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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대통령 선거 이명박 당선자가 19일 저녁 여의도 한나라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제17대 대통령 선거 이명박 당선자가 19일 저녁 여의도 한나라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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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19일, 1991년에 태어난 고등학생 4명과 함께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차기 대통령 선출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해서다. 이날 인천 강화 산마을고등학교는 오후 6시부터 진행된 '출구 조사'에서 개표 방송까지 시청하며 이번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오후 9시 이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소위 말하는 친 이명박 성향의 학생들은 '축제 분위기'였다. 하지만 정동영, 문국현 등 범여권 후보 지지 학생들은 표정에서 패배의 '아쉬움'이 묻어났다.

개표방송이 끝난 직후, 산마을고등학교 학생 4명과 간단한 좌담회를 가졌다. 패널로는 1학년 박명우(이명박 지지), 이강토(허경영 지지), 장영우(정동영 지지), 2학년 김동호(문국현 지지)등 네 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질문 1]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명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당선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최근 BBK 육성 동영상 공개 이후 지지율이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국민들의 선택은 역시 이명박이더군요."

장영우 "정말 아쉽습니다. 정동영 후보의 막판 뒤집기를 조심스레 점쳐봤는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네요. 아쉽지만 내년 총선을 기대해봐야 할 것 같네요."

이강토 "제가 지지하는 허경영 후보가 상당히 선전해줘서 아주 기분 좋아요.17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공약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단지 한나라당, 경제 발전 등의 이유로 이명박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진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김동호 "이명박 후보의 당선으로 걱정이 현실로 나타났네요. 이 후보의 경제 발전 공약, 기업 육성 공약이 전국적으로 통한 것이 당선의 원동력이겠지요."

산마을고등학교의 핫이슈는 '대선'이다.
 산마을고등학교의 핫이슈는 '대선'이다.
ⓒ 장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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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2] 내가 투표권 있다면 누굴 찍었을까?

박명우 "'일하는 대통령'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찍었을 겁니다. 이번 대선 후보 중 우리나라의 경제를 바로 살릴 수 있는 후보는 이명박이라고 생각해요. 청계천을 만든 리더십과 서울 교통체계를 바로 잡은 실천력이 매력적이라고 느꼈어요."

장영우 "'반부패 정권타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한 표를 던졌을 겁니다. '가족 행복 시대'라는 정 후보의 슬로건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특히 정 후보의 교육정책에 아주 공감했어요. '대입 수능 폐지' 내신 위주 선발화, 영어 국가책임제 도입. 정말 한국 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는 후보라 생각해요."

이강토 "'허본좌' 허경영을 찍었을 겁니다. 이번 대선 후보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은 후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최근 미니홈피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한 허 후보의 가장 큰 인기는 신선한 공약 아니겠어요? 출산 시 3천만원, 혼인 시 1억 지급. 정말 혹하지 않겠어요?(웃음) 특히 새만금을 세계 경제 중심지로, 판문점의 UN 본부 설치, 수능 폐지 등의 공약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김동호 "저는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열혈 팬이에요. 문국현만이 한국 서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해요, 일자리 500만개 창출. 대학교를 졸업해도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는 아주 관심이 가는 공약 아니겠어요?"

[질문 3] 이명박 당선자의 교육정책에 대한 전망과 견해는?

박명우 "이명박의 교육정책에 찬성해요, '자립형 사립고 육성' 공약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글로벌 시대 맞춤 공약인 '영어 수업 도입' 공약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기여입학제' 도입 공약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대학은 모두 공정한 입시를 통해 입학해야 옳은 것 아니겠어요?"

장영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 교육의 빈부격차가 심해질 거예요. 쉽게 말해 강남 8학군은 날로 발전하는 데 비해 저희 같은 대안학교, 소규모 공동체는 외면받을 것이 분명해요. 또한, 이명박 당선자의 교육정책 목표는 아주 단순하답니다. 공부 잘하는 사람은 좋은 대학교, 인기있는 학과 가서 자신의 적성에 맞게 공부하게 하는 것이에요.

글 쓰는 재주가 있으면 글 쓰는 재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운동과 음악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어도 사교육비 펑펑 써서 과외 시켜 학생의 자질과는 상관없이 대학 간판 보고 학교 보내는 것은 이제는 정말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강토 "저는 대학 평준화에 대해 반대합니다. 사교육을 키우는 공약이라 생각해요, 또한 영어수업도입 논란, 공교육에 영어 수업 도입,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영어 사교육을 조장하는 공약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여입학제에 대해선 적극 반대합니다. 돈이 대학 입시의 잣대가 될 순 없죠."

김동호 "이명박의 교육 공약은 가히 최악이죠. 특히 자립형 사립고가 한국 교육계를 휩쓴다면 저희 같은 대안학교 학생들의 대학 입성 기회가 줄어들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당선자의 대학 입시 자율화 정책에는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1단계로 대학이 학과의 특성에 따라 지원자의 학생부와 수능반영 비율을 자유롭게 하고, 2단계로 현재 평균 7과목인 수능 과목을 축소하고, 3단계로 대학 자체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에 적극 동의해요."

덧붙이는 글 | 장영우 기자는 현재 산마을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태그:#이명박, #17대 대통령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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