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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그만큼 더 복잡해집니다. 세상 곳곳이 더 자주 그리고 더 큰 규모로 연결되는 만큼 얻는 것도 많지만 잃는 것도 많습니다. 돈은 넘쳐나는 만큼 가난도 넘쳐나고요. 상품이 넘쳐나는 만큼 쓰레기도 넘쳐난답니다.
 
교류가 넘쳐나는 만큼 다툼도 못지않게 많습니다. 더 많이 얻는 사람이 있는 만큼 더 많이 뺏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예전 같으면 모르고 지나쳤을 것들이지만 지구촌사회가 된 지금은 세계 그 어느 소식도 우리와 무관한 것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막상 우리가 지구촌 세계를 위해 무엇을 하고 싶어도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알 수 없어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손에 닿을 듯 가까워진 것처럼 보이는 세계 곳곳은 무언가를 실천하려는 우리 곁에서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죠.

 

어느덧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환경 파괴, 인간성 파괴 등 각종 파괴 현장을 보며 우리는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까요. 그 답답한 질문 또는 탄식에 기꺼이 신선한 대답을 주고자 하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매튜와 실뱅, 그들은 우리를 대신하여 세계 곳곳을 누비며 만난 80명의 대안기업가들에게서 혼란스러운 세상에 희망을 줄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답을 들었고 그 이야기를 엮어 <세상을 바꾸는 대안 기업가 80인>으로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만난 이들은 한결같게 우리와 똑같이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었답니다.

 

이 책을 아름답게 수놓은 80인의 대안 기업가들이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를 하게 된 이유는 그들이 대단한 사상을 가진 위인이어서가 아니라 세상 곳곳에 스며든 파괴 현장을 직접 겪으며 대안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온몸으로 느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책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이라면, 변화 필요성을 발견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열정은 세상 저 너머가 아닌 바로 우리 주변을 돌아보는 일에서 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여기 소개된 인물들은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도전의식을 갖고 행동하는 열정적인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 책은 다양하고 효과적이고 편리함을 주고 수익을 내면서 즉, 진정으로 지속가능하면서 인간과 환경을 더욱 존중하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고 알려 주는 낙관적 메시지를 다고 있다.” (8쪽)

 

'지속가능한 발전'은 결코 꿈으로 끝낼 수 없다

 

이 책에서 우리는, 80명에 달하는 그 많은 대안기업가들이 저자들이 남긴 기록적인 숫자들만큼이나 엄청난 결과들을 세상에 남기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440일간에 걸쳐 4대륙 38개국을 다니고 총 6만5000킬로미터를 누빈 이들 두 사람이 남긴 것이 단지 80명이라는 대안기업가 숫자일 뿐이라면 이 책은 한낱 개인적인 여행기로 남았겠죠. 하지만, 건축가, 외과의사, 농업 전문가, 은행가 등 경력도 다양한 대안기업가 80인은 실천 분야, 실천 방법에 있어서도 다양하고 풍성하며 구체적인 변화를 참 많이도 보여 줍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조금씩 변화시켜나가는 노력을 통해 많은 이들이 세상 곳곳에 또 다른 희망을 심고 있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들 이야기가 이곳 한국에서도 한국식 열정과 희망으로 꽃 피고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살면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고민이란 한국이나 반대편 그 어느 땅이나 똑같기 때문이죠.

 

어떤 이들은 쓰레기를 연료로 바꾸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환경 파괴 주범으로 지목되는 화학비료나 화학세제를 천연비료와 천연세제로 바꾸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무하마드 유누스(소액대출신용은행인 그라민 은행(Grameen Bank) 설립자. 방글라데시)처럼 성장과 분배가 아름답게 공존하는 새로운 경제 방식을 21세기에 선물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가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공통된 이상을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경쟁은 곧 패자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거부하고 승자와 패자를 굳이 나누지 않아도 되는 공유하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죠. 노르웨이 전 수상 이름을 딴 ‘브룬트란트위원회’(유엔 환경 및 개발 세계위원회)가 1987년 처음 제안한 ‘지속가능한 발전’ 이상이 단지 이상으로 끝나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꽃 피고 있다는 분명한 사실을 우리는 이 책에서 보고 또 보며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아시아에서 북아메리카로 그리고 남아메리카를 거쳐 다시 아프리카로 옮겨 간 믿음과 열정이 담긴 여행. 세상을 알기 위한 그리고 세상을 더 잘 가꿀 방법을 찾기 위한 그 길고 긴 여행은 그들이 거쳐 간 나라 수, 거리, 300여 쪽을 넘는 책, 그리고 누리집(www.80hommes.com)외에도 ‘나도 할 수 있다’는 꿈과 그 꿈을 이루고 있는 증거를 우리에게 남겨주었습니다.

 

돈과 환경이 충돌하는 세상을 뒤바꾸는 이들, 성장과 나눔이 맞부딪히는 세상을 뒤바꾸는 이들, 그리고 그 대안 기업가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성껏 취재하여 어렵지만 꼭 필요한 도전을 하고 있는 현장을 기록한 마튜와 실뱅. 지금 그네들은 우리에게 그들이 실천해 온 도전의 현장에 초청하고 있으며 또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을 강력히 권유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리고 이곳에서 시도할 수 있는 도전에.

덧붙이는 글 |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 실뱅 다르니, 마튜 르 루 지음. 민병숙 옮김. 서울: 마고북스, 2006.
(원서명) 80 hommes pour changer le monde(2005)

2. 책 내용을 보면 대안기업가 80인 중 그 사례를 자세히 기록한 대상자는 32명이다. 그 외 다른 이들 이야기는 분야와 지역에 따라 32인 이야기에 배분하여 짧게 실어 놓았다. 책 끝에는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대안기업(운동)가 누리집 주소가 공개되어 있으며, 책과 관련된 또 다른 정보를 이 책 누리집(www.80hommes.com)에서 볼 수 있다. 단, 영어나 프랑스 정도를 알아야 한다.

3. 서문은 '비시티즌'(Becitizen.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를 경영 방식에 도입하고 실천하는 기업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일반인들에게는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을 하는 단체) 설립자 중 한 사람인 막시밀리앙 루에가 썼다.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

실벵 다르니 외 지음, 민병숙 옮김, 마고북스(2006)


태그:#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 #지속가능한 발전, #대안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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