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존치 문제로 난항을 거듭하던 정부조직개편 협상이 20일 타결되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통합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2시 30분 최종 합의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하고 위원 5인 중 2인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그 중 1인을 위원장으로 지명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방송통신위원 5인 중 3인은 국회 추천 몫이다.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의 교섭단체가 1인을 추천, 그 외 교섭단체들이 2인을 추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하였다.

이 같은 여야 합의에 따라 방송통신위 설치법안은 정부조직법과 함께 21일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

그동안 줄기차게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독립성을 위해 무소속 독립 행정기구로 독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언론개혁시민연대는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야합을 강력히 규탄하고, 방송통신위원회 설립에 대한 합의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 방송통신위 설립 재논의를 촉구하였다.

언론연대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인총연합회 등은 기자회견에서 방송통신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하는 것은 방송을 대통령 통제 하에 두려는 것으로 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였다.

천영세 의원은 “통합민주당과 원내대표 간 방송통신위원회에 관한 합의 부분은 방송 통신 융합이라는 미디어 구조변동을 기회 삼아 방송을 대통령 휘하로 예속시키려는 속셈을 그대로 담고 있다“고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였다.

김영호 언론연대 공동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간 방송통신위원회 위상, 위원구성, 위원장 임명방식에 대한 이번 합의는 원천무효”라며 “방송통신위원회 설립은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종사자 등 관련 이해단체와 미디어 수용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이후에 진행해야 한다”며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도 “대통령이 좌지우지하는 방송을 상상이나 했는가. 머지않아 국민의 눈과 귀는 국가권력에 의해 가려질 것이다. 민주주의 공론장으로서 방송은 사라지고 정권의 나팔수를 자처하는 방송만이 존재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며, 방송이 권력유지 연장의 도구로 전락할 때 그 피해는 모조리 국민의 몫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방송통신 융합은 당연히 방송의 공익성과 독립성이 논의의 근간이어야 한다”며 “그 동안 방송의 공공성과 수용자 중심의 미디어 정책을 주장해 온 우리는 이번 정부 조직개편안을 합의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고, “이번 졸속합의를 밀어붙인다면 민주화의 역사를 거꾸로 돌린 오명을 벗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설립은 시민사회 단체와 언론종사자 등 관련 이해단체 및 미디어 수용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이후에 진행해도 늦지 않다”며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논의를 진지하게 다시 시작하라고 요구하였다.

한편, 이날 법안심사소위에서 ‘DTV 전환특별법’은 통과되었으나, 방통위기구개편안은 정족수가 모자라 논의를 더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