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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새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고시 관보게재 방침에 항의하는 대전시민 500여명이 한나라당 대전시당사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한나라당과 정부가 26일 장관고시 관보게재를 강행키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 이틀 동안 열리지 않았던 촛불문화제가 25일 밤 대전역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사전에 예고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정부의 고시 강행 방침을 보고 분노한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이뤄진 것.

 

특히, 시민들은 이날 오후 경찰이 경복궁에서 항의시위를 하던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했다는 소식에 분노하면서 연행자 석방을 촉구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20대 여성은 "처음에는 촛불의 배후가 누구냐고 하던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 여론에 밀리니까 사과하고 반성한다고 하더니, 추가협상으로 여론이 좋아지는 듯 하니까 이번엔 강경대응으로 맞서고 있다"며 "한 마디로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4살배기 아들을 두었다는 30대 남성은 "뉴스를 보니 한국이 관보게재를 해야 (미국은)협정문에 서명해 준다고 했다더라"며 "이게 무슨 협상이냐"고 개탄하기도 했다.

 

수학 선생님이라고 밝힌 한 교사는 "이명박 대통령은 숨 쉬는 것 빼고는 거짓말만 하나 보다"며 "우리 국민들은 하다못해 전세계약서를 쓰더라도 도장을 찍어야 효력이 발생하는데 국가 간 맺은 협약을 관보게재 후에 도장을 찍겠다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또 "국가정체성을 흔드는 세력을 단속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국가정체성인 민주주의를 흔드는 것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다"라며 "잡아가려면 촛불시민이 아닌 이명박 대통령을 잡아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관보게재를 강행키로 한 26일이 '촛불항쟁 2단계'라는 의견도 쏟아졌다.

 

자신을 철도노동자라고 밝힌 한 남성은 "정부가 장관고시를 강행함으로써 2단계 촛불항쟁이 시작됐다"며 "철도노동자 70%가 광우병쇠고기 반대와 민영화 반대를 위한 총파업에 찬성했다, 이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이 싸움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구씨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기 당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가 촛불을 내려놓는 순간 이명박이 국민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뒤 무차별적으로 시민들을 연행했다, 더 이상 속지 말자"고 말했다.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은 '국민들은 자율규제 못 믿는다 재협상으로 검역주권 회복하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앞세우고, 중앙로를 따라 대전역에서 충남도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고시철회! 전면재협상'을 외치며 대전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또 중부경찰서 앞에서는 '연행자를 석방하라', '어청수는 사퇴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을 비난하기도 했다.

 

 

충남도청에서 방향을 돌린 시민행렬은 중구 은행동에 위치한 한나라당 대전충남 시도당사로 발길을 돌렸다.

 

이들은 한나라당사 앞 도로에 주저앉아 26일 새벽 0시까지 농성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시민들은 자유발언과 노래 부르기, 구호 외치기 등을 이어가면서 고시강행을 추진한 한나라당을 규탄했다.

 

이들은 헌법 1조 가사를 '이명박은 전과 14범이다, 이명박의 모든 권력은 거짓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바꿔 부르기도 하고, 서로 율동과 박수를 치면서 한나라당사 앞을 지켰다. 

 

한편, 광우병쇠고기전면수입을반대하는대전시민대책회의는 26일 오전 한나라당대전시당사 앞에서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촛불문화제#한나라당대전시당#대전역광장#관보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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