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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천재적이었다

 

.. 그 사무소는 누가 보아도 정말 코뮤니스트의 비밀 사무실이었고 세탁물을 담은 꾸러미를 갖고 오라는 등의 수법은 천재적이었다 ..  《조지 오웰/권자인 옮김-하얀구름 외길》(행림각,1990) 63쪽

 

 ‘정말(正-)’은 ‘참말’로 다듬고, “코뮤니스트의 비밀 사무실”은 “코뮤니스트들 비밀 사무실”이나 “코뮤니스트가 쓰는 비밀 사무실”로 다듬습니다. ‘세탁물(洗濯物)’은 ‘빨래감’이나 ‘빨래거리’로 손질하고, “오라는 등(等)의 수법(手法)”은 “오라는 따위 수법”이나 “오라고 하는 수법”으로 손봅니다.

 

 ┌ 천재적(天才的) : 천재와 같이 뛰어난 재주를 가진

 │   - 천재적 소질 / 천재적 화가 / 천재적인 두뇌 / 천재적인 예술가

 ├ 천재(天才) :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주.

 │    또는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

 │

 ├ 천재적이었다

 │→ 천재와 같았다

 │→ 대단히 놀라웠다

 │→ 아주 훌륭했다

 └ …

 

 천재와 같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천재와 같다”고 말합니다. 천재라는 생각이 드니까 “천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합니다. 천재란 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입니다. 이리하여 “뛰어나다”나 “대단하다”나 “훌륭하다” 같은 말을 넣어서 가리킬 수 있습니다. 꾸밈말을 앞에 붙여서 “아주 뛰어나다”나 “몹시 대단하다”나 “그지없이 훌륭하다”라고 가리켜도 됩니다.

 

 ┌ 천재적 소질 → 뛰어난 바탕

 ├ 천재적 화가 → 뛰어난 그림쟁이

 ├ 천재적인 두뇌 → 뛰어난 머리

 └ 천재적인 예술가 → 천재 같은 예술가

 

 천재는 ‘천재’일 뿐입니다. 또는, “하늘이 내린” 사람이나 재주입니다. “저 사람은 천재 화가입니다”가 아닌 “저 사람은 하늘이 내린 그림쟁이입니다”이거나 “저 사람은 하늘이 내린 재주를 뽐내는 그림쟁이입니다”입니다.

 

 

ㄴ. 천재적인 감각

 

.. 게다가 그 배합률을 아슬아슬하게 맞춰 내는 천재적인 감각… 역시 이 녀석은 천재야 ..  《테라사와 다이수케/서현아 옮김-미스터 초밥왕 (13)》(학산문화사,2003) 221쪽

 

 ‘배합률(配合率)’은 전문 낱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말을 쓰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데, 보기글에서는 “게다가 그 아슬아슬하게 잘 맞춰 내는”이라고 풀어내거나 ‘섞는 비율’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역시(亦是)’는 ‘참말로’나 ‘두말할 것 없이’로 다듬습니다.

 

 ┌ 천재적인 감각

 │

 │→ 천재 같은 감각

 │→ 천재라 할 손맛

 │→ 훌륭한 손길

 │→ 혀를 내두를 손매

 │→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손 움직임

 │→ 하늘이 내린 손놀림

 └ …

 

 아슬아슬하게 잘 섞는 매무새는 여느 사람이 수월하게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리하여 “혀를 내두를 만한” 멋진 모습을 선보입니다. 그런데, 이 보기글 끝을 보니, “이 녀석은 천재야”라는 대목이 보이네요.

 

 ┌ 이 녀석은 천재야 (o)

 └ 이 녀석은 천재적이야 (x)

 

 “역시 이 녀석은 천재적이야”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앞쪽은 “천재적인 감각”이라 했습니다. 그러면, 앞쪽도 “천재 같은 감각”이라 할 수 있지 않았을는지요. 한 번 더 생각한다면, 앞쪽은 “하늘이 내려준 놀라운”으로 적어 주고, 뒤에서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으로 적을 수 있어요. 앞에서 ‘대단하다’를 넣고 뒤에서 ‘훌륭하다’를 넣을 수 있고요.

 

 다만, 우리 스스로 우리들 말씀씀이에 마음을 기울여 주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들 글씀씀이에 눈길을 보내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서야, 우리 말과 글을 알맞춤하게 쓸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할 때라야 비로소, 우리 얼과 넋을 말과 글에 고이 담을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http://hbooks.cyworld.com (우리 말과 헌책방)
http://cafe.naver.com/ingol (인천 골목길 사진)


#-적#우리말#우리 말#적的#천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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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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