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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는 대한민국의 60만 명 중 한 명입니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취업준비생이 60만 명을 넘었다고 하더군요. 저도 역시 취업준비생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며 입사지원서를 제출하고, 토익 공부를 하고, 자격증 시험을 치며 살아온 게 벌써 6개월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길다면 충분히 긴 이 6개월 동안 입사지원서를 쓰면서 몇 가지 불편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입사지원서 작성, 일단 다 쓰고 저장하라?

 

입사지원서에는 써야 할 것들이 참 많습니다. 사진도 넣어야 하고, 기본 인적사항도 써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입사지원서 쓰기에 익숙해지면(?) 몇 분만에 금방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자기소개서입니다. 우선 각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기소개서 양식이나 질문이 다르기 때문에 입사지원서를 쓸 때마다 거의 새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자기소개서는 한 문항 당 기본 몇 백 단어의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그래서 저는 입사지원 마감일 1주일 전부터 입사지원서를 적기 시작하는데, 인적사항은 한 번에 적고, 자기소개서는 며칠에 나누어서 적습니다. 예를 들면 하루에 한 문항씩,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가끔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위 사진은 어느 두 회사의 입사지원서 저장 페이지를 비교한 것입니다. 위의 페이지는 모든 항목을 '충실하게' 작성하지 않을 경우, 앞에 적었던 인적 사항도 저장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래 페이지는 각 단계별로 저장을 할 수가 있어 자기소개서를 저장하지 않았다 해도 앞의 인적사항은 그대로 저장이 됩니다.

 

저는 결국 중간 저장이 되지 않는 입사지원 페이지는 'ㅇㅇ'을 500개 정도 반복해서 자기소개서 부분을 채우고 저장했습니다. 그래야 수정할 때 인적사항부터 다시 적지 않아도 되니깐요. 다행히 수정은 되더군요. 가끔은 한 번 제출하면 수정도 안되는 곳도 있습니다.

 

왜 가족들의 출신학교와 직장, 직위가 필요할까?

 

얼마 전 제가 한 방송국에 입사지원을 하려고 입사지원서를 다운받았습니다. 그리고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려고 작성 방법에 대해 안내되어 있는 부분을 읽어보며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아니, 취업은 내가 하는데 왜 가족들의 출신학교명과 직장, 직위를 적으라고 하지?'

 

 

보통 입사지원서에서는 가족들의 최종학력을 묻지만, 이 입사지원서는 최종학력이 아니라 최종 '출신학교명'을 묻고 있었습니다. 거기다 직장명과 직위까지도 말입니다.

 

저는 입사지원서의 목적이 제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저에 대한 인적사항과 소개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의 출신학교명과 직장명, 직위까지 묻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출해야 하는 사진 크기, '그때그때 달라요~!'

 

몇 년 전에 어느 개그 프로에서 유행시켰던 유행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때그때 달라요~!' 입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 말고도 이 말이 딱 들어맞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입사지원서의 '사진'입니다.

 

옆의 사진은 어느 두 회사의 입사지원 페이지를 비교한 것입니다. 위 페이지에서 요구하는 사진 크기는 가로 110픽셀, 세로 150픽셀입니다. 그런데 아래 페이지에서 요구하는 사진 크기는 가로 354픽셀, 세로 472픽셀입니다. 이 사진에 나오는 크기 말고도 얼마 전에는 가로 110픽셀, 세로 134픽셀의 사진을 제출했습니다.

 

항상 입사지원서를 쓸 때마다 옆에 포토샵 프로그램을 열어놓습니다. 증명사진은 한 장인데 요구하는 사진 크기가 제각각이라 각 입사지원서에 해당하는 사진 크기대로 다시 사진을 바꿔야 합니다. 일반 증명사진은 가로 3cm, 세로 4cm면서 왜 입사지원서에 들어가는 사진의 크기는 저렇게 조금씩 바뀌어야 할까요?

 

입사지원서, 기본 틀은 기업에 상관없이 좀 같았으면

 

저는 각 기업들이 연합해서 입사지원서의 틀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사진의 크기를 똑같이 정한다던가, 중간저장 페이지를 만들지 말지에 대한 여부를 정한다던가 등이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입사지원서를 하나하나 보는 채용담당자님들도 힘드시겠지만, 작성하는 구직자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조금이라도 구직자들의 수고를 덜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블로그 '소피아의 일상이야기(http://synsophia.zoa.to)'에도 실렸습니다. 


#입사지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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