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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연패를 거듭한 뒤 화요일(4일) 4개 주에서 예비선거를 치르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처지는 지난해 뉴욕 메츠의 경기를 떠올리게 한다.

 

뉴욕 메츠는 한 때 플레이오프 승리가 확실해 보였으나 불과 2주 만에 2위 자리로 주저앉은 바 있다. 뉴욕 메츠는 올해 사이영상을 두 차례 수상한 조핸 산타나 투수를 영입해 승운을 되살리려 하고 있고 힐러리 클린턴은 오하이오와 텍사스주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가 위스콘신주와 하와이주에서 연승을 거두며 순항을 한 지난 2주 동안 클린턴 캠프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네거티브 공격을 가하며 오바마의 질주를 막아보려 애를 썼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역풍을 일으킬 위험이 매우 높다.

 

힐러리가 경험이 일천한 대통령을 뽑으면 어떤 재앙이 오는지 조지 부시 대통령을 예를 들어 설명하자 오바마 측은 힐러리 클린턴 의원이 이라크전 개전안에 찬성표를 던져 부시 정부가 전쟁을 시작할 수 있었음을 상기시키며 즉각 역공에 나섰다.

 

간당간당한 힐러리의 마지막 기회

 

이제 힐러리 역시 더 이상 후보지명을 바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현재 민주당의 대의원 배분 방식 하에서 이것은 불가능하다.

 

CBS 뉴스의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대의원 확보경쟁에서 1199명을 얻어 1035명을 확보한 힐러리에 앞서고 있다. 힐러리의 마지막 희망은 나머지 예비선거에서 최대한 많은 대의원을 확보한 뒤 슈퍼대의원들을 설득해 이들의 표를 자신에게 끌어오는 것뿐이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힐러리에게는 힘겨운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주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선거구에 더 많은 대의원을 배정하는 보기 드문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1976년 지미 카터 후보 당선 이후 단 한 번도 민주당에 기운 적이 없던 텍사스주에서 민주당 지지 선거구란 흑인과 대학생 유권자가 많은 지역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들은 그간 오바마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온 그룹이다. 텍사스주는 또 예비선거와 당원대회를 조합한 복잡한 방식의 경선을 치르는데 올해 당원대회를 치른 곳은 단 한 개 주를 제외하고 모두 오바마가 승리를 거두었다.

 

오하이오주의 경우 힐러리가 박빙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하이오주는 개방형 예비선거 방식을 채택했는데 공화당 대선후보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상당수의 무당파와 공화당 성향 유권자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표심 역시 모두 오바마에게 기울어 있어 오바마가 유리한 상황이다.

 

따라서 힐러리가 텍사스와 오하이오, 로드 아일랜드 주에서 득표수에서 이겨도 이번 화요일 이곳에 걸린 444명의 대의원 과반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오바마 지지자들과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같은 슈퍼 대의원 사이에서는 힐러리가 화요일 두 개 주 중 한 곳이라도 승리하지 못하면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펜실베니아주의 다음 예비선거가 4월 22일로 예정된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또다시 7주간이나 후보 간에 상처를 입히는 네거티브 캠페인이 지속되는 상황이 달갑지 않을 것이고 그보다는 11월 본선을 겨냥해 존 매케인 후보와 직접 대결에 전념하는 편을 선호할 것이다.

 

힐러리 캠프는 지금쯤 루디 줄리아니 뉴욕 전 시장이 경선 초반을 포기하는 대신 플로리다주에 집중하는 오판을 한 전철을 자신들이 다시 밟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한 번 연패를 거듭하기 시작하면 유권자들은 후보를 대수롭지 않게 보는 법이다. 
 
(*번역: 민경진)

태그:#오바마, #힐러리, #미니 슈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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