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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분노 폭발 태안보건의료원과 태안읍내 곳곳에 삼성과 검찰을 비난하는 펼침막이 수십개 걸리고 있다.
삼성 분노 폭발태안보건의료원과 태안읍내 곳곳에 삼성과 검찰을 비난하는 펼침막이 수십개 걸리고 있다. ⓒ 신문웅

태안반도 기름유출사고로 인해 낙심한 끝에 음독자살한 고 이영권씨의 장례가 태안군민장으로 치러진다.

당초 유족들과 서산수협 헤베이 스프리트호 유류피해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이원재 김진묵)는 12일 오후까지만 해도 대책위원회장으로 준비를 했으나 이날 저녁 군내 각급 기관단체들이 '태안군민장'으로 장례식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면서 '고 이영권 선생 태안군민장'으로 확정했다.

또 태안군 모든 단체와 주민들이 망라되는 ‘고 이영권 선생 태안군민장례위원회’를 구성키로 하는 대신, 모든 장례 절차는 서산수협 헤베이 스프리트호 유류피해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이원재 김진묵)가 주관해 14일 오전 11시 태안군청 광장에서 영결식 및 노제를 지내기로 했다.

심상정 의원 주민 격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최근웅씨를 격려하고 있다.
심상정 의원 주민 격려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최근웅씨를 격려하고 있다. ⓒ 신문웅

내일 영결식에는 현재까지 파악된 태안군민만 해도 약 1만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영결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1시간 정도 영결식을 마치고, 상여를 선두로 상복을 입은 1천여명의 군민들이 태안해양결찰서까지 약 2.5km 정도의 거리 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태안해경 앞에서 시위를 벌인 운구 행렬은 운구차와 버스를 이용 고 이영권 선생이 평소 자신의 터전으로 소중히 여기던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십리포 해변에서 동네 주민들이 마련한 노제를 지내고 오후 3시경 의항리 선산에 하관이 될 예정이다.

장례 위원회는 당초 계획했던 삼성 본관 앞 시위를 포기하는 대신 어느 때보다 태안군민의 결집된 힘을 보여주고 현재 산재된 조직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방안으로 고 이영권씨 장례를 태안군민장으로 확대해 향후 투쟁을 모색하는 현실적인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 이영권씨의 장례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태안군보건의료원 주변과 태안읍 곳곳에는 ‘수수방관 부실수사 해양경찰청장 문책하라’, ‘태안군민 다 죽이는 삼성그룹 박살내자’, ‘사람 죽인 삼성그룹 참회하라’, ‘삼성그룹 보위부대 서산검찰 자폭하라’, ‘떡값 검찰 장학생 검찰 삼성리 두려우냐’, ‘타살된 태안바다 삼성그룹 살려내라’ 등 삼성과 검찰을 비난하는 펼침막 수십 개가 걸리고 있다.

 심상정 의원이 고 이영권씨 빈소를 찾아 조문이후  큰 아들 이동규씨를 위로하고 있다.
심상정 의원이 고 이영권씨 빈소를 찾아 조문이후 큰 아들 이동규씨를 위로하고 있다. ⓒ 신문웅
또 빈소가 마련된 태안보건의료원 장례식장에는 국민중심당 대표 심대평 의원,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 국민건강보험 공단 이재용 이사장, 국회농림수산위원장 권오을 의원 등이 조화를 보내왔다.

13일엔 정치인들의 조문도 이어져 전날 중앙위에서 비대위원장에 선출된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오전 12시 30분경 충남도당 임성대 위원장 등 조문단 20여명과 빈소를 방문해 유족과 어민들을 위로했다.

심상정 의원은 “비대위원장 선출 이후 고 이영권씨 빈소 방문이 첫 공식 활동”이라며 “민주노동당은 현재 각 당이 올린 특별법이 두루뭉술해 구체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다음 주중으로 국회에서 민주노동당이 주최하는 특별법 관련 공청회에 태안지역 피해 주민들을 초청해 의견을 들어 특별법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주민 대표들과 식사를 하면서 나눈 대화에서는 “검찰이 공정 수사만을 하면 분명한 가해자가 나타나는데 왜 수사 결과도 공개를 못하는지 모르겠다”며 “중앙당에 올라가면 즉시 농림수산위 강기갑 의원을 통해 태안해경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와 검찰의 공정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도 발표하도록 하며 삼성그룹이 자신들이 만든 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는데 더욱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1시 30분경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손한규 대표, 정세균 태안재난지역특별위원장, 문석호 법률지원단장 등 통합신당 조문단 20여명이 빈소를 방문 유가족과 어민들을 위로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손학규 대표는 “정부가 내려준 특별생계 지원금 300억원이 사고 발생 한 달이 지났어도 집행이 안 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돌아가면 즉시 예산의 집행은 물론 특별법이 반드시 2월 임시회에 통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민주신당 대표가 고인의 딸을 위로하고 있다.
손학규 민주신당 대표가 고인의 딸을 위로하고 있다. ⓒ 신문웅

한편 14일 장례식에 이어 오는 18일 오후 1시 태안읍 신미널인근에서 열리는 ‘완전배상, 완전복구 가해자 무한책임 특별법 제정 촉구 대정부 촉구대회’가  5천여 명 이상의 지역 주민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 등 앞으로 이러한 대규모 집회가 속속 준비되고 있어 또 다른 충돌도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사고 발생 이후 한 달 넘게 자원봉사자들과 기름띠 제거 작업을 벌이던 태안군민들이 크게 동요하는 것은 정부가 사고 발생 이후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실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것이 거의 없다는 주민들이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일 바닷가에 나가 하루 일을 벌여들인 돈으로 생활해 오던 영세 어민들이 한 달  이상 소득이 없자 이제는 가지고 있던 잔돈마저 바닥이 난 상태로 각종 공과금은 이미 연체 상태. 특히 명절은 다가오고 명절 이후 새 학기가 되면 목돈 쓸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소득은 하나도 없어 불안감과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별법 제정 대정부 촉구대회 포스터 18일 열리는 대정부촉구대회를 알리는 포스터가 빈소와 태안군내 곳곳에 붙여있다.
특별법 제정 대정부 촉구대회 포스터18일 열리는 대정부촉구대회를 알리는 포스터가 빈소와 태안군내 곳곳에 붙여있다. ⓒ 신문웅
더욱이 정부의 특별 생계 지원금 300억원은 현재 충남도가 분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각 시군 자치단체에 합의하도록 해 각 지자체가 서로 많이 분배해 달라고 옥신각신 싸우며 시간만 보내고 있다. 충남도는 300억원의 증액을 요청했으나 이마저 가능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또 피해 주민들이 하루 일을 받기로 한 일당 개변의 방제비도 지난해 12월 31일까지는 남자 7만원, 여자 6만원을 지급한다고 약속에 열심히 방제 작업에 임했던 지역 주민들은 아직 한 푼도 못 받았다.

여기에 지급을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서류를 내야하는가 하면 1월부터는 이 일당도 3만원이 될지 5만원이 될지 모른다는 애기가 나돌면서 주민들의 크게 절망하며 동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공정한 수사를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삼성이 사고 이후 보여주는 배짱이 태안군민들을 더욱 동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안반도 기름유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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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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