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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준비하는 아들 앞 줄 오른쪽이 아들.
달리기 준비하는 아들앞 줄 오른쪽이 아들. ⓒ 변창기

오늘 자식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봄 운동회를 했습니다. 아침 8시 야간조 마치고 퇴근하니 집에선 운동회 갈 준비한다고 바빴습니다.

"오늘 특근 들어가는데 피곤하니 잠이나 자."

아내는 내게 잠이나 자라고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학교로 갔습니다. 자식들이 운동회 한다는데 아비가 돼 가지고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사진이나 찍어주고 오자 싶어 사진기 챙겨들고 학교로 가보았습니다.

이미 운동장엔 운동회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째 학생보다 부모가 더 많은 것 같네요.

앞에서 자식들 사진 찍는 학부모들 학생들이 단상의 선생님 보고 따라해야 하는데 학부모들이 많이 몰려 진행에 방해가 되었다.
앞에서 자식들 사진 찍는 학부모들학생들이 단상의 선생님 보고 따라해야 하는데 학부모들이 많이 몰려 진행에 방해가 되었다. ⓒ 변창기

운동장에서 율동, 달리기 등을 할 때마다 학부모들이 주루루 서서 자식들 사진 찍느라고 야단이었습니다. 나도 그 중 하나였고요.

"어휴, 요즘 부모들 참 극성이다. 극성이야."

그늘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한마디 하네요. 나도 뭐 그 부모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달리기 1등한 아들 달리기 못 할줄 알았는데 1등했다.
달리기 1등한 아들달리기 못 할줄 알았는데 1등했다. ⓒ 변창기

올해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간 아들이 달리기를 합니다. 녀석, 제법 잘 달리더군요. 1등 했거든요.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은 얼마전 한쪽 발목을 다쳐 깁스를 했어요. 운동회 참석은 했으나 6학년 종목에 아무 데도 못 출전했어요. 친구들과 앉아 잡담이나 하고 있더군요.

오늘 저녁 5시까지 출근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진 몇 장 찍어 주고 저는 잠자러 간다면서
아내에게 말하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요즘 운동회 예전 같지 않네요. 벌써 30년도 넘은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땐 참 설레고 재미있었는데 말입니다.

그 땐 학교 운동회 하면 동네 잔치 분위기였는데 요즘은 학부모만 극성이지 별 흥이 안 나네요. 그날 만큼은 회사 다니던 엄마도 일손을 놓고 전날 저녁에 김밥, 과일, 과자 등을 푸짐하게 준비해서 운동장 옆 나무 그늘에 죽 늘어 앉아 점심을 먹고는 했는데. 또 어찌 알았는지 노점상들이 교문 안팍에 줄줄이 늘어서서 장사진을 이루고 어떤 아이들은 하나 사달라고 엄마에게 떼를 쓰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런 광경을 못 보겠더군요.

운동회도 오전 중에 모두 끝냅니다. 시끌벅적했지만 정감있던 그때 그시절 운동회가 참 그립더군요.


#운동회#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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