 두 눈이 초롱초롱한 손자새끼들까지

 어서 먹으랑께 어서 먹으랑께 하시니 이건 귀가 막히고 코가 막혀요

 정말 오장이 뒤집히고 혀가 뒤집히고 배꼽마저 확확 뒤집히겠어라우

 오늘이 대한민국 시각으로 서력 이천팔년유월이십육일 맞습니까요?

 오늘밤이 울 어무니 아부지가 나란히 제사상 앞으로 찾아온 날인데요

 아니 어떤 넋 나간 년놈들이 미친 소 살덩이로 제사상을 꾸미겠어요?

 

 참말로 알다가도 모르고 참말로 너무너무 알다가도 또 모르것소이다

 동네방네 다 물어보세요 동서남북 세상천지에 다 물어 보시라니까요

 귀신도 안 먹을 시뻘건 ‘미친 쇠고기’를 우째서 퍼먹이려고 드는 지

 죽은 귀신은 그렇다치고 산귀신한테도 입쑤셔 먹이려고 발광을 하니

 서울복판 세종로에서 외친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은 아닌갑소이다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에서 외친 함성 말이에요

 어린 아가들마저 자신의 눈망울처럼 켜드는 촛불, 촛불, 촛불, 촛불을

 분단60년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빨갱이새끼들장난’이라고만 덮어씌우니

 

 참말로 알다가도 모르고 참말로 너무너무 알다가도 또 모르것소이다

 내사 낫 놓고 ‘ㄱ’자도 모르는 무식쟁이 박수무당 중에 수컷무당이오만

 거 뭐시랑가, 울 나라 인터네트 정보바다에서 검색 좀 해보니까 말이어

 ---오늘 배운 것만 해도 그래요, 광우병은 대부분 송아지 때 감염되고,

광우병 수입중단도 울 나라 마음대로 못하고 거 아메리카노가 하고,

그런대도 영리한 나으리들께서 수입고신가 뭔가로 헌법까지 어기고,

아메리카노 작업장 중대위반 발견돼도 곧바로 수입중단 못하는 나라,

우홧홧홧! 로스에나엔젤레스 갈비, 내장, 꼬리뼈가 밀려드는 나라,

 

아흐아흐! 이제는 설렁탕도 떡갈비도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나라,

혀 꼬부라진 미국말로 GMO유전자조작식품만을 먹어야 하는 나라,

그런 나라에 살고 싶지 않아서 세종로 이순신장군님 동상 앞에

아가를 태운 유모차 한 대가 먼 앞날처럼 나선 것이 아닌가요!!!

경찰들 물대포가 노려보는 그 어둠 속으로 굴러간 것이 아닌가요?!

 

존F 케네디도 사랑한 아메리카노 <로버트 프로스트> 시인 말마따나

울 나라 높으신 나으리께서는 [두 갈래 길(The Road not Taken)]을

오늘밤에는 한번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고등핵교 때 읽어 보셨겠지요

 

“두 갈 래 길이 숲속으로 나 있었다.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놓았다.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울 나라 대한민국 높으신 나으리! 내사 나으리께옵서 시저가 건넜다는

루비콘강을 아직은 건너지 않았다는 것을 이놈의 무당점괘로 알았소만

늦지 않았소이다, 한강과 낙동강과 영산강을 건넌 나으리인 줄 알지만

‘돌아올 수 없는 강’ 루비콘강만은 제발 건너지 마시길 바라옵네다

그리하여 나으리 졸개들이 아닌 국민의 경찰들을 제자리에 서게 하시고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는 나으리 외홀로 촛불을 켜시길 비옵나이다

 

아메리카노 시인 <알렌 긴즈버그>의 시구를 가져다 노래한다면

“미친 소와 울 나라 국민들의 혀는 Sex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바로 프로스트의 두 갈래 길 앞에서 청천벼락처럼 받아들여야 하옵네다---

내사 바이블인가 불경인가 코라인가는 모르옵네만 한 번 외치고 싶네다

오 쿼바디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쿼바디스?(어디로 가시나이까?)

미친 소 앞에서 “나는 이 세상에 칼을 주러 왔다!”(마태복음 10장34절)

미친 쇠고기 앞에서 “나는 불을 지르려고 왔다!”(루가복음 12장49절)

 

아흐아흐, 참 알다가도 모르고 참 너무너무 알다가도 또 모르것소이다   

머리를 백방으로 돌리고 두 눈알을 빙글빙글 돌려보아도 모르것소이다

오늘밤 울 어무니 아부지 제사상에 ‘미친 쇠고기’를 안 놓아야 하는데

아니 글쎄, 울 나라 높으신 나으리께옵서 <괜찮다> 노래까지 부르면서

그놈의 미친 쇠고긴가 미친 소새끼 다리몽둥인가를 어서 빨리 수입해서

울 어무니 아부지 제사상에 올리라고 하니 환장된장해서 죽겠어라우

 

상향, 어무니 아부지 오늘밤은 콩나물에 밥만 말아드시고 가시옵소서!

상향, 어무니 아부지 내년 제사 땐 정신 멀쩡한 쇠고기 차려드릴터오니

천리만리 가신 길이어도 부디 돌아오시어 음복하여 주시옵소서!

저희 집만 아니라 울 나라도 미친 소 없는 나라 되도록 도와주소서!

                  

덧붙이는 글 | 우리나라의 내일을 생각하면서 
오마이뉴스에 보내는 간곡한 詩(굿노래)입니다


태그:#기고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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