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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린 고 하영일 열사 1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린 고 하영일 열사 1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 윤성효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창원을)이 대선 패배 뒤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참석해 "지나온 길보다 앞으로 갈 길이 더 어렵더라도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는 4․9 총선 재선 도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속에, 권 의원의 이같은 말은 재선 도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비춰지고 있다.

 

권 의원은 22일 오후 창원 소재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린 ‘민중의 벗 고 하영일 동지 1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했다. 대선 뒤 외부 활동을 자제해 온 권 의원은 사실상 이날 처음으로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린 고 하영일 열사 1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린 고 하영일 열사 1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 윤성효

권 의원은 이날 추모제에 참석하기 전 양산 솥발산 공원묘원부터 다녀왔다고 털어놓았다. 이곳에는 부산․울산․경남지역 노동·․민주열사 20여명이 묻혀 있다.

 

권 의원은 고 이경숙·박창수·조수원·양봉수·김주익·배달호·하영일 열사 등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들은 가슴에 다시 새겼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수많은 열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2003년 1월 9일 고 배달호 동지가 두산중 노동자광장에서 자기의 몸을 불살랐을 때 마음이 아팠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면서 "오늘 솥발산을 오르는데 한 여성이 같이 오르면서 배달호 동지가 유서에 남겼던 '출근을 해도 재미가 없다'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자기가 그렇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또 권 의원은 "2002년과 2004년, 2007년 여러 선거가 끝날 때마다 우리 동지들이 많이 죽었다. 그때마다 더 이상 사람이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오늘도 참으로 무거운 가슴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였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린 고 하영일 열사 1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린 고 하영일 열사 1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 윤성효

대선 뒤 벌어진 당내 갈등 등을 염두한 듯 그는 "40여일 동안 노동운동과 민주운동을 하면서 이때처럼 힘들고 고달팠던 날이 없었다, 국민의 심판은 엄정했다,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감당하기에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냉정하지 못한 말들이 오고가는 상황을 보면서 입은 있으되 말할 수 없는 것이 가슴 시리고 아팠다"면서 "'이제 그만하라'는 말도 들었다, 동지들의 질책이나 애정 어린 말도 들었다. 여기까지 그 긴 날을 수없이 되돌아 보면서 고민하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주노동당 창당 이래 우리 어깨에 지워졌던 짐을 하루도 내려놓은 적이 없다, 이 시점에서 당은 우리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의무와 과제에 놓여있다, 하지만 풀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수많은 날 되짚어 보니 앞으로 날들이 지나온 날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 길을 헤쳐 나가고자 다짐한다, 당은 아픔을 딛고 일어서리라 확신한다, 권토중래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의원은 "솥발산에 묻혀 있는 한분 한분을 만났다, 그 분들이 돌아가셨을 때 저는 대부분 장례위원장을 맡거나 조문을 하기도 했다, 거의 모든 분들이 저보다 더 오래 살아야 할 분들이셨다, 그 분들은 목숨을 빼앗겼다, 그 분들을 가슴에 새기면서 어렵더라도 살아나갈 것이라 다짐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추모제 참석 전 기자와 만났지만 말을 아꼈다. "재선에 도전할 것이냐"거나 "민주노동당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최근 일부 진영에서 탈당 사태가 생겨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지만 권 의원은 "지금은 입장을 밝힐 시기가 아니다, 조만간 보자"고 대답했다.

 

권 의원은 이날 저녁 창원 반송동·웅남동 일대 당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활동폭을 점점 넓히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추모제 전에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이병하 위원장과 '창원갑' 예비후보로 등록한 손석형 민주노동당 창원시위원장 등을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실에서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비상대책위 이병하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실에서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비상대책위 이병하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권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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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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