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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훨씬 넘는 안정 의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자, 청와대는 "국정운영의 장기적인 동력을 확보했다"며 잔뜩 고무된 표정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9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 결과가 한국 정치 지형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158석을 넘어 국회 모든 상임위원장까지 장악하는 상황이 되면 국정에 상당한 힘이 실릴 것"이라고 환영했다.

 

청와대로서는 인수위 시절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난항이나 대통령 취임 이후 국회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겪었던 소수 여당의 설움을 더 이상 겪지 않아도 된다. 더 나아가 취임 직후 정책혼선, 인사파동 등으로 지지율이 절반으로 곤두박질친 가운데 얻은 승리라는 점에서 향후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인수위 시절부터 추진해왔던 '과감한' 규제개혁 조치는 물론 한반도 대운하, 한미 FTA 타결, 영어 공교육 강화 등의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내부 분위기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방호 사무총장은 지난달 20일 공천자대회에서 "과반의석은 부족하며 18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모두 과반을 확보할 수 있는 168석이 필요하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168석이 아니라 158석만 확보해도 국회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 "오만하지 말라"... 총선 결과 '내기'하는 수석들

 

청와대는 특히 111석의 운명이 결정되는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탄핵 역풍을 연상케 하는 압승이 나왔다는 것은 지난 대선 결과의 연장으로 봐야 한다"며 "(정치지형에) 상당히 중대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큰 틀에서 보면 산업화 민주화를 거친 지난 10년간의 시행착오 등을 종합해서 뒤돌아봐야 한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 잃어버린 '우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한번 추스를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8일)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탑승한 우주선(소유즈 TMA-12)이 성공적으로 발사된 것을 빗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는 "우주선이 대기권을 벗어날 때 상당한 추진력이 필요하다"며 "이른바 국가 전체적으로 '2차 추진'을 할 수 있는 출발점을 만들어보자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총선 결과에 대해 "좋게 나왔다고 해서 절대 자만하거나 오만해서는 안 된다"며 "무거운 심정으로 받아들여서 겸허한 마음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방미 방일 관련 준비를 한 뒤, 수석비서관들과 점심을 함께 하면서 총선 판세에 대한 대략적인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후 관저로 들어가 TV를 통해 총선 개표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총선 결과를 두고 서로 내기를 벌이는 등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확보 의석을 가장 높이 본 수석비서관은 175석까지 내다봤다고 한다.

 

청와대 측은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할 경우 당내 박근혜 전 대표계의 위상이 축소되고 이명박계가 확실한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당청 간에 좀 더 긴밀한 협력 체제가 강화되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이명박 대통령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4.9 총선#이명박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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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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