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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코리안' 사이트내 만들어진 촛불카페.
'헤이코리안' 사이트내 만들어진 촛불카페. ⓒ 캡처

한국에서 시작한 촛불 물결이 미국 뉴욕에도 입성한다. 미국 뉴욕과 뉴저지 한인들이 오는 6월 7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뉴욕 맨해튼 32가 코리아타운에 있는 우리은행 앞에서 촛불 문화제를 연다. 이날 집회는 일부 누리꾼이 앞장서 미주 한인 동포들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사이트 '헤이 코리안'(www.heykorean.com)에 '뉴욕 촛불'(NY candle)이라는 카페를 개설하고, '한국 촛불 시위를 지지하는 뉴욕·뉴저지 한인 모임'을 결성하면서 시작됐다.

반응은 좋다. 카페를 개설한 지 5일 만에 120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6월 5일 오후 7시 현재). 이들은 저마다 촛불 집회에 대한 생각을 올리고, 집회 당일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뉴욕에서도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 카페 대문에는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 주권 보장과 폭력 탄압 중지와 평화 시위 보장을 촉구한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시대착오적 정책과 국민 인권 유린을 규탄한다", "우리는 대한민국 촛불 시위를 지지하고 동참한다" 등의 문구가 걸려 있다.

건의 게시판에도 활발한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집회에 필요한 앰프나 마이크를 준비하는 문제에서부터 피켓의 문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논의가 한창이다. 이렇게 활발하게 논의가 되는 이유는 누구 한 명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 'Sean'은 밤을 새워 이날 시민들에게 나눠 줄 전단지를 작업해 게시판에 올려놓기도 했다. 미국 사람을 대상으로 한 영문 번역판도 올라와 있다. 아이디 'lalahana'는 "어렵게 수소문해서 가장 값싸고 여러 내장을 갈아서 넣었을 만한 소시지를 구입해 청와대로 보내자"는 의견을 냈다. 이 누리꾼은 "한국이 수입하는 미국 쇠고기와 미국 사람들이 먹는 쇠고기는 똑같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여기서는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는 찾을 수 없다"며 "알아보니 값싼 소시지에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갈려 들어간다"면서 이렇게 제안했다.

당일 집회에 내걸 문구도 이 사이트를 통해 모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Boys be MB shuts", "일부 한국 폭력 경찰 및 전경들 미국으로 튀지 마라. 우리도 네 얼굴 알거든" 등의 문구 등을 제안했다. 아이디 'angelwater'는 "선물 받은 젖소 잠옷이 있다"며 "피켓에는 '이름은 명박, 경제는 쪽박, 개념은 외박'이라는 문구를 적을까 한다"고 밝혔다.

돌아가는 상황은 심각한데, 이들은 집회를 즐겁게 준비하고 있다. 아이디 'kmanthegreat'는 "웃고 즐길 상황은 아니지만, 뜻이 맞는 사람끼리 서로 응원하는 모임이니 조금 유쾌해도 괜찮지 않을까"라며 "평소 좋아하거나 자신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옷을 입고 집회에 참여하자"고 제안했다.

촛불 집회를 처음 제안한 아이디 'sonicblue'는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여러 이슈들에 대한 각자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지만 한국 정부가 벌이고 있는 너무나 비민주적인 모습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며 글을 올렸다. 'sonicblue'의 처음 제안은 개인적이었지만, 이후 많은 누리꾼의 호응을 얻었다.

방명록에는 문의 사항이 쏟아지고 있다. "그냥 클럽 공지사항에 뜬 글만 보고 가면 되느냐", "아무 준비도 없이 가면 되냐"는 등의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주최 쪽은 당일 약 300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에서의 촛불 집회 소식을 듣고 워싱턴 DC 등에 있는 한인들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날 촛불 시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문제보다는 한국 정부의 비민주성과 경찰의 폭력 행위 중지 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한국에서와 같이 자유발언대를 만들어 참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1인 촛불시위를 하고 있는 사진을 찍어 카페에 올리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주뉴스앤조이> (www.newnjoy.us)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뉴욕 #미주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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