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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가 아닌 치바현에 있는 '도쿄' 디즈니 리조트
도쿄가 아닌 치바현에 있는 '도쿄' 디즈니 리조트 ⓒ 치바현


"사실은 '도쿄' 디즈니랜드가 아니라 '치바' 디즈니랜드인 셈이죠."

미키 마우스 얼굴 모양의 창문에 미키 손잡이, 게다가 안내 방송의 우스꽝스러운 목소리는 바로 일본판 '도널드 덕'. 도쿄 디즈니 리조트를 연결하는 셔틀버스인 '디즈니 리조트 크루저'의 풍경이다. 리조트의 해외영업 계장 타케우치씨는 도시의 인지도 때문에 치바가 아닌 도쿄라는 이름이 붙여졌을 거라고 덧붙인다.

일본의 도쿄 디즈니랜드는 도쿄가 아닌 치바현에 자리 잡고 있다. 도쿄에서 JR열차로 15분 거리이긴 하지만 행정 구역 상으로 치바현에 속해 있으니, 치바현으로서는 서운할 수도 있는 일이다. 노부오 아이자와(54) 치바현 관광 프로모션실 부주간은 치바에는 디즈니 리조트 외에도 관광명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2007년 12월 17일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치바현을 방문했다. 이른바 '팸투어'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2010년, 천 만명 관광객을 목표로

팸투어(Familiarization tour)는 '사전답사여행'의 일본식 용어다. 팸투어가 홍보 수단의 하나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의 일이다. 오늘날에는 여행업체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특정 관광지를 홍보하기 위해 널리 이용하고 있다.

일본에서 팸투어가 관광 홍보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지난 2003년부터다. 2010년까지 천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실시된 '비지트 재팬 캠페인(Visit Japan Campagin)'이그 출발점이다. 일본 관광 포스터나 공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Yokoso! Japan(어서오세요. 일본에)'이라는 문구가 바로 이 캠페인의 캐치프레이즈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카츠우라 해중공원도 치바현에 위치하고 있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카츠우라 해중공원도 치바현에 위치하고 있다. ⓒ 치바현


당시 일본은 해외로 나가는 자국민은 1600만명이 넘는 반면 일본을 찾는 관광객은 채 500만명이 되지 않는 ‘관광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에 위기를 느낀 국토교통성은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비지트 재팬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다. 캠페인이 실시된 지 5년이 지난 2007년 작년 한해 740만명의 사람들이 일본을 찾았다. 그 중 치바현을 찾은 사람은 약 112만9천명, 2010년까지 135만명 관광객을 맞아들이는 것이 치바현의 목표다.

아이자와 부주간은 특히 중국, 대만, 한국 등 일본과 접근성이 좋은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팸트립' 형태의 홍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국가나 초청한 사람들의 특성이 각기 달라 여행 일정을 짜는 게 쉽지만은 않다고 한다.

"대만은 개인 단위 관광객이 많습니다. 수학여행 등의 단체 관광객을 초청하기 위해 자연 체험, 산업 관광 등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오히려 단체 관광객이 많습니다. 한국은 '골프' 열풍이 일고 있어서 골프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습니다."

때문에 국가별 추천 기념품도 달라진다. 치바현은 땅콩과 전통 수공예품, 각종 유제품이 유명하다. 한국인에게 어떤 상품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막거리(막걸리)와 비슷한 도부로꾸를 권한다"며 웃는다. 치바현의 일본 전통술 생산공장에서 만드는 '도부로꾸'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인기 상품’이다.

관광 명소의 하나로 부상하는 치바현

 치바현의 사와라(佐原) 거리. 이곳은 에도 시대부터 쇼와 시대 초기까지의 상가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치바현의 사와라(佐原) 거리. 이곳은 에도 시대부터 쇼와 시대 초기까지의 상가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 치바현


캠페인 실시 후 치바현을 찾는 관광객 수는 확실히 증가했다. 치바는 나가사키와 쿠마모토가 속해 있는 큐슈현과 더불어 일본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관광 홍보를 하는 곳 중 하나다. 덕분에 나리타 공항과 디즈니 리조트 등 관광자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치바현도 이제 서서히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나리타 공항-동경-후지산-교토-오사카-간사이 국제 공항. 이것이 일본에서 이상적인 여행일정이라 불리는 '골든 루트(Golden Route)'입니다. 동경 디즈니 리조트가 유명하다지만 '치바'라는 인식은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적어도 나리타 주변 지역이라도 골든 루트의 하나로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치바현은 당장 치바현만을 코스로 하는 관광상품을 만들기에는 아직 인지도가 부족하다. 때문에 현 당국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전략적인 홍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 팸투어도 그 중 하나다. 실제로 팸투어 관계자를 통해 치바현을 찾는 관광객 비율이 늘고 있어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4년 전에 처음 팸투어로 일본을 찾았다는 한 여행사 관계자는 "팸투어로 초청된 곳은 상대적으로 관광산업이 덜 발달한 경우가 많아 바로 상품을 만드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대신 사전 답사를 하면 고객에게 현장감 있게 설명해 줄 수 있고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치바를 알리는 기사를 써서 관광객을 많이 보내주십시오."

아이자와 부주간이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관광지 치바현보다 궁금한 건 '팸투어'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캠페인의 힘이었다. 작은 구멍가게에도 'YOKOSO JAPAN' 스티커를 붙여놓고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는 일본. 일본의 전 국토는 관광지가 되어가고 있었다.


"천개의 낙엽, 치바의 얼굴은 다양합니다"
[인터뷰] 노부오 아이자와 치바현 관광프로모션실 부주간 


- 관광 프로모션실은?
"이름 그대로 치바현의 관광지를 홍보하는 곳이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전략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치바현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웹페이지를 담당하다 2007년에 관광과로 오게 됐다. 쉽지는 않지만 이렇게 관광객과 함께 다니며 치바현을 소개할 수 있어 좋다. 개인적으로 치바는 태어나고 자란 곳이기도 하다."

- 치바현만의 특색이 있다면.
"일본에서 '민박'이 처음 생긴 곳이 치바현이다. 치바현은 여러 형태의 산업을 복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자연 체험과 산업관광, 풀장, 리사이클(재활용) 센터 등 다양한 형태의 관관을 체험할 수 있다."

- 특별히 추천할 만한 관광지는.
"단연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디즈니 리조트를 추천하겠다. 요즘 사람들은 단순히 관광뿐만 아니라 체험을 중요시하므로,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에는 의외로 '산업 관광'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 공장 건물 자체가 하나의 관광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다. 리사이클 센터의 경우는 환경 교육과 연계한 관광이 가능하다."

- 한국인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면?
"아무래도 직접 만든 술이 아닐까. 막걸리와 닮은 '도부로꾸'는 한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치바현은 농업과 축산업이 발달해서 그와 관련한 가공품들이 많이 생산된다. 그 밖에 부채나 가위 등 전통 공예품도 있다. 물론 '땅콩'과 이를 이용한 가공식품은 국내외로 인정 받는 치바현의 명물이다."

- 관광객들에게 한마디.
"치바현은 좋은 곳이다. 나처럼 상냥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웃음). 자원활동가나 관광협회 모두가 지역 관광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한국에서 관광객이 오면 잘 맞아들일 수 있으니까 많이 와달라. 치바는 다양한 얼굴을 가진 곳이다. 와서 꼭 즐겨 주셨으면 한다."


#치바현#팸투어#디즈니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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