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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귀향한 봉하마을에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 왼쪽은 방문객들에게 인사하는 노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씨 모습.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귀향한 봉하마을에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 왼쪽은 방문객들에게 인사하는 노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씨 모습. ⓒ 경남도민일보 김구연

"봉하마을에 왜 이리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거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귀향한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달 25일 이후 평일에는 하루 3000여명 안팎이 다녀갔는데, 귀향 뒤 첫 주말인 지난 1~2일 이틀 동안 무려 1만5000여명이 찾았다.

봉하마을에는 차량 25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주말에는 비좁을 정도다. 지난 1일과 2일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바람에 봉하마을에서 1.5km 가량 떨어진 본산공단 입구까지 차량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이에 김해경찰서는 50여명을 투입해 교통통제에 나서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식 홈페이지(사람사는 세상, www.knowhow.or.kr)에도 많은 네티즌들이 몰려들고 있다. 회원게시판에는 3일 오후 3시 현재 1만4300여개가 넘는 글이 올라왔다.

"왜 관광객들이 많이 몰린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 비서는 "그거야 관광객들이 잘 알 것이다, 우리도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노 전 대통령께서도 왜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종의 그리움", "첫 귀향 대통령에 대한 호기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는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하는 25일에도 공사를 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는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하는 25일에도 공사를 하고 있다. ⓒ 윤성효

선진규 봉하청소년수련원 원장은 "일종의 그리움 아니겠느냐"며 "하여튼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으니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강재규 김해 인제대 교수(법학)는 "역대 여러 대통령이 있었지만 고향에 정착하기는 처음이다"라며 "그런 것에 대한 국민들의 호기심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부분도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이 솔직담백하고 서민적인 부분이 있어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강 교수는 "노 전 대통령 재직 시 많은 부분에 있어 권위주의가 타파되었다"며 "국민 누구나 노 전 대통령을 많이 비판 했지만, 그런 비판에 대해 미안함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봉하마을 관광안내센터 문화관광해설사 김민정씨는 "생가뿐만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느냐'고 질문을 하는 것을 볼 때, 노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하루 서너 차례 정도 사저 바깥으로 나와 관광객들을 만나고 있다"며 "시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서 가보면 노 전 대통령이 나왔다는 것을 알 정도다"고 말했다.

김해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상당히 많은 관광객들이 봉하마을을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었다"면서 "관광객이 몰려 들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교통문제가 발생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각 부서별로 점검한 뒤 관광객들의 불편사항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 '입택 축하 난 화분' 보내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방문객들이 방명록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방문객들이 방명록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윤성효

노무현 전 대통령은 2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입택을 축하하는 난 화분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경 사저를 찾은 박재완 정무수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노 전 대통령은 하루 서너 차례 사저 바깥으로 나와 방문객들에게 손을 흔드는 등 인사를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저는 생가 바로 옆에 있는데, 관광객들은 생가까지 접근할 수 있다. 생가와 사저 대문까지 거리는 약 10여m.

노 전 대통령은 1일 오후 부인 권양숙씨와 방문객 등 100여명과 함께 화포천을 걸어서 3시간 가량 산책하기도 했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은 방문객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한 비서는 "생가와 거리가 10m 정도인데, 200~300명이 모여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면 사저 안에까지 들린다, 그러면 안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일에는 사람들이 하도 많이 와서 그냥 보내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나보다, 그래서 방문객들과 접촉하는 시간을 갖고자 산책을 했던 것이다"라며 "그런데 인원이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방문객 200~300명씩 부르면 안 나올 수도 없고..."

노 전 대통령은 조만간 봉하마을 주민들과 상견례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관인 마을회관이 준공돼 조만간 준공기념식을 할 예정인데, 이 때 노 전 대통령이 참석해 마을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의 한 비서는 "마을주민들과 상견례를 해야 하는데 일정을 잡고 있다"면서 "퇴임하던 날 귀향 환영식 때 주민들이 고생했고 앞으로 생활도 같이 해야 하기에 상견례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귀향 이후 며칠 동안은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사저에서 지냈다"며 "화포천이나 봉하마을을 둘러보고 앞으로 마을을 어떻게 가꾸어갈 것인지에 대해 여러 구상을 하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홈페이지도 개편해 국민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은 지난 2월 29일부터 봉하마을 곳곳에 노란 풍선을 매달고 방문객에게 나눠주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봉하마을 부녀회와 청년회는 '마을 테마주막촌'을 만들어 국밥과 파전을 팔고 있다.


#노무현#봉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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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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