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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힘'이 언론계에 조용하면서도 의미있는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청계광장에 모인 촛불들은 그 함성으로 '종이쪼가리' 언론들의 불을 껐다. 그들은 이들 신문들을 '찌라시'라고 불렀다. 불을 끄라고 했다.

 

대신 이들 촛불들은 또다른 촛불을 찾았다. 진실을 전하고자 노력하는, 그들의 걱정과 우려와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언론들을 위해 작지만 의미있는 촛불을 켜 들었다.

 

'종이 쪼가리'를 불사른 '촛불 혁명'

 

다음 카페 소울드레서(http://cafe.daum.net/SoulDresser)는 지난 17일에는 <한겨레>에, 그리고 19일에는 <경향신문> 1면에 각각 광고를 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에 반대하고, 정부의 재협상을 촉구하는 의견광고였다.

 

패션과 스타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들이 모인 소울드레서는 <한겨레>에 게재한 광고에서 "국민들은 미국산 쇠고기보다 정부와 일부 언론을 더 못 믿겠습니다"라고 했다. 또 이런 내용도 있다.

 

"'광우병 괴담'은, 현재 괴담이라 말하는 정부와 일부 언론사 스스로가 2007년에 연구하고 보도한 기사들입니다. 객관성을 상싱하고 권력을 위한 말 바꾸기에 심취한 언론은 언론으로서의 자존심과 가치를 버린 종이 쪼가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부가 그동안 보여준 실망스러운 정책 및 행동들과 기생인지 공생인지 판단할 수 없는 유착 언론의 언행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소울드레서 광고는 "다음 카페 소울드레서 8만 회원들은 올바른 언론사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실린 두 광고는 바로 '올바른 언론사'에 대한 '응원광고'였다.

 

소울드레서의 광고가 주목되는 것은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모금 과정의 자발성과 그것이 시사하고 있는 폭발성 때문이기도 하다. 소울드레서 소울라운지 게시판에서 모금은 지난 9일 시작됐다고 한다. 5일 동안 1500여명이 뜻을 같이 해 1700만원을 넘게 모았다. 광고문안이 만들어지고 회원들에게 열람됐다.

 

인터넷 미디어에 대한 관심 뜨거워

 

서울과 전국 도심을 불 밝힌 촛불들은 찌라시 같은 '종이 쪼가리'를 불사르면서 작지만 소중한 또 다른 불씨를 피워냈다. 이들 촛불들은 '자존심'과 '가치'를 버린 '종이쪼가리'를 단숨에 날려 버렸다. 이들 '종이쪼가리'들로서는 간담이 서늘할 일이다.

 

조용하지만 힘있는 자발적 구독캠페인도 벌어지고 있다. 며칠 전 창간 20주년을 맞은 <한겨레>도 그렇지만, 그 최대의 수혜자는 '젊은 독립신문' <경향신문>이 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올해 들어 지난해에 비해 자발적 구독자 수가 꾸준하게 늘었다. 4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두 배 가깝게 구독자가 늘었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에 분노한 촛불이 켜진 5월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 20일까지 자발적으로 신청한 구독자 수가 지난해 1년 동안 신청한 구독자 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젊은 독립신문'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가 뚜렷하다.

 

비단 이 뿐만이 아니다.  MBC 'PD수첩' 등에 대한 정권의 전방위적인 압력에 대한 관심이 뜨럽다. 인터넷에서 광우병 논란에 대한 토론의 장을 주도한 포탈사이트 <미디어다음> 아고라 참여도 폭발적이다. <프레시안>이나 <오마이뉴스>처럼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개방 파문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인터넷 미디어의 조회수도 크게 증가했다.

 

이는 모두 조용하면서도 분명한 '촛불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일 것이다.

 

'촛불의 혁명'은 조용하지만 이미 시작됐다. '새로운 문화'를 꿈꾸는 촛불의 어울림은 기성의 술책과 기만으로는 결코 진압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 촛불의 문화에선 거짓과 폭력, 비굴함이야말로 경멸 리스트의 맨 윗자리에 있어 보인다. 마음을 울리는 진정성이야말로 이들 촛불을 켜든 사람들을 이어주고 있는 촛불 코드가 아닐까 싶다.


태그:#촛불, #소울드레서, #광고 응원, #미국산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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