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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번역가 이미도
영화번역가 이미도 ⓒ 김민석

14일 한국외대 국제관 애경홀에 많은 학생들이 설레는 눈빛으로 하나둘씩 들어왔다. 외화번역가 이미도의 강연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도는 1993년 영화 <블루> 번역으로 데뷔한 이래, <식스 센스> <반지의 제왕> 등 450여 편의 외화를 번역한 국내 외화 번역계의 최고라 회자되는 인물이다. 영화를 좋아한다고 자부하는 이들이라면 그의 이름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영화가 끝난 후 '번역- 이미도'라는 글자는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장면이다.

 

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를 졸업한 그는 몇 년 만에 모교를 찾는다며 설레고 떨린다는 소회를 밝히며 강연을 시작했다. 강연 주제는 '창조적 상상력을 디자인하라!'였다. 외화 번역가답게 영화 속 대사나 영어표현 등으로 강연을 이끌어갔다.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말한 "Stay hungry, stay foolish"를 소개하며 바보처럼 꿈을 향해 나아가는 '괴짜' 스티브 잡스의 성공담을 얘기해 주었다.

 

또한 영어에 의한 언어 조탁의 신비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NHN은 'NAVER Hesitate Never'로, NH(농협)은 'Never-ending Harvest'로, SK는 'Success Keys'로 표현하는 등 언어적 창조력의 진수를 선사했다. BMW를 'Be My World'로 표현할 수도 있다고 말했을 때는 많은 학생들의 감탄과 박수를 받았다.

 

그는 2006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이 'You(당신)'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정보화 시대에서 각자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더욱 주목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허리 병'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리 병이 뭘까 의아해 하는 학생들에게 '허리(hurry) 병'이라 알려주며, 조급증을 버리는 게 영어 공부의 기본이라 말했다. 대학 시절, <타임>지를 복사해서 그것을 요약하고 친구들과 이에 관해 토론해보는 것을 즐겼다며 학생들에게 영어공부의 팁을 주기도 하였다.

 

이 강연에는 학부생들뿐 아니라 통번역대학원생들도 많이 참여했다. 번역의 어려움에 관해 흉금을 토로한 통번역대학원생에게 이미도는 무엇보다 한국어를 잘해야 하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함을 역설했다.

 

강연이 끝난 후 질문 시간이 있었는데, 질문한 학생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했다. 선물 중 하나가 자신이 저서인 <이미도의 등 푸른 활어 영어>였다. 대학 시절의 꿈이 무엇이었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그는 광고 분야였다고 답했다. 영화와 관계된 일을 하게 되었을 때, 우연히 번역 제의를 받고 시작한 일이 지금의 이미도를 만든 것이다. 질문 시간까지 끝나고 수많은 학생들이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기 위해 한 줄로 기다랗게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미도#외대#번역#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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