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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해서 책 읽기에 집중할수록 욕심 아닌 욕심이 생긴다. 그건 바로 ‘다른 사람들은 무슨 책을 읽을까’라든가 ‘그네들은 어떤 방법으로 책을 읽을까’와 같은 일종의 호기심이다.
 
처음에는 호기심 때문에 읽더라도, 책읽기에 관한 책을 본다는 건 결국 자기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는 셈이다. 책 읽는 자기 모습 말이다.
 

일기 형식, 주제별 형식 등 책 잘 읽는 법을 다룬 책들은 그 나름대로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독자 위치에서 보면, 독서법을 다룬 책은 대개 짧은 분량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룬 책일수록 더 많은 손길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 독자들이라면, 물론 독자들마다 성향은 물론 바라는 바도 각자 다르겠지만,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과 같은 책을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책읽기,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읽어야 하나

 

뜬금없이 수학 얘기를 한가지 하련다. 수학은 눈에 딱 들어오는 수치로 말한다. 그 어느 학문보다 간결하고 확실한 결과를 보여주는 학문이 바로 수학이다. 그런데, 의외로 수학은 아주 깊고도 긴 과정을 요구한다. 문제풀이 과정이 생략되거나 무시된 결과는 사실 수학 세계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과정이 생략되거나 무시된 결과는 마치 기초 없는 건물과 같기 때문에 신뢰받기 힘들다. 같은 이유로, 넌지시 말하건대, 독서법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면 꾸준히 독서하는 습관을 들일 일이다.

 

또 한 번 뜬금없이, 이번에는 질문을 해야겠다.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이 눈 앞에 놓여 있다면 어디부터 읽고 싶은가. 주제별로 구분(4부)되어 있고 각 주제마다 2-3장 정도의 적당한 분량으로 각각 10여 가지 내용-각 장마다 해당 주제를 다룬 글과 저자의 독서노트로 구성되어 있다-이 들어있다. 읽을 곳을 선택할 자유가 많은 책이니 만큼, 다양한 내용을 조금은 알고 읽는 게 좋겠다.

 

1부와 2부는 각각 ‘책읽기, 이렇게 하라’와 ‘책읽기, 이렇게 하지 마라’이다. 3부는 좀 더 내용을 진전시킨 것으로 ‘지름길 독서, 입장을 바꿔보면 책 읽기가 쉬워진다’이고 마지막 4부는 ‘책읽기, 그 속에 길이 있다’라는 주제 아래 독자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 찾도록 도와준다. 독자들 중에는 4부부터 보고픈 맘이 들지 모르겠지만, 지은이도 굳이 말리진 않을 게다. 급한 맘을 조금 누그러뜨리고 1부와 2부 사이를 오가는 정도로 이 책 첫 장을 열었으면 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지 않던가.

 

그 많은 내용을 다 말할 수도 없고 또 그렇게 하지 않으련다. 독자 몫이란 게 있는 법이니까. 더욱이 이토록 풍성한 주제를 부담 없는 분량으로 다룬 책이라면 더더욱 그런 배려가 필요하다. 이것이 좀 아쉽게 들린다면, 이름없는 미래의 독자들을 생각하며 책을 짓던 지은이 맘을 조금 들려주어야겠다.

 

“책읽기에 실패하는 원인들은 개인마다 다양하다. 나 스스로도 수없이 실패하고 또 성공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이지만 막상 실패를 접해 본 사람에게는 이 말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시간이나 조언자들이 필요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이 책, 5쪽)

 

이 책을 비롯해 이처럼 독서법을 다룬 책을 더 읽고 싶다면, 지은이도 1부 첫 장(1. 잠수함과 토끼-언제나 책을 들고 다녀라)에서 말했듯이, 언제 어디서나 꾸준히 책을 읽는 습관을 틈틈히 갖추는 게 좋겠다. 글을 쓰는 이에게 연필이 필요하듯 책 읽는 이에게 독서법이 필요한 것이라고나 할까. 아무 것도 없는 곳은 청소도 정리도 불필요한 일이 될 테니 말이다.

 

각 장마다 2-3장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50장을 이룬 책이어서 읽기 수월하다 싶지만, 그것도 생각하기 나름이다.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으라는 의미에서 지은이는 마지막 50번째 장 독서노트 공간을 비워두었다. 그 공간은 독자 몫이고 그 분량이 어느 정도로 늘어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제 정말 독자 몫이 놓였다. 좋은 독서법 찾기, 사실 이것은 결국 독자의 몫이다.

덧붙이는 글 |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안상헌 지음. 북포스, 2005.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 미래를 위한 자기발전 독서법

안상헌 지음, 북포스(2005)


#책읽기#좋은 독서법#안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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