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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째였던 6월 3일.

 

대구 동성로 모습도 촬영하고 촛불집회에도 함께 하고자 저녁 7시가 넘어서야 동성로로 나갔다. 민주화광장에는 이미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서울에서의 폭력 진압을 보여주는 피투성이가 된 시민의 모습이 찍힌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500여 명이 모인 민주화광장 분위기는 정부가 미국에 30개월 미만 쇠고기에 대한 수출자율규제를 요청했다는 발표 때문인지 어느 때와 다르게 한층 더 부드럽게 느껴졌다.   

 

이날 자유발언대에 나온 몇몇의 시민들의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먼저 어린 자녀를 둔 한 엄마가 말했다.

 

"어제 아이가 TV를 보면서 경찰이 시민을 발로 폭행하는 장면을 보면서 "엄마, 경찰이 왜 저래요?"라고 물으니 말문이 막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5월 26일 서울중앙지검에 이명박 대통령을 고발한 최창현씨도  발언했다.

 

"이 촛불집회의 배후조종자가 누구인지를 경찰이 조사하고 있는데 그 배후 조종자는 다름아닌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최창현씨는 내일 서울중앙지검에 이번 서울에서 발생한 여대생 폭행사건 등을 다시 고발할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한 초등학생도 올라와서 말했다.

 

"저는 어제 TV에서 여대생 폭행 장면을 보았습니다. 경찰이 일본의 야쿠자도 아닌데 사람을 왜 때립니까, 시민을 왜 때립니까? 자기가 안 맞아봐서 그런 겁니다. 자기가 겪어봐야 압니다."

 

이 초등학생의 말은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중3이라고 신분을 밝인 중학교 3학년인 여학생은 발언대에 서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헌법에 있는 권리니 뭐니도 아니고 바로 우리 자신의 생명과 가족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우리의 생명을 죽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중3 여학생의 발언은 그 어느 누구보다 힘이 있었고, 집회참가자들과 민주화 광장에서 구경을 하던 시민들에게 큰 인상을 심어 주었다.

 

오늘 나는 축제한마당에 참여하고 온 느낌이다. 정부가 말하는 불법집회가 아니라 '민주화축제한마당'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명박 정부와 경찰은 더이상 촛불모임을 불법집회니, 배후조종자가 있다는 주장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태그:#향기나는 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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