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1일) 처참한 모습의 숭례문을 보러 갔다. 수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하릴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고, 그들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KBS 촬영팀을 향해 크게 나무라기도 했으며, CNN이 보도하는 것을 보면서 외국에 망신이라며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또 6·25전쟁 때도 멀쩡했던 숭례문이 왜 불에 타야 하느냐며 탄식하기도 했는데, 보다보다 나는 더는 지켜볼 수 없어 돌아왔지만 내내 불탄 숭례문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일하기도 어려웠다. 이 소식을 접한 도쿄에 사는 재일교포 조영숙씨는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왔다. "이게 내 조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구나 싶어 미칠 지경입니다.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대한민국은 고쳐나가야 하나…. 우리 국민들이 고쳐나가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긴 있나? (중략) 우리가 이러면 안 되겠죠…. 우리가 이러면… 나라를 잃었을 때도 힘을 내어 싸우신 순국선열 분들께 죄짓는 거겠죠…." 여기 열 장의 사진을 올린다. 처참하지만 우리 모두 반성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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