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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창극 <산불>의 한 장면
산불.창극 <산불>의 한 장면 ⓒ 국립창극단

소백산맥 줄기에 묻혀있는 두메산골. 남자들은 하나같이 국군과 빨치산의 틈바구니에서 희생되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지만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은 사내들은 그마저 마을을 지키지 못하고 길을 떠났다. 마을은 노망난 김 노인과 아이들을 빼곤 졸지에 모두 여자들만 사는 과부촌이 되었다.

 

낙동강으로 밀리던 국군과 연합군이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하여 서울을 탈환했다. 남한 일대에는 다시 평화와 재생의 물결이 일었다. 하지만 험준한 산악 지대인 이 '과부마을'에는 밤이면 공비들이 활개를 치는 그늘진 마을로 변했다. 여자들은 남자들을 대신해 공출과 야경에 시달렸다.

 

산불. 창극 <산불>의 한 장면
산불.창극 <산불>의 한 장면 ⓒ 국립창극단

양씨의 며느리 점례는 이 마을에서는 드물게 유식자이며 아름답고 젊은 과부이다. 최씨의 딸 사월이도 딸 하나를 둔 젊은 과부다. 어느 눈 내리는 추운 밤, 점례의 부엌으로 부상당한 한 남자(규복)가 숨어들고 점례는 규복을 마을 뒷산 대밭에 숨겨준다.

 

죽고 죽이는 살벌한 이 때. 원초적인 여인의 욕망이 꿈틀거리고 여성의 본능적인 욕정이 스멀거린다. 여자의 본능은 이념의 하위개념이다. 규복에게 동정심을 품은 점례는 음식을 날라주며 규복과 사랑을 나누는데, 어느 날 점례와 규복의 밀회장면을 사월이 목격하게 된다. 세 사람 사이에 미묘한 관계가 형성되고 여자들의 혼란은 커져만 간다.

 

3개월 후, 사월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헛구역질을 해댈 무렵, 국군의 빨치산 토벌작전이 본격화되어 국군은 점례네 대밭에 불을 지른다. 솟아오르는 연기를 보며 두 여인도 모두 불 속으로 뛰어든다.

 

산불. 창극 <산불>의 한 장면
산불.창극 <산불>의 한 장면 ⓒ 국립창극단

 

창극으로 재해석되는 한국 리얼리즘 연극의 대표작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차범석의 <산불> 줄거리다. 가장 한국적인 희곡의 대표 격인 차범석 원작의 <산불>은 연극 뿐 아니라 오페라, 뮤지컬 등으로도 여러 차례 제작 되었다. 이 중 국립창극단이 무대화한 창극 <산불>은 원작의 가치를 살리면서도 창극이라는 장르를 통해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간 평가를 받으며 공연되고 있다.

 

전통 판소리 5바탕을 위주로 한 전형적인 고전작품의 창극을 위주로 공연하는 정기 공연과는 달리 국립창극단이 젊은 창극이라는 이름으로 공연하는 작품은 이 시대와 함께하는 대중성 높은 창작 창극을 개발하여 우리만 가지고 있는 고유한 공연예술 장르인 '창극'의 자리매김을 분명히 하여 시대적 감성으로 대중성과 예술성이라는 새롭고 의미 있는 변화를 모색하고자 기획되었다.

 

산불. 창극 <산불>의 한 장면
산불.창극 <산불>의 한 장면 ⓒ 국립창극단

창극 <산불>의 연출은 국립창극단 국가브랜드 <청>과 <장끼전>의 창극본을 맡은 국립창극단 단원 박성환이 썼고 작창은 국악계의 프리마돈나 안숙선이 맡았다. 양씨 역에는 창극단의 안방마님 김경숙이, 양씨와의 팽팽한 라이벌 관계를 펼치는 최씨 역에는 유수정이 맡아 열연한다. 점례 역에는 박애리, 사월 역에는 허애선, 규복 역에는 임현빈이 맡아 창극단의 노련미와 젊은 힘을 한 무대에서 느낄 수 있다.

 

'젊은 창극'은 타이틀에 걸맞게 창작 창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검증 받고자 도전하는 실험 공연이다. 2006년 오영진의 <맹진사댁 경사>를 새로이 각색한 창극 <시집가는 날>의 젊은 창극 공연은 이미 국립창극단의 효자 레퍼토리로 잡아가고 있으며 2007년 초연 이후 2008년 다시 무대에 오르는 <산불> 역시 창극단을 대표하는 새로운 레퍼토리로서의 성공을 예감하고 있다.

 

산불. 창극 <산불>의 한 장면
산불.창극 <산불>의 한 장면 ⓒ 국립창극단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02-2280-4114~6) *공연기간:6.13~6.22 *공연시간 평일 7:30/ 주말 4:00(월요일 공연없음) *공연시간: 총 110분. *관람료 으뜸석(3만원), 버금석(2만원), 중학생 이상 관람가능 *할인내역 NTOK회원 30%. 청소년(24세 미만) 30%, 경로 50%. 장애우 및 국가유공자 50% (동반 1인 포함)

 

주요스탭 소개

원 작_차 범 석

1924년 전라남도 목포 출생. 2006년 82세로 작고하였다, 195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밀주’로 가작, 1956년에 ‘귀향’으로 당선, 총 72편의 장, 단막극을 발표, 가장 많은 희곡을 쓰고 무대에 발표한 극작가가 되었다.

 

연 출_박 성 환

중앙대학교 한국음악과 졸업 및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무형문화재제5호 판소리 이수자이다. 강도근, 정광수 선생을 사사하고 1999년 국립창극단에서 전주소리축제 재 1회 창작판소리 사설대회 1등을 수상하고 서울 연극제특별상 수상.

 

작 창_안 숙 선

두말 할 필요가 없는 우리시대 최고의 국악스타이자 월드스타.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이자, 판소리 명창이며 뛰어난 창극배우이자 작창가 이기도 하다.

 

예술감독_유 영 대

2006년 부임 이후 우리만의 전통양식을 개발하는 한편, 동시대의 언어로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극의 보편성을 가진 창극을 만들어 가는데 힘쏟고 있다. 

 

주요 출연진 소개

양씨 - 김경숙

박초월 선생 사사한 후 1984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 5호 판소리<수궁가> 이수자로 지정되었다. 목포 제7회 전국판소리 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최씨 - 유수정

제 32회 춘향국악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66회 <춘향전>의 ‘춘향’, 104회 <논개>, 105회 <성춘향>, 2006 국립창극단 국가브랜드 공연<청>에서 ‘도창’역을 맡아 열연하였다. 2006년 11월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서 6시간 짜리 ‘춘향가’를 완창하였다.

 

점례 - 박애리

1999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하여 제12회 전주대사습놀이 장원과 제12회 동아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하였으며 제8회 전국 진도민요경창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사월 - 허애선

1997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하여 중요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이수자로 전국 국악경연대회 성악부분 금상을 수상하였다.

 

규복 - 임현빈

남원시립국악원의 단원으로 <춘향전>의 ‘이도령’, <시집가는 날>의 ‘미언’, <흥부전>의 ‘흥부’, <만복사>의 ‘양생’역 등 주인공 역을 도맡아온 실력 있는 소리꾼이다.

 

김노인 - 윤충일

1975년 국립창극단에 입단. 현 운영위원으로 국립창극단의 산 증인이다. <강릉 매화전>, <광대가>, <최병도전>, <수궁가>, <토생원과 별주부> 등 국립창극단 창극공연에 다수 출연

 

귀덕 - 오민아

중앙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판소리 전공, 성우향, 김일구, 안숙선 선생을 사사하였고,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이수하였다.

덧붙이는 글 | 티켓공동구매문의: 011-9125-6972 윤석안


#창극#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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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事實)과 사실(史實)의 행간에서 진실(眞實)을 캐는 광원. 그동안 <이방원전> <수양대군> <신들의 정원 조선왕릉> <소현세자> <조선 건국지> <뜻밖의 조선역사> <간신의 민낯> <진령군> <하루> 대하역사소설<압록강>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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