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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총선 공식 선거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수원지역도 여야 후보들의 득표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수원지역은 팔달·장안·권선·영통 등 4개 선거구에 모두 17명의 후보들이 출마해 평균 4.25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선거구별로는 권선구가 6명으로 가장 많고, 영통구 5명, 장안구와 팔달구가 각각 3명이다.

 

총선 후보들은 지난달 27일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뒤 저마다 지역발전 공약을 내걸고 아파트단지·시장·상가 등 선거구 곳곳을 누비며 ‘표심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수원지역 선거 판세는 선거관계자들의 분석과 각종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강 구도 속에서 영통과 권선은 초접전, 장안과 팔달은 한나라당의 독주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다 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친박연대 등 군소 정당들도 일부 선거구에 후보를 내고 틈새를 공략하며 득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바람을 일으키기엔 역부족인 상태다.

 

한나라당 4년 전 치욕 '복수혈전'에 민주당 '수성' 안간힘

 

수원은 지난 80년대 이후 한나라당이 철옹성을 구축했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때 ‘탄핵역풍’을 맞으면서 통합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에 선거구 4곳 가운데 팔달을 제외한 장안·권선·영통 등 3곳을 내주는 치욕을 겪었다.

 

그 후 4년이 흐른 지금, 수원은 '공격과 수비'의 입장이 뒤바뀐 상황. 한나라당의 탈환 공세에 민주당이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처지다. 영통과 권선에서는 양당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대혈투를 벌이고 있고, 장안과 팔달은 거의 빗장이 풀린 형국이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영통과 권선을 사수하지 못할 경우 한나라당은 4년 만에 '수원성'을 통째로 접수하게 된다.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대의 기초자치단체인 수원시를 수중에 넣은데 이어 완전한 '수원성 장악'에 성공하는 셈이다.

 

이런 위기감 때문인지 민주당은 '일당 독주 견제론'을 외치며 접전지역에 대한 '결사항전'의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국정운영 안정론'을 주장하며 '복수혈전'의 승리를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야말로 불꽃 튀는 공방전이 전개되고 있다.

 

 

영통 격전지 김진표-박찬숙... 선두다툼 속 초접전

 

주요 언론에서 일찌감치 격전지로 분류한 수원 영통은 현재 전 경제·교육부총리 출신의 민주당 김진표(현 국회의원. 영통) 후보와 방송앵커 출신인 한나라당 박찬숙(현 국회의원. 비례)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MBC>와 <동아일보>가 지난달 29~30일 수원 영통지역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김 후보는 37.3%, 한나라당 박 후보는 36.9%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1% 이하의 초박빙 상황이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2일 경기지역 51개 선거구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김 후보가 43.2%, 한나라당 박 후보가 33.3%의 지지율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김 후보와 박 후보가 오차범위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기존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보다 10% 가까운 격차다.

 

이를 두고 김 후보와 박 후보 측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그동안 ‘안정론’과 ‘견제론’ 사이에서 고민하던 유권자들이 마침내 견제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남은 선거기간 정책으로 승부를 내겠다”고 밝혔다.

 

반면 박 후보 측은 발끈했다. 박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황당해 법적대응 등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박 후보는 오차범위이긴 하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대로 간다면 승리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 결과 부동층이 40~50%에 달한 것으로 조사돼 이들의 ‘표심’이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김 후보는 지난 17대 총선 당시 영통에서 전 경기부지사 출신인 한나라당 한현규 후보와 싸워 1만표 이상의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됐다.

 

 권선, 현역 이기우-정치신인 정미경 '혈투'... 새 격전지 떠올라 

 

수원지역에서 가장 많은 6명의 후보가 출마한 권선에서도 민주당 현역 의원과 한나라당 정치 신인이 혈투를 벌이고 있어 관심거리다. 현역인 민주당 이기우(손학규 대표 비서실장) 후보와 변호사 출신인 한나라당 정미경(전 수원지검 검사) 후보가 오차범위에서 ‘혈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지난달 28~30일 <KBS>와 <MBC>가 이 지역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정 후보(27.6%)가 이 후보(26.7%)를 0.9%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보도된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정 후보 25.9%, 이 후보 22.3%로 격차가 조금 더 벌어졌다.

 

여기에다 지역사정에 밝은 자유선진당 손종학(전 수원시의원)· 민주노동당 이성윤(수원시당위원장)·친박연대 이상진(전 수원시의원)·평화통일가정당 신연경(경기남부교육국장) 후보가 틈새를 공략하며 득표전을 벌이고 있다. 정 후보 측에서는 자유선진당 손 후보와 친박연대 이 후보가 적지 않은 표를 잠식할 것으로 보고 긴장하는 눈치다.

 

이곳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민주당 이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면서 민주당의 ‘우세지역’으로 분류되는 듯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최근 이곳의 판세가 박빙으로 나오자 영통과 함께 ‘접전지역’으로 수정분류하고 선거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권선은 민주당 이 후보가 정치신인으로 17대 총선에 나서 한나라당 현역인 신현태 전 의원을 4800여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된 곳이다. 그런 이 후보가 4년 전 그때처럼 자신과 같은 정치신인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방어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싱거운 대결' 팔달-장안, 한나라당 독주에 민주당 추격전

 

수원에서 관심지역인데도, ‘싱거운 대결’이 예상되면서 언론의 관심대상에서 비켜나 있는 곳이 팔달과 장안 선거구다. 팔달은 4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남경필(경기도당위원장. 현 국회의원) 후보의 아성.

 

남 후보는 지난 2004년 4월 17대 총선 당시 거센 ‘탄핵 역풍’ 속에서도 끝까지 팔달을 사수하며 살아남았다. 당시 열린우리당 박공우(변호사) 후보는 남 후보에 맞서 선전을 벌였으나 투표결과 4000여표 차로 분패했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인 이대의(푸른정치포럼 대표) 후보와 평화통일가정당 정종호 후보가 남 후보에게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남 후보의 탄탄한 지지기반 탓에 민주당 이 후보가 고전을 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나라당과 남 후보 측은 “자체 분석결과 남 후보가 이 후보를 2배 이상 앞서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여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도 이곳을 열세지역으로 분류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해 볼 만한 싸움’이라고 말한다. 이 후보 핵심 선거관계자는 “자체 조사결과 남 후보가 30%, 이 후보가 27% 정도로 나타나는 등 오차범위에서 추격하고 있다”면서 “민심이 남 후보에게 등을 돌리고 있어 역전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장안 선거구도 한나라당 우세지역으로 꼽힌다. 이곳은 17대 총선 때 현역 의원으로, 열린우리당 후보였던 수원시장 출신의 심재덕 의원에게 패한 한나라당 박종희(16대 국회의원. 전 한나라당 대변인) 후보가 돌아오면서 판세가 박 후보 쪽으로 기운 상황이다.

 

돌아온 박종희, 여유 있는 독주... 민주당 이찬열 후보 '뒤집기' 시도 

 

민주당은 박 후보에 맞설 대항마로 전 경기도의원 출신인 이찬열 후보를 내세워 맹추격전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은 열세를 극복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박 후보는 선거전 초반부터 멀찌감치 민주당 이 후보를 따돌리고 여유 있는 독주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28~30일 <KBS>와 <MBC>가 장안구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 박 후보 40.8%, 민주당 이 후보 21.8%로 나타났다. 평화통일가정당 정인석 후보는 아예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박종희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는 참고자료일 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 “겸손한 자세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게 후보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찬열 후보 측은 “현재 불리한 입장에 놓인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후보의 도덕성 문제와 지역발전 청사진으로 유권자들을 설득해 나간다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판세를 반영하듯 민주당은 최근 수원 팔달과 장안 선거구를 열세지역으로 분류한 반면 한나라당은 우세지역으로 꼽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팔달·장안을 포기하고, 영통과 권선을 사수하는 전략을 세웠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공세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과연 영통과 권선을 사수할 수 있을지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다. 수원을 통째로 한나라당에게 넘겨 줄 것인가, 아니면 2곳은 결사적으로 지켜내 절반의 성공이라도 거둘 것인가. 민주당의 전략과 전술이 주목된다.

 

민주당이 '삼성특검 조기종결' 공약을?

민주-한나라당 후보들 공동공약 발표... 대동소이

 

 

민주당과 한나라당 소속 수원지역 4개 선거구 출마 후보들은 이번 총선에서 수원발전을 위한 공동공약을 내놓았으나 양당의 공약은 표현만 다를 뿐, 거의 대동소이하다. 민주당 후보 4명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수원지역의 7대 공약을 발표했다.

 

그 내용을 보면 ▲신분당선 연장선 일괄조기착공 ▲과천~의왕간 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수원비행장 이전 및 한국형 실리콘밸리 조성 ▲수원화성 복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공교육 예산확대 ▲유아보육지원과 보육교사 처우개선 ▲삼성특검 합리적 조기종결 등이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삼성특검 합리적 조기종결이다. 삼성특검법 발의를 주도한 민주당 후보들이 삼성특검 조기종결을 공약으로 내놓은데 대해 일각에서는 “수원 삼성전자 직원들을 겨냥한 속 보이는 ‘득표전략’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거관계자는 “삼성특검이 길어지면서 수원 삼성전자 주변 상가들이 삼성직원들의 발길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며 “문제를 그냥 덮자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합리적 절차를 거쳐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것”라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후보 4명도 ▲수원화성 역사·문화 중심도시 조성과 지원특별법 통과 ▲수원비행장 이전과 첨단산업단지 유치 ▲교통난 해소 ▲교육중심도시 건설 등 4대 역점 추진사업을 공동공약으로 발표하고 18대 국회에 들어가면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격전지 #수원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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