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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잠적 직전인 29일 저녁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박근혜 의원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자료사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잠적 직전인 29일 저녁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박근혜 의원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자료사진) ⓒ 이종호

한나라당내 공천신청 자격을 둘러싼 갈등이 당 지도부 간의 전면전 양상으로까지 흘러간 가운데, 강재섭 대표가 잠적 직전 박근혜 전 대표와 회동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강재섭, 박근혜와 회동 직후부터 잠적... "정치는 신의를 지켜야"

 

<오마이뉴스> 취재에 따르면, 강 대표는 지난 29일 저녁 7시 30분 삼성동의 한 호텔 레스토랑인 S클럽에서 박 전 대표와 만나 1시간 30분 가량 식사를 하며 얘기를 나눴다.

 

이날은 공천신청 자격을 놓고 '친이'와 '친박'간 전쟁이 시작된 날이다. 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부정·부패 연루자의 공천신청을 불허한 당규 3조2항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 대표는 박 전 대표와 회동한 직후부터 당무에서 손을 뗐다. 측근에게는 "정치라는 것이 당헌·당규의 해석을 떠나 서로 신의를 지키는 것이다. 정치가 이런 식으로 되면 한나라당은 자멸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박 전 대표 쪽의 손을 들어주는 말이었다.

 

당무 거부 이틀째인 31일밤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 대표는 이방호 사무총장을 정조준해 "뒤통수를 맞았다"며 이 사무총장의 사퇴까지 요구했다.

 

강재섭, 박근혜와 회동서 어떤 얘기 나눴기에...

 

따라서 강 대표와 박 전 대표가 회동에서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강 대표는 박 전 대표에게 "상황을 잘 풀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믿고 기다려달라"고 부탁했을 수 있다. 당 상황이 일촉즉발까지 치달았는데도 박 전 대표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박 전 대표는 강 대표와 회동한 다음날 자파의 좌장인 김무성 최고위원과 '친박' 의원들이 '집단 탈당' 의사를 내비쳤을 때도 이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문제가 된 당규 3조 2항의 적용문제에 대해서도 '지켜보겠다'는 뜻만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입맛에 맞게 해석하려는 것은 안 된다"며 "공심위가 법 저촉 여부를 한사람 한사람 검토한다고 하니 그 때 보면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31일 자파 의원들의 대책회의에 참석해서도 온건한 반응이었다. 박 전 대표는 "공심위 결정을 보고 또 논의할 필요가 있으면 다시 의논하자"며 일단 관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쪽을 또 믿어야 되느냐" "행동을 통일하자"는 의원들의 격앙된 반응과는 사뭇 달랐다.

 

"공천이 잘못된다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지하겠다"던 박 전 대표가 이처럼 '결행'을 미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재섭, 이 당선인 '공정 공천' 의지 전달했을 것"

 

해답은 강 대표와 박 전 대표의 회동에 있을 수 있다. 강 대표가 박 전 대표를 만났을 때 이 당선인의 '공정 공천' 의지를 재차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이 당선인은 기본적으로 당이 시끄럽게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강 대표가 박 전 대표를 만났다면 이런 당선인의 의중을 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 의원도 "박 전 대표가 강 대표를 믿고 있는 듯하다"며 "(잠적했을 때도) 연락이 닿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공천갈등#강재섭#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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