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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이성적으로 대화를 하려고

 

.. 나는 언제나 그들과 조용히 이성적으로 대화를 하려고 했는데, 그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  <루이제 린저/신교춘 옮김-윤이상, 삶과 음악의 세계>(영학출판사,1984) 76쪽

 

"대화(對話)를 하려고"는 "얘기하려고"나 "얘기를 나누려고"로 다듬어 줍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는 어딘가 어색하다 싶은데,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나 "크게 도움이 되었어요"로 고치는 편이 낫겠네요.

 

 ┌ 이성적(理性的) : 이성에 따르거나 이성에 근거한

 │   - 이성적 존재 / 이성적 판단 / 이성적으로 대처하다 /

 │     흥분해 있을 때는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다

 ├ 이성(理性) : 개념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을 감각적 능력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   - 이성에 호소하다 / 이성을 되찾다 / 이성이 마비되다 /

 │     그는 감성보다는 이성이 발달한 냉철한 인간이다 /

 │     명훈은 논리나 이성으로는 경애를 설득할 수 없음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

 ├ 조용히 이성적으로 대화를 하려고

 │→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려고

 │→ 조용히 사람과 사람으로서 얘기하려고

 │→ 조용히 똑같은 사람으로서 얘기하려고

 │→ 조용하고 차분히 얘기하려고

 └ …

 

자기 마음을 가라앉힌 채로, 그러니까 들뜨거나 울컥하지 않고서 이야기를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때마다 들뜨거나 울컥하면서 이야기를 한다면, 정작 자기가 하려던 말이 엇나오기 일쑤입니다. 힘들더라도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힘을 기울이면, 듣는 사람한테도 좋지만 자기한테도 더없이 좋습니다.

 

우리가 날마다 쓰고 있는 말과 글도 그렇습니다.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이면서 알뜰하게 쓰도록 추슬러 주면 좋습니다. 섣불리 괜한 말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어설피 얄궂은 글이 튕겨나가지 않도록 갈고닦고 보듬고 쓰다듬어 주면 한결 나아요.

 

말하는 나와 듣는 남이 '똑같은 사람과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글쓰는 나와 읽는 남이 '잘나고 못남이 없는 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다독여 주고 다스려 주어 봅시다. 보기글에서는 ‘이성’이라는 말을 살려서, "이성으로-이성을 지키며-마음을 누그러뜨리며" 같은 말을 넣어도 어울립니다.

 

 

ㄴ. 이성적인 사람

 

..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해로울 경우가 많은 이런 소비문화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 ..  《진보의 미래》(두레,2006) 145쪽

 

'해(害)로울'은 '(몸에) 나쁠'이나 '(몸에) 안 좋을'로 고쳐 줍니다. '경우(境遇)'는 '때'로 손질합니다.

 

 ┌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

 │→ 이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 올바른 사람이라면

 └ …

 

이성이 있는 사람은 앞과 뒤를 가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앞과 뒤를 가릴 줄 알자면 '생각을 해야' 합니다. '생각이 있어야' 한달까요. 생각을 하는 사람은, 그릇된 일은 멀리하고 아름답고 깨끗한 일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이리하여, 이런 사람을 가리켜 ‘올바른’ 사람이라 할 수 있겠지요. 올바르게 앞뒤를 따지는 사람은 ‘차분하다’고 가리킬 수 있기도 하고요.

 

 

ㄷ. 좀더 이성적으로 풀어야지

 

.. 일이 밀려서 스트레스가 쌓인 거 알아! 아는데! 좀더 이성적으로 풀어야지! ..  《니노미야 토모코/고현진 옮김-음주가무연구소》(애니북스,2008) 162쪽

 

'스트레스(stress)'를 그대로 두어도 나쁘지 않으나 '짜증'으로 다듬으면 한결 낫습니다. "쌓인 거 알아"는 "쌓인 줄 알아"로 다듬어 줍니다.

 

 ┌ 좀더 이성적으로 풀어야지

 │

 │→ 좀더 차분히 풀어야지

 │→ 좀더 마음을 가라앉히고 풀어야지

 │→ 좀더 누그러뜨리며 풀어야지

 └ …

 

어떤 일을 '차분하게' 풀어간다는 이야기는, 마음을 다독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마음을 누그러뜨리면서, 마음을 가만히 다스리면서 풀어간다는 소리입니다. 들뜨지 않게, 막나가지 않게, 엇나가지 않게 잘 돌보거나 보듬는다는 소리이기도 하고요.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http://hbooks.cyworld.com (우리 말과 헌책방)
http://cafe.naver.com/ingol (인천 골목길 사진)


태그:#-적, #우리말, #우리 말, #적的, #이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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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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