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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시장 우리동네 시장의 저녁 풍경이다. 길 양쪽으로 가게들이 있다. 없는게 없어 필요한 물건은 모두 구입이 가능하다. 왼쪽의 첫 번째 보이는 가게가 두부가게다. 내가 제일 자주 가는 곳이다. 오늘은 야채가게에서 숙주나물을 500원어치 샀다. 생선가게에서는 주로 꼬막을 사는데 요즘은 들른 적이 언젠지 모르겠다. 점포를 내 놓은 가게가 보이는 것을 보면 시장 역시 경기가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동네시장우리동네 시장의 저녁 풍경이다. 길 양쪽으로 가게들이 있다. 없는게 없어 필요한 물건은 모두 구입이 가능하다. 왼쪽의 첫 번째 보이는 가게가 두부가게다. 내가 제일 자주 가는 곳이다. 오늘은 야채가게에서 숙주나물을 500원어치 샀다. 생선가게에서는 주로 꼬막을 사는데 요즘은 들른 적이 언젠지 모르겠다. 점포를 내 놓은 가게가 보이는 것을 보면 시장 역시 경기가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 정민숙

텔레비전 뉴스에서도, 신문에서도 연일 물가 상승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08년 3월 현재 세세한 품목을 들지 않아도 많은 부분 가격이 올랐고, 오를 예정이란다. 전업주부로 생활하고 있어, 작은 부분의 물가 인상에도 우리집 가계부에는 당장 주름이 잡혀 생활하기가 힘들다. 안 먹고 안 쓰고 살면 좋으련만, 그래도 가장 기본적인 것들은 써야 살지 않겠는가?

물가 인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내가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것은 2007년 가을부터다. 대표적인 품목이 두부다. 중국인들의 콩 소비량 증가로 수입 콩 양이 얼마 없어 콩 값이 인상되어 두부가격을 올린다는 플래카드가 우리 동네에 등장한게 그 무렵이다. 직접 두부를 만들어 파는 가겐데, 이전에는 1000원 하던 두부 한 모가 30% 인상되어 1300원이 되었다.

우리 가족이 주로 장을 보는 곳은 다섯 군데다. 성수역 근처에 있는 대형할인매장, 용두역 근처에 있는 대형할인매장, 우리 동네 시장, 경동시장, 강변역 근처에 있는 마트다. 대형할인매장에는 주로 일주일이나 열흘에 한 번씩 갔고, 한 번 결제하는 금액은 10만원에서 20만원 사이다.

우리 동네 시장에서는 주로 두부가게, 야채가게, 생선가게, 과일가게, 슈퍼마켓, 정육점 등을 이용하는데 결제금액은 1만원에서 3~4만원 사이다. 간단한 야채들이나 콩나물 등을 사기도 하는데, 육류보다 야채를 많이 먹는 우리 집은 요즘 야채를 많이 먹지 못한다.

대형할인매장들이나 동네 시장이나 모두 가격이 올라 장바구니 가득 한꺼번에 구입하기가 겁이 나서 요즘엔 꼭 필요한 양만 산다.  결제금액도 될 수 있으면 5만원 안팎으로 한다. 들어오는 수입은 일정한데 나가야 할 돈은, 이전과  같은 양을 사용해도 훨씬 많아졌다. 한 달에 얼마를 쓰게 되는지 파악하기 힘들어 걱정이 된다. 이 달 지난 후에는 더 오를텐데….

3월 4일 새 학년이 되니 꼭 필요한 물건들만 준비하라고 꼼꼼하게 적힌 가정통신문을 두 아이가 가져왔다. 그러나 초등 3학년과 초등 5학년이 된 두 아이 학습준비물품을 사는데 7만1500원이나 들었다. 또 급식비도 인상되었다. 그러나 급식비에는 불만이 없다. 집에서 해 주는 것보다 영양이나 가격을 보면 훨씬 낫기 때문이다.

둘째는 방과 후 교육으로 컴퓨터와 미술을 신청하여 그 비용이 스쿨뱅킹에서 출금되는데 3월 초순 중으로 입금해야 한다. 학기 초라 내야 할 비용들이 몰려있다. 그러나 이런 물가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 상태가 유지되는 것인지, 물가인상이 계속 될 것인지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대중교통비용도 하루에 왕복요금이 개인당 3000원이 훨씬 넘는데, 버스요금과 지하철요금이 언제 오를지 걱정이다.

재개발로 인해 집이 부족해 우리 동네엔 전세도 별로 없다. 이사 가려 해도 옮길 집이 없다. 부동산에 가서 요즘 전세상황이 어떤가 하고 물으니, 보통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가 올랐다고 한다. 우리 집은 9월이 만기니 그때 다시 계약을 해야 하는데 그때쯤이면 3000만원까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2008년 올해. 초등학생 두 아이와 남편과 내가 주거지를 옮기지 않고, 이전과 비슷한 생활을 하려면 지금까지의 생활비보다 얼마가 더 들어가야 하는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더 이상 허리 띠를 졸라 맬 곳도 없다. 일단은 전기요금과 수도요금 가스요금은 한 푼이라도 줄여보고, 덜 쓰고 덜 먹는 것으로 적자를 메우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고 물가가 올라도 삶은 지속되겠지만, 어떤 식으로 지속될지 지켜볼 수 있는 여유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물가를 잡아줘' 기사쓰기 제안을 보고 작성했습니다.

3월 5일 두부가격이 1500원이 되었다. 50% 인상이다. 파는 아줌마나 사는 나나 둘다 허탈하게 웃었다. 우리동네 수퍼에서 라면을 세 박스나 사 가는 부부를 보고 남편이 혀를 찼다. 사재기라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쌀부터 고춧가루,깨소금, 마늘 등 모든 것을 사서 먹어야하는 도시민의 생활이 팍팍하기만 하지만 사재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값이 팍 오른 다음에는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물가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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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 구강건강교육 하는 치과위생사. 이웃들 이야기와 아이들 학교 교육, 책, 영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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