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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나만의 대화

.. 그렇게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작품 몇 점을 골라서 잘 보고 찬찬히 나만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솔,2003) 22쪽

마주보며 하는 이야기를 ‘대화(對話)’라고 하는데, 우리 말로 적자면 ‘마주이야기’입니다. ‘이야기 (나누기)’라고만 해도 됩니다.

 ┌ 나만의 대화를 나누는
 │
 │→ 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 나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 나와 속이야기를 나누는
 │→ 내 속마음과 이야기를 나누는
 └ …

‘나만의’ 무엇을 하고, ‘너만의’ 어떤 일을 하며, ‘우리만의’ 여러 가지를 한다는 말투를 듣습니다. 보기글에 나온 “나만의 대화”에서는, 이야기를 ‘나만 아는 테두리’에서 나누거나 ‘겉나와 속나가’ 이야기를 나눈다고 할 수 있어요. 이때에는 말뜻 그대로 “나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라든지 “나 자신하고 이야기를 나눈다”고 하면 됩니다. 뜻을 살리며 “속으로 이야기를 해 보는”이나 “속으로 가만히 이야기를 해 보는”으로 고쳐도 되고요. “나와 그림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는”으로 손봐도 괜찮네요.

 ┌ 속으로 생각하기
 ├ 곰곰이 생각하기
 ├ 깊이 헤아려 보기
 └ …

나 혼자서 나누는 이야기라면, ‘나와 내가 나누는 이야기’이니, 혼자말이기도 하고, 혼자서 생각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리하여 “곰곰이 생각한다”거나 “곱씹어 되뇌인다”고 다듬어 볼 수 있습니다.

ㄴ. 나만의 시간

.. 나만의 시간이란 게 없어요 … 나는 무언가를 받기보다는 주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요 ..  《다섯 손가락 이야기》(산하,2007) 57쪽, 69쪽

“받기보다는 주는 것을 좋아하는 편”으로 써도 틀리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에서는 “받기보다는 주기를 좋아하는 편”으로 다듬어서 ‘것’을 덜어내면 한결 낫습니다. 뒤쪽 “혼자 있는 걸”도 “혼자 있기를”로 다듬어 주고요.

 ┌ 나만의 시간이란 게 없어요
 │
 │→ 나 혼자 있는 시간이란 게 없어요
 │→ 나 홀로 있을 시간이 없어요
 │→ 내 시간이 없어요
 └ …

보기글은 57쪽과 69쪽에 걸쳐 있습니다. 앞쪽은 57쪽에 나온 보기글로, “나만의 시간”이라는 대목이 보입니다. 뒤쪽은 69쪽에 나온 보기글로, “혼자 있는”이라는 대목이 보입니다. 이 둘을 놓고 살피면, 앞쪽에서도 “나 혼자 있는 시간”으로 얼마든지 쓸 수 있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뒤쪽에서는 “혼자만의 무엇”처럼 쓸 수 있었겠지요.

 ┌ 나 혼자 있기 어렵다
 └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세상 어느 누구나 똑같다고 느낍니다. 세상 어느 일이나 비슷비슷하다고 느낍니다. 조금 더 마음을 쓰면 한결 나아지고, 한 번 더 마음을 기울이면 훨씬 좋아진다고요. 우리가 쓰는 말 한 마디와 글 한 줄도, 얼마나 마음을 쓰거나 기울이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거나 거듭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방 <함께살기 http://hbooks.cyworld.com> 나들이를 하시면 여러 가지 우리 말 이야기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토씨 ‘-의’, #우리말, #우리 말, #-의, #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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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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