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예쁜 양초 2개를 사왔다. 뭐 하나 봤더니 며칠 전에 선물 받은 도자기 등잔에 양초를 넣어 불을 밝힌다. “야, 멋있다.” 주위에서 아이들이 환호성을 터뜨린다. 아내가 양초를 사온 이유는 그게 다가 아닌 듯 카메라를 찾는다. 그리고는 열심히 찍어 댄다. 몇 방을 찍었을까. 이제 그만 한단다. 물론 사진을 조금 많이 찍어 봤다는 이유로 아내 옆에서 사진 찍는 것을 코치도 해주었지만, 이제 아내도 준전문가다.
그렇게 열심히 찍어 대고 나더니 그제야 아이들에게 전깃불을 켜라고 말한다. 순전히 아내는 사진을 찍으려고 그랬을까. 하여튼 그런 촬영 퍼포먼스 후 컴퓨터에 옮기다가 다시 한 번 놀란 사진이 아래의 작품이다. 이걸 어디에 쓸까 하고 고민하는데 ‘더아모의집’ 아이들이 밤에 별을 보러 나간다고 난리치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평소 생각해두었던 나의 사색을 머리에서 열심히 끄집어내니 금방 시가 한 수 완성 된다. 평소 시골 집 마당에서 별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되어 그 잔상과 심상이 내게 짙게 남아 있는 탓인지 금방 시가 완성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아내가 사진을 찍고, 남편인 내가 시를 써 완성한 것이 바로 아래 작품이다. 전에 남편인 내가 사진을 찍고, 아내가 시를 쓴 적이 있기 때문에 이젠 서로 빚(?)을 갚은 셈이다. 밤마다 별이 잘 보이는 시골마을에 살고 있으니 이런 일도, 이런 정서도 싹이 튼다 싶다. 오늘은 별 보러 가자 - 일해 ( 一海)
아이야, 불 밝혀라. 오늘은 여타 일이 있어도 별 보러 가자. 열일 제쳐두고라도 가자.
오늘은 별 보는 날, 오늘은 별이랑 노는 날, 오늘은 별이랑 사랑 나누는 날,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별이 되는 날. 이 날 넘기면 내일은 없다. 내일이 있다는 말에 속지는 말아라. 어제도 내일도 없는 것. 다만 오늘 지금만 있는 것. 오늘 밤, 별을 보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게 틀림없다. 오늘 밤, 사랑을 보지 않으면 평생 사랑 한 번 못 해볼 거다. 오늘 밤, 노래를 보지 않으면 아마 사는 게 지루 할 거다. 아이야. 오늘 밤을 넘기지 마라. 까짓 거 내일 해도 된다고 미루지 마라.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은 내일이란다. 뭐 하니. 이제 하던 일 툴툴 털고 미련 없이 시름없이 별 보러 가자. 그래, 이 밤이 다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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