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근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집단 성폭력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런 성폭력이 대부분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보건교육포럼이 초·중·고 학생들의 성의식 실태를 파악하고 보건교육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 4월14일부터 22일까지 9일간 여론조사 기관인 베스트사이트사와 전국 초·중·고 학생 3710명(초등학생 1265명, 중학생 1317명, 고등학생 11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이들의 성폭력(성추행, 성적농담 등)이 대부분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학생 5.5%(204명)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의 35.6%(강제로 가슴·엉덩이 만짐, 31.2%, 강제로 입을 맞춤 3.1%, 강제적인 성관계 1.3%)가 강제적인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답했으며, 성적인 농담(23.3%), 야한 이메일(10.9%) 순으로 답했다.

 

강제적인 신체접촉(입맞춤, 가슴·엉덩이 만짐, 예쁘다며 얼굴 만짐, 성관계)이 있었다고 답한 73명 중, 41.9%가 "장소는 학교"라고 답했으며 20.4%는 (학원, 학교, 집)에 가는 길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중 교통시설 안(7.2%), 학원(6.4%), 잘 모르는 곳으로 끌려감(4.2%) 순으로 답했다.

 

강제적인 신체접촉(입맞춤, 가슴·엉덩이 만짐, 예쁘다며 얼굴 만짐, 성관계)의 가해자로는 응답자의 44.2%가 친구 또는 선후배라고 답했으며, 38.1%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한편 강제적인 신체접촉 성폭력 피해경험이 있었다고 답한 학생의 22.6%만이 피해 사실을 어른들에게 전달한다고 답했다. 또 학생 1.5%(55명)는 성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교 성교육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교육에 대하여, 응답자의 33.7%가 "교실에서 성교육 수업을 받지만, 불규칙적으로 받는다"고 답했으며, 교실에서 체계적인 성교육을 받는다고 답한 경우는 21.2%에 그쳤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6.8%만이 교실에서 체계적인 성교육을 받는다고 답했다.

 

더구나 "성교육 수업을 받지 않는다"고 답한 경우도 16.5%나 돼, 아동·청소년 성범죄 논란 속에서도 여전히 성교육은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교육 방법으로 '가정통신문 등 인쇄물로 성교육을 받는다'(15.0%), '강당에서 모여 한꺼번에 성교육을 받는다'(12.5%)의 비율도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에 성교육 빈도가 높아지다가, 이후 계속해서 감소해 고등학교에서는 성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잇따른 어린이 청소년 성범죄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에 대해(중복응답), '평소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답한 학생은 32.0%에 그쳤다. 이어 '나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처 방법을 수차례 생각한다'(31.6%), '혼자 있으면 마음이 불안하다'(24.3%), '사람들이 괜히 의심스럽다'(22.3%), '엘리베이터를 혼자서 못타겠다'(18.9%), '혼자서 밖에 나가기가 두렵다'(15.8%), '누군가 말을 걸면 두렵다'(5.8%), '잠들기가 힘들고 자주 잠을 깨고 설친다'(2.5%), '밤에 악몽에 시달린다'(2.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폭력(강제적인 신체접촉, 성적농담, 음란 메일 등) 피해 경험자, 여학생, 초등학생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학교보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2009년부터는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성교육, 약물 남용 예방, 질병의 예방 등 보건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 교육과학기술부는 준비 미비로 법을 지키지 않아서, 더 이상 아이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도록, 조속히 보건교과 설치를 위한 실질적인 준비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61, 자기기입식 설문이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천자치신문에도 실렸습니다. 


#보건교육포럼#보건교과#성교육#학교보건법#건강사회를 위한 보건교육연구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