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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성탄절에 사라진 지 80일 만인 14일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온 이혜진(11)양의 빈소에 애도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DNA감식을 통해 실종된 이혜진양으로 확인된 이양의 시신은 14일 앰뷸런스편으로 운구되어 저녁 7시 혜진양이 거주하는 인근 경기도 안양시 메트로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됐다. 빈소는 메트로병원 내 장례식장 3층에 마련됐다.

 

이양의 시신은 병원에 도착한 뒤 흰색 천에 덮인 채 안치실로 옮겨졌으며 혜진이 삼촌들, 안양8동 하연호 시의원,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모임 나주봉 회장이 입회했다. 경찰은 심하게 부패한 시신을 보고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여 부모에게는 보여 주지 않았다.

 

"네 얼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려고 버텼는데..."

 

어머니 이달순(42)씨는 "네 얼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려고 버텼는데 끝내 못 보고 보내는구나"라며 영정 앞에 주저앉아 통곡하고 큰 아들과 둘째 딸도 오열해 지켜보는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아버지 이창근(47)씨는 "진아! 아빠는 할 말이 없구나. 미안하다 진아. 행복하게 지내라 그리고 편안히 가라. 잘 가라"는 말을 되뇌이다 "범인을 꼭 잡아야 해. 범인을 꼭 잡아서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버지 이씨는 함께 빈소를 지키던 두 자녀들 앞에서 눈물을 애써 감추다 조문객이 없을 때 조용히 화장실 구석에서 흐느껴 지켜보는 취재진들의 가슴을 저미게 했다.

 

실종 어린이들의 무사귀환 노란리본 달기를 시작했던 안양YMCA 문홍빈 사무총장은 "혜진이의 죽음이 너무나 안타깝다.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예슬이가 꼭 살아 돌아오길 기도하는 심정이다"며 "어린이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이 시급히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첫날 혜진이 빈소를 찾았던 이필운 안양시장도 가족들을 위로한 후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겠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강조했다.

 

빈소에 애도의 발걸음... 학교 친구들 눈물바다

 

이양의 빈소에는 친척들과 명학초등학교 교사들과 운영위원회 학부모들, 안양8동 통친회원들, 안양 만안구청과 동사무소 직원들이 문상을 도와주고 있다.

 

빈소가 차려진 첫날 이필운 안양시장을 시작으로 안양교육장, 만안구청장, 이종걸·이석현 국회의원 등 각계인사들이 찾아 유족들을 위로한 데 이어 둘째날에는 오후부터 혜진이 학교 친구들, 일반 시민들도 찾아와 분향과 헌화를 하면서 혜진양의 명복을 빌고 있다.

 

혜진이는 새학기를 맞으면서 이제 명학초등학교 4학년이 됐다. 15일 오후 1시 40분, 이제 만날 수조차 없는 혜진이를 사진으로나마 보기 위해 담임 선생님과 함께 빈소를 찾은 학교 친구들 40여 명은 국화 한 송이씩을 혜진이 영정 앞에 놓고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렸다.

 

국화꽃 속에 놓인 혜진이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분향실을 나온 어린이들은 장례식장 복도 한쪽에서 머리를 파묻고 울음바다를 이루어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혜진이, 17일 화장 후 안양시립 청계공원묘지에 안장

 

혜진이의 장례식은 당초 16일 오전 명학초등학교 학부모회가 주관하는 가족장으로 치르려 했으나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하루 늦춰져 오는 17일 오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혜진이 가족과 장례 문제를 협의했던 메트로병원 장례식장 이임행 실장은 14일 오후 1시 10분 빈소에서 기자들에게 장례 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혜진양 장례식은 8시 30분 발인 후 8시 40분 안양8동 집을 거쳐 9시 10분 혜진이가 다니던 안양 명학초등학교를 찾는다. 혜진양의 시신은 학교에서 학생 대표의 조사, 선생님 송사를 듣고 나서 교실을 한 바퀴 둘러본 후 11시 10분 수원 연화장에 도착해 12시에 화장한다. 

 

화장된 이양의 유골은 오후 3시께 안양시립 청계공원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혜진이 어머니 이달순씨는 "경북 안동에 선산이 있어 혜진이를 당초 그곳에다 묻으려고 했는데 너무 멀어 오빠와 언니 우리 가족들이 자주 찾아보지 못할 것 같아서 고민했는데 안양시에서 장례문제를 지원해 주셔서 가까운 곳에 묻기로 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혜진이#실종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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